지난 14일부터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후원계좌에는 시민들의 후원금이 쇄도했습니다.

사흘 간 2만1000여명의 시민들이 퇴진행동에 8억8000여만원을 보낸 것입니다. 

퇴진행동은 17일 이 소식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한 번 시민의 힘을 보았습니다.'

시민들의 후원금이 답지하기 시작한 건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이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퇴진행동이 안고 있는 빚에

대해 언급하면서부터입니다. 박 실장은 "탄핵 전야부터 시작된 집회 비용으로 퇴진행동 계좌가 적자로 돌아섰다. 

고생한 무대팀들에게 미수금을 남길 수도 없는데 적자 폭은 1억을 상회한다"고 털어놨습니다.

퇴진행동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번 촛불집회를 치를 때마다 무대·음향 설치, 양초 등 물품 구매 비용 등으로 1억여원의

비용이 생깁니다. 

그동안은 집회 현장에서 받는 모금액과 후원금을 통해 이를 충당해 왔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전날인 

지난 9일부터 3일 연속으로 탄핵 촉구 및 축하 집회를 열면서 빚이 쌓이게 됐습니다.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보니 평소만큼 성금을 걷을 수 없는 환경이었던 것. 

특히 집회 규모가 크든 작든 무대 설치에는 똑같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정이 SNS 등을 통해 전해지자 시민들은 십시일반으로 후원에 동참했습니다.

퇴진행동은 홈페이지에 "말하면 모아줄 거라 믿기도 했지만 예민한 돈 문제여서 걱정했다. 퇴진행동이 감당하지 못하면 업

체(무대 설치 업체)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될 것이 보여 소심하게 용기 냈다. 순식간에 기적이 이루어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후원금은) 3월25일, 4월15일 예정된 촛불집회 비용으로도 쓰겠다. 늘 해왔던 대로 재

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 푼의 돈도 헛되이 쓰지 않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