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시켜주면 자기한테 어떻게 해줄거냐는 남편

봄날의강냉이 작성일 21.10.22 05:06:34 수정일 21.10.23 12: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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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봅니다.
결혼한지 2년 되어가는 
저는 서른중반, 남편은 서른후반 부부입니다. 

저희는 정년이 보장되는 같은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은 제가 난임휴직으로 쉬고 있습니다. 

남편은 조기은퇴, 재테크에 관심이 굉장히 많고
내년에 1년 정도 휴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난임휴직 급여가 조금 나오긴 하나 
당분간 수입이 많이 줄더라도
부부가 그동안 모아둔 돈을 쓰고 지내면 되니 
남편이 휴직하는거 반대하지 않습니다. 

경제관리는 부부가 따로 하지 않고 
급여를 모두 모아서 지출을 제외한 금액 전부를 
남편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언쟁이 생긴 일의 발단은
저녁 식사 중에 나온 남편의 말입니다. 

"조기은퇴시켜주면 자기한테 어떻게 해줄거냐"
저에게 가끔 묻는데 여러분은 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같나요. 

저는 저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남편이 집안일은 온전히 네 몫이다 라고 생각하고
원하는거 같아 가슴이 답답하거든요.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냐 물으니
자기가 경제적 부를 이뤄서 은퇴를 시켜주면
집안일은 다 아내가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집안일에, 밥차려먹고 치우는 일에는 은퇴가 있나요. 

일한다고 집을 비우는 것도 아니고 은퇴하고
집에 둘이 같이 있는데 한 사람만 집안일을 하는게
맞는건가 싶어 저는 이해가 되질 않는데
남편은 이런 제가 이해가 안 된답니다. 

맞벌이 중에도 물론이고 휴직하고 난 후에도 
집안일은 거의 제가 하고 있습니다. 

휴직 전에 남편보다 퇴근이 제가 늦었는데
집에 오면 침대에 누워 저를 기다리고 있고 
제가 와야 저녁 준비 시작이었습니다. 
먹고 나면 설거지 양을 보고 씻을게 많다 싶으면 
남편이 눈치보고 있길래 제가 보통 했습니다.
주말에는 남편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제가 식사 준비하고 있으면 나와서 같이 해서 먹었어요. 
남편은 한달에 두세번 분리수거를 합니다. 

난임휴직한지는 6개월이 되어가는데 
제가 먼저 일어나서 간단히 먹을 거 준비하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남편 깨워서 먹여보냅니다.
저녁은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다 차려놓으면 
오자마자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하고 왔다고 설거지도 거의 제가 했습니다.
시험관 시술 중에도 늘 위에 하듯이 했습니다. 

어쩌다 한 번쯤은 남편이 주말에 나서서 식사준비 
해주길 속으로 바라기도 하지만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휴직 중이고 제가 해야 하는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제가 일을 하고 남편이 휴직중이면 
지금 제가 하는 것 처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바로 아침은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라는 남편말에 
서운해하니 정정한대요 자기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제가 예전에 한번 토요일 점심 약속이 있어 나갔는데 

남편이 계속 저에게 자기 밥은 어떡하냐고 밥밥밥 하길래 

차려먹으라고 냉장고에서 국과 반찬을 꺼내놓고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돌아올 때까지 손도 안 대고 굶고 있던 남편 

생각하면 자기도 저처럼 할 수 있다는 남편 말을 믿기가 어렵습니다. 

조기은퇴시켜주면 자기한테 어떻게 해줄거냐는 남편 말에

늘 집안일에 대한 언쟁이 붙어 싸우게 됩니다. 


부부가 함께 은퇴하여 집에 같이 있는 상황인데


남편은 아내인 내가 당연히 집안일을 다 해야지 

라는 말을 듣지 못해서 화가 났고, 

저는 그런 남편 생각에 동의하기 어려운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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