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거리의 FTA 반대 시위는 일부 반미주의자들의 주기적 행동일 뿐”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 NPR 홈페이지 화면캡처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National Public Radio)가 15일(현지시각)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다수의 국민들은 FTA를 찬성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NPR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의 FTA 반대는 FTA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오래된 여야 정쟁의 일부”라고 야당의 한미FTA 반대 의견을 폄하했다. NPR은 닉네임이 ‘불도저’인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개별 이슈(한미FTA 비준 동의안 문제)의 처리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다며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글 보러가기).
이 대통령은 “한미FTA 반대 시위자들은 때만 되면 나오는 반미주의자들”이라며 “극소수의 이 반미주의자들은 목소리가 가장 크고, 매우 적극적인 성향이며, 무슨 일이 나면 거리로 나오고 불만을 표시하는 데 앞장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북 영향력의 상실을 가져온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 “실패가 아니”라며 “내 대북정책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다만 지금 당장 그 결과를 볼 수 없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NPR은 MB정권의 유일한 성과는 대미관계 강화라 할 수 있다며, <뉴욕 타임즈>에 보도된 이 대통령의 “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유사함을 이번 미국 방문에서 볼 수 있었다”는 언급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NPR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의회의 FTA 비준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강조했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비준 통과를 하지 못하는 경우 오바마의 신뢰가 침식돼 오바마와의 로맨스에 금이 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NPR은 바로 이러한 점이 이 대통령을 국회에 가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 NPR 홈페이지 화면캡처
NPR은 전미 공공라디오로, 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단체인 공공방송협회(CPB)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전미공공라디오방송국의 교육 네트워크이다.
NPR의 해당 기사 원문에는 우리 교민으로 보이는 이들의 댓글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제니퍼 조’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 대통령은 2012년 미국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 대통령은 한국의 베를루스코니다. 소유한 권력으로 재테크를 하는데 탁월한 수완을 갖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Ziyu Ziyu’라는 네티즌은 “한국인들은 광우병 소고기를 먹는 것을 원하지 않고, 한국 농민들이 미국 농산물에 의해 직업을 잃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또 한국인들은 멕시코에서 일어난 일이 재현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j c’라는 네티즌은 “이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불행히도 지도자들의 거짓말에 속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달 11일 워싱턴DC 동포간담회에서 내곡동 사저 파문으로 국내가 떠들썩하자 “우리나라는 원래 시끄러운 나라”라며 “국내 신문을 보면 시커먼 것으로 매일 나온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15일에는 국회를 방문해 “국회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면 3개월 안에 미국에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관해 ‘재협상’을 요구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미국 측은 한미FTA가 발효된 후 양국이 설립키로 한 한미FTA 서비스 투자위원회에서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