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전에 집에서 자고 있는데 아파트 복도에서 할머니와 애기 목소리가 연신 씨끄럽게 들리는 겁니다.
할머니는 계속 아기한테 차분한 목소리로 '할머니 전화기좀 갖고와' '할머니 전화기 좀 줘' '할머니 여보세요 갖고 와' 계속 무한 반복..
그리고 애기는 숨 넘어갈 정도로 계속 울고 있음.
평소에 항상 듣던 옆집 할머니와 손녀 목소리라 '복도에서 애기가 떼쓰고 있나?'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게 몇 분 넘게 계속 이러는 겁니다.
그러자 순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상상이 되는 겁니다.
설마 애기가 집안에 갇혀있고, 할머니는 문밖에서 도어락 키번호를 몰라서 애기한테 전화기좀 건내 달라고 하는 상황인가..???
혹시나 잠결에 복도로 나가봤더니 ... 진짜 그 상황 입니다 ㅡ ㅡ
할머니는 자식,며느리 전화번호, 직장을 못 외우고 있고, 전화기는 집 안에 있고, 문 잠금번호를 모르고,
두 살 짜리 애기는 집에 혼자 갇혀서 울고 있고, 현관문 우유 구멍으로 팔을 내밀면서 울고 있네요 -_-;
할머니가 약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경비실이나 옆집에 도움을 요청을 했어야 했는데
계속 두 살 짜리 애기한테 전화기를 달라고 하면서 서있기만 한겁니다.
제가 바로 경비실이랑 119에 연락해서 한 30분 만에 방범창 잘라내고 해결 됐네요.
애기는 눈물이랑 땀으로 범벅이 돼 있고, 욕실에 물 틀어져 있고, 가스렌지에 감자 냄비는 타서 연기가 나고 있고
하마터면 진짜 대형사고 날 뻔 했습니다 . ㅠ
할머니가 박스 버리러 잠깐 나간 사이에 애기가 문을 닫아 버렸다네요.
계속 잠이나 자야겠네요. 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