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영화다. 2002년도 작품.
2002년도 작품답게 촌스럽고 조잡하다.
내가 직전에 리뷰한 [영웅, 천하의 시작]과 같은 년도의 작품이란 걸 감안하면
[영웅]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었는 지가 비교된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가진 힘이 있다. 바로 번득이는 소재와 아이디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있다.
간략하게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시간의 문이 발견된다.
그리고 이 시간의 문으로 일본 기업이 과거로 자객을 보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려는 안중근 열사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이 일은 도미노가 되어 독립운동이 번번이 실패하고 원자폭탄이 히로시마가 아닌 베를린에 떨어지고
일본은 미국과 손을 잡고 2차 세계 대전 승전국이 된다.
그 결과 한국은 여전히 독립 못하고 일본에 병합되어 버린다.
그런데 현재에 독립운동을 하는 투사들이 다시 시간의 문을 열어 안중근 열사를 저격하는 자를 역으로 암살하고
역사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 한다.
이 얼마나 시국에 맞고 참신하고 번득이는 아이디어인가?
영화가 좀 촌스럽고 조잡한 것을 잊게 만들 정도이다.
게다가 친일하는 매국노들이 버젓이 대놓고 친일을 일삼는 현재를 생각하면 앞을 예견한 듯이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 독립투사들의 심정을 조금은 헤아려 보게 된다.
나이가 먹어가다보니 사진으로만 보던 그 독립투사들이 다 어리고 젊어보인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숭고한 신념을 가졌다니 그 신념에 자신을 희생하다니 나는 결코 못 따라간다.
그 마음이 조금은 유추되고 헤아려져 꺼이꺼이 울었다.
이 영화는 요즘 같은 시국에 재조명되어야 할 영화이다.
그래서 오래 된 영화고 촌스럽고 다소 조잡하지만 추천해본다.
한 번쯤 보고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