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란장의 애완 그녀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죠.
보신 분들도 계시지만 안보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사실 저도 안봤고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도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터져 제 관심을 끄니
이름하여 '삼계탕 사건'입니다.
원작 소설의 한 장면입니다.
대충 아픈 친구를 위하여 간단한 죽을 끓여준다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게 2012년 가을 애니화되면서
죽이 삼계탕으로 교체되서 나옵니다.
그리고...
찌질한 일본 오타쿠들의 축제가 열리고 맙니다.
삼계탕 하나에 삐친 일본 오타쿠들이 떠들기 시작한거죠.
"삼계탕 스텔스 마케팅이다!"
"한국 하청업체가 지들 멋대로 삼계탕으로 바꿨다!"
하지만 제작사 J.C.STAFF는 공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정합니다.
특히 한국 하청업체가 멋대로 바꿨다는 건 정말 개소리였죠.
하지만 오덕들은 잠잠해지질 않는데
J.C.STAFF라는 회사가 만든 작품은 이상하게 한국소재가 자주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즈망가 대왕의 부록에 한복을 입은 치요가 나오기도 하고
토라도라에는 한국의 김이 나옵니다.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에서는 LG 핸드폰이 등장하기도 했죠.
어쨌든 라이트노벨이 애니화되면서 원작과는 다른 점이 생기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죽이 삼계탕으로 바뀐 게 그다지 큰 일은 아닌데다가
제작사까지 나서 공식부인을 해서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일본 우익들이 가세하며 사건은 대놓고 혐한으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원작에서는 졸업식 때 국가제창이 있는데
애니에서는 국가제창을 안한다고 깝니다.
졸업식장에 일본 국기가 안보인다고 또 깝니다.
그리고 이랬던 그림을...
이렇게 바꿔 놓고 애꿎은 한국까지 깝니다.
제목을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에서 '사쿠라장의 김치 그녀'로 바꾸고
툭 튀어나온 광대에 애들 눈을 다 찢어놨네요.
그리고 다들 손에 하나씩 들려놨는데 왼쪽부터 보자면
통술 - 통에 담은 술. 술을 안마셔서 자세한건 모르겠군요.
삼계탕 - 아니, 삼계탕이 그렇게 중요한가?
꿩 - 일본의 국조. 2008년 일본이 중학교 학습 지도 요령서에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올리자
빡친 우리나라의 특수임무수행자회라는 사람들이 일본대사관앞에 몰려가서
욱일승천기를 깔고 그 위에서 죄없는 꿩을 끔살한 사건을 가리킴.
보신탕 - 설명이 필요한지?
순두부 - 이것도 삼계탕처럼 한때 일본에 열풍.
독도 플랜카드 - 밑에 작은 글씨로 아무도 못읽는 한글로 왜 썼냐, 한글은 세계어가 아니다. 라고 써놓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잘도 똑같이 써놨네.
그리고 2012년 겨울 코믹에 동인지까지 나오게 됩니다.
내용도 어처구니 없는데
삼계탕 사태에 화가 난 한국인들이 사쿠라장을 쳐들어가 야한짓하며 깽판친다는 내용이죠.
한창 강남스타일으로 주가가 뜨고 있던 싸이까지 등장시켜
우리나라 신문은 물론이요, MBC까지 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매스컴까지 타서 그런지...
오전 11시 15분에 매진.
인터넷으로도 추가주문이 엄청나게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이후 작가가 SNS와 인터넷방송등을 통해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저는 애초에 삼계탕 하나 때문에 일이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네요.
오늘 영어도 못하면서 양덕들의 사이트 놀러갔더니
이 사건가지고 양덕들이 댓글로 싸우고 있더군요.
대충 봤더니
'삼계탕 먹어봤는데 맛있다'
'일본이 싸이 질투하는거다,'
...라는 글도 있지만
대만, 중국같은 동북아시아 정세부터 시작해서
베트남전쟁까지 들먹이며 친한파와 친일파가 싸우고 있네요.
......
제가 이 사건을 보고 깨달은 점은 하나입니다.
그건 바로...
닭이 튀겨지면 치느님이 되어 세계평화를 이루고
닭이 삶겨지면 삼계탕이 되어 전쟁이 일어난다.
...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