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에 연재되어 있는 재밌는 글 ㅋㅋㅋ

Bz_비즈 작성일 11.05.20 07:55:53
댓글 11조회 9,509추천 7

"보배드림"

"김스틱"(닉네임)님의 연재 글인데 재밌어서 퍼왔습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보배드림 사이트 가셔서 추천한방 해주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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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5월 14일 토요일...

 

뭔 놈의 월급은.. 통장에 들어왔다가 바로 다음 날

 

나가버린다.. 아니 스쳐지나간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월급은 정해져 있고.. 차에다가 투자는 하고 싶고...여자친구 눈치는 보이고..

 

연애초기에는 즐기면서 만났는데..이제 결혼을 생각하며 사사건건 간섭하는 여자친구를 보니

 

가슴 한켠이 답답하다.. 쇼파에 드러누워 티비 채널 돌리기를 수십분..

 

티비도 눈에 안 들어오고.. 요전에 xx몰에서 눈여겨 봤던 마이라이드 에어댐이 자꾸 생각난다..

 

나 같은 서민이 박봉에 차도 유지하면서 여자친구도 만나니 월급이 남아나질 않는다..

 

난닝구 빤스차림으로  쇼파에서 벌러덩 누워서 나의 현실에 대해 생각하다

 

좆 같은 기분에 벌떡 일어나 욕을 한바가지 쏟아 붙는다..

 

"아놔 * 좆 같은 현실!! 에라이 *! 대한민국 좃 까라 그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것도 잠시.. 마이라이드 에어댐이 또 생각난다..

 

말보로 레드 한까치를 두어모금 빨고. 재떨이에 비벼 끄고 일어나..

 

츄리닝을 입고 바깥으로 향한다..

 

동네 교차로신문을 한뭉터기 들고 현관문을 들어오는 나의 모습은 사뭇 비장하였다..

 

형광펜까지 준비해서 탁자에 교차로 신문 구인구직페이지를 편 후

 

형관펜으로 괜찮은 곳을 쫙쫙 그어 가며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다 그저그런 최저시급의 딱 봐도 3d업종의 포스가 확연히 느껴지는 회사들을 제끼고

 

조금 더 높은 시급을 찾기위해 나의 눈은 바삐 움직인다..

 

 

xx택배 주말야간 상하차 아르바이트..

 

시급 8000!!!!!!!!!!!!!!!!!!!!!!!!!!

 

이거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전화기 저편에서 굵직한.. 또한 닳고 닳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중년남성의 보이스가 들려온다..

 

"저기 사장님 그럼 면접은 언제? 이력서랑 자소서도 써야 하나요?"

 

중년보이스: 그냥 몸만 오시면 됩니더~주말 야간 알바니까..한 두시간 있다가 오시면 되겠습니더~

 

아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가 어디있는가!!

 

사장님의 시원시원한 성격에 얼굴은 안 봤지만 괜스레 정말 시원하고 고마우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도 안 보고 이력서,자소서도 필요 없으며.. 일하기 편한 복장으로 당일에 출근을 하라니!!

 

마이라이드 에어댐이 눈 앞에 아른거리던 나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그 이상의 가치였다..

 

시급 8000원에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하고  사장님이 쿨하게 반올림 해서 하루 일당 10만원을 주신다니..

 

마이라이드 에어댐을 장착한 나의 애마를 생각하니..설레임에

 

한시 바삐 출근시간이 다가오길 바랄 정도 였다..

 

xx용역에 7시 40분 쯤에 들어가니..

 

열댓명의 사내들이 쇼파에 앉아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을 비롯하여 4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아저씨..

 

고시생?으로 보이는 듯한 청년과.. 고생 모르고 자란 듯한 고딩패거리 3명.. 과 기타 등등..

 

고딩패거리 3명은 지들끼리 낄낄 거리며 뭐가 좋은지 장난치기 여념이 없었다..

 

용역사장의 짧은 택배알바 소개를 끝으로.. 우리는

 

쌍용차의 베스트셀러모델.. 회색 이스타나를 타고 우리는 xx택배 상하차장으로 향하였다..

 

주말에  돈을 벌기위해 투잡을 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또한 여자친구한테 이미 대략 20통의 문자질로 나 투잡하는 생활력 있는 남자야 라고 자랑할 수 있었다...

 

용역사장의 이스타나 컨트롤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와 있었다..

 

마치 이스타나와 혼연일체 한 듯  그의 두툼한 오른손은 이스타나의 기어봉과 흡사 샴쌍둥이인냥

 

한 몸이 되어 있었다..두툼한 손에 듬성듬성 나 있는 털 들.. 그리고 대략 20돈은 될 듯한

 

순금 팔찌..와 열돈은 되어 보이는 두툼한 용반지...

 

병...*..같지만 멋있어...

 

그 옛날 쌍용차 특유의 공명음...

 

어르신들 특유의 적정알피엠 사용 안하고.. 무조건 기어단수는 고단 !! 고수!!그리고

 

그와 비례해서 나는 공명음...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덛..더더더더더더더덛....

 

사장의 말도..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안 들린다..

 

앞에 탄 고딩 패거리들은 귀가 맛이 간 줄 알고 연신 후비고

 

손바닥으로 귓구녕을 퉁퉁 치기 바쁘다..

 

나 또한 침을 연신 꿀떡 삼키기 바빴다..

 

쌍용차 특유의 말타기 미션...

 

신호 바뀔 때마다 신나게 말을 타는 나를 비롯한 알바생들...

 

마치 징기스칸의 후예가 되어 드 넓은 황야를 질주하는 듯 했다..

 

이스타나 운전석과 보조석의 바로 뒷자리.. 뒤로 앉는 자리에 앉아 있던

 

대학생 두명의 얼굴은 핏기가 가신지 오래였다....돈 주고 앉으래도 싫은 자리를..

 

문에서 가깝다고 앉은 놈들이었다..

 

특히 오른쪽에 앉은 뿔테 안경을 쓴 범생이 스타일의 학생은

 

토가 쏠리는지 머리통을 부여잡고 토를 참기 여념이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콧노래 흥얼거리며 담배 쪽쪽 빨아대며 운전하는 사장...

 

지금 이런 상황이 나는 즐겁기만 하였다..

 

집에서 뒹굴며 예능채널을 보며 낄낄 거리고 있는 짓거리보다

 

더욱 건실하고 뜻 깊은 일이라는 허세의식이 깔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xx 택배 상하차장에 도착함과 동시에

 

수십대의 트럭들이 연신 후까시를 줘가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모습은 일대장관이었다.

 

용역사장은 우리를 반장이라는 사람에게 안내해줬다..

 

세파에 찌들은 듯 얼굴 가득 짜증과 불만이 가득 피어 있는 그 얼굴..

 

인사고 뭐고 없었다.. 따라 오세요~ 한마디 하고 쓰윽 지 갈길 가는 그의 뒷 모습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갈까 하고 뒤를 보니.. 회색 이스타나는 출구쪽으로  속력을 내고 있었다..

 

마치 임삿갓이 내 어깨를 누르는 듯한 그런 재수없고 께름칙한 기분이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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