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은 자동차에 있어서 연료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오일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진오일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찾기가 힘듭니다. 왜일까요?
엔진오일은 성능차이를 쉽게 체감하기 어렵고
성분이나 제조방법, 자세한 특성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인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엔진오일의 사전적 의미는 뭘까요?
'내연 기관에 쓰는 윤활유. 엔진 내부는 고온이어서 공기에 의하여 산화되기 쉬우므로 고도로 정제한 윤활유
유분(溜分)에 산화 방지제, 청정 분산제 따위를 섞어 만든다. 모빌유와 피마자유 따위가 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라고 적혀 있는데, 솔직히 이 한줄로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어떤 제품이 있는지 알기 어렵지요.
오늘은 엔진오일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엔진오일의 역할
1. 윤활
뭐니뭐니해도 엔진오일의 가장 큰 역할은 '윤활'입니다.
엔진 내부 구동부품은 대부분 금속으로 되어 있는데,
금속과 금속끼리 직접 마찰하면 저항이 크게 일어날 뿐만 아니라
고열 발생, 조기 마모등 엔진성능에 큰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엔진오일은 엔진 내부 부품에 끊임없이 공급되어 얇은 유막을 형성,
부품이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2.냉각
일차적으로 엔진오일이 있으면 마찰열 발생이 줄어듭니다.
대부분의 차량은 여분의 엔진오일을 엔진 하단의 오일팬에 모아두고
펌프를 이용해 압송시켜 구동부품에 직접 공급하는데,
오일팬에서 식은 오일이 구동부품에 공급되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오일쿨러를 추가하면 더욱 좋은 냉각성능을 보여줍니다.
3.밀폐
엔진오일은 엔진 내부의 밀폐작용도 합니다.
실린더와 피스톤은 팽창열 문제 때문에 온도에 따라 간극이 변하므로,
완벽히 밀폐된 상태를 만들수가 없습니다.
이 간극을 채우는 일차적인 역할은 피스톤 링이 담당하는데,
엔진오일은 피스톤, 피스톤 링과 실린더 사이의 틈에 스며들어
밀폐력을 더욱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4.부식방지와 세정
마지막으로 부식 방지와 세정작용.
금속으로 된 부품들은 수분에 노출되면 부식이 쉽게 일어납니다.
엔진오일에는 부식 방지제가 포함되어 있어
금속의 부식을 방지하고 녹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엔진 내에서 발생한 타르, 카본, 슬러지 등의 이물질을 씻어내고 흡수합니다.
엔진오일이 머금은 이물질은 오일 필터에 의해 걸러지고,
다시 깨끗해진 오일이 엔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하죠?
엔진오일을 빼고 시동을 걸면 어떤 엔진이든 수분내에 망가지고 맙니다.
그만큼 엔진 컨디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엔진오일입니다.
◆ 엔진오일의 종류
엔진오일은 기유(base oil)의 제조방법과 성분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API 등급에 따라 5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광유(鑛油:mineral oil)
자동차 오일에 쓰이는 광유는 원유에서 윤활성이 좋은 기름만 추출해 낸 것입니다.
원유를 증류탑에서 분리해내면,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추출하고
중유라는 걸쭉한 기름이 남습니다.
이 중유를 정제하여 만든 것이 광유계 윤활유입니다.
중유는 막말로 말하자면 "찌꺼기"이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고 제조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구하기 쉽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광유 (API 그룹1)
중유에서 솔벤트 성분을 제거한 것.
- 수소화분해기유 (API 그룹2)
광유에 수소화 처리를 하여 성능을 향상시킨 것입니다.
합성유(合成油:synthetic oil)
합성유는 윤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오일입니다.
광유는 윤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합성유는 윤활성분의 순도가 높아 기유 자체의 윤활성능이 좋습니다.
- 수소화분해기유 (VHVI) (API 그룹3)
API 그룹2와 유사하나 제조공법의 개선으로 인해
점도지수(VI)가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을 VHVI(Very High Vescosity Index)라고 부릅니다.
광유에서 만들어지는 탓에 VHVI가 합성유인가 아닌가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윤활유 제조사 간의 법정 공방 끝에
미국 법원은 VHVI기유도 합성유라는 표기를 써도 좋다고 판결했습니다.
PAO에 근접하는 성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여,
대부분의 순정 엔진오일이 VHVI기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혼다 순정 오일중 상위 제품인 G4도 얼마전 PAO에서 VHVI로 바뀌었습니다.
- 폴리 알파 올레핀(PAO) (API 그룹4)
올레핀 중합체 성분으로 이루어진 오일입니다.
폴리올레핀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플라스틱"입니다.
중합체가 결합하지 않고 단일로 있는 것을 모노머, 여러개가 붙은것을 폴리머라고 하는데,
자동차용 윤활유에서 사용되는 것은 그 중간 형태인 올리고머입니다.
디머(이합체) 트라이머(삼합체) 테트라머(사합체), 펜타머(오합체) 등이 혼합된 것으로
성분비율을 조절하면 점도가 변화하여 다양한 점도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높은 온도에서 산화 안정도가 뛰어나고 인체에 대한 독성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독성이 없다는 특징 덕분에 식품제조기계에는 주로 PAO 윤활유를 사용합니다.
- 에스테르(Ester) (API 그룹5)
VHVI, PAO가 아닌 합성유를 API그룹 5로 구분하는데, 대부분 에스테르 계열의 오일입니다.
에스테르라는 것은 본래 동식물성 오일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인데,
동식물성 오일에는 불순물이 많아 그 특성이 저하되어 성능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에스테르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들어 낸 것이 에스테르 기유입니다.
◆ 어떤 오일이 더 좋을까요?
엔진오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온고압에서 그 성능(점도)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광유 < VHVI < PAO < 에스테르 라는 순서가 성립하는데,
시중에는 너무나 많은 오일이 있는 관계로 이 순서가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 반합성유(半合成油:semi synthetic oil, synthetic blend)
반합성유는 합성유와 광유를 섞어 만든 오일입니다.
반합성유의 성분에 대해 합성유와 광유 비율을 5:5 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반합성유의 비율은 3:7 정도로, 합성유의 비율이 더 적습니다.
어설픈 수입 반합성유보다 저렴한 국산 PAO가 더 좋은 성능을 낼 수도 있습니다
- 에스테르 오일의 함정
에스테르 오일에 "100% 합성유"같은 표기를 보신 적이 있나요?
에스테르 오일은 단일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 물성도 제조방법이나 성분에 따라 천차만별으로,
심지어 광유와 유사한 물성을 나타내는 에스테르 기유도 있습니다.
에스테르 오일은 고온에서 물성이 쉽게 변질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레이스 차량에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엔진오일은 아주 넒은 온도범위에서 물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모든 상황에서 에스테르 오일이 좋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 엔진오일에 대한 의문
- 엔진오일 교환 주기는?
엔진오일은 물성만 제대로 유지한다면 계속 써도 상관이 없습니다.
엔진오일이 검어지는 것은 카본이 섞이기 때문인데,
카본은 오일 특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검은 오일이라고 무조건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엔진오일의 고온물성을 직접 확인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차량의 운행 방식이나 주변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교환주기를 정확히 얼마만에 교체하라는 식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하면 정비지침서의 교환주기를 따라 주세요.
엔진오일을 필요이상으로 자주 교체하는건 솔직히 말해 낭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교체 주기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계산된 것입니다.
매일매일 서킷에서 레이스를 뛰지 않는 이상
정비지침서에 적힌 교체주기보다 빨리 교체할 필요는 없습니다.
- 엔진오일을 섞어서 써도 될까요?
엔진오일에는 기유 이외에도 많은 첨가제가 들어 있습니다.
동일 회사의 동일 기유 제품중 점도가 다른 것을 섞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회사, 다른 기유 제품을 섞으면 첨가제와의
화학반응에 의해 슬러지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진오일은 가능하면 섞어서 쓰지 않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 오일 교체시 반드시 플러싱을 해야 할까요?
2~3회 교체시 한번쯤 플러싱을 해주면
내부 잔유 제거에도 도움이 되고 슬러지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차량에 플러싱을 하는 경우,
간혹 고착된 큰 덩어리가 플러싱액 때문에 떨어져 나와
내부를 떠돌다가 작은 구멍을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러싱을 해서 나타나는 결과는 차량마다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전혀 없다고 느낄수도 있고, 확실한 효과를 느낄수도 있습니다.
플러싱을 할지 말지는 순전히 오너 맘대로 결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 결정의 결과는 오너의 책임이겟죠?
◆ 엔진오일 스펙 보기
점도지수
엔진오일 스펙을 볼 때 가장 많이 쓰는 지수입니다.
엔진오일은 온도 변화에 따라 점도가 변화합니다.
점도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숫자로 표현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점도지수로 나타냅니다.
- SAE 표기법
SAE등급은 0W~25W , 20~60까지 두가지 범위로 지정합니다.
W가 붙은 숫자는 영하 이하에서의 점도를,
그냥 숫자는 섭씨 100도에서의 점도를 나타냅니다.
자동차의 경우 영하부터 수백도까지 다양한 온도환경에서 쓰이기 때문에,
두가지 표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점도가 낮은 것으로, 여름에는 점도가 높은 것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 숫자가 작고 뒷 숫자가 크면 시동시에는 낮은 점도로 부하가 크지 않고,
고온에서도 점도를 잘 유지하는 오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등급만 충족해도 되는 경우,
즉 댐퍼오일 같은 종류에서는 숫자등급 하나로만 표기합니다.
SAE 60이라고 표기된 오일은 SAE 40짜리보다 점도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API 등급
API 등급은 미국석유협회(API)에서 제정한 엔진오일 등급입니다.
일정 수준의 품질을 충족하면 해당 API등급을 표기할 수 있게 됩니다.
휘발유 오일은 SA~SN, 디젤 오일은 CA~CJ-4까지 표기가 있습니다.
등급은 하나 이상의 등급이 같이 표기될 수 있습니다.
- 가솔린 엔진오일 등급
SA : 순 광유로서 일반적인 운전조건을 가지는 엔진에 추천되는 오일
SB : 산화 및 부식방지성을 가지는 오일
SC : 고온/저온 부착물 방지 및 마모, 녹 및 부식방지 성능을 가지는 오일
SD : SC급 오일보다 우수한 고온/저온 부착물 방지 및마고, 녹/부식방지성을 가지는 오일
SE : SC 및 SD급 오일보다 우수한 산화방지 성능, 고온 엔진부착물 형성방지, 녹 및 부식방지성능을
가지는 오일
SF : SE급 오일보다 우수한 산화 및 마모방지 성능을 가지며, 엔진부착물 현성방지, 녹/부식방지성능을 가지는 오일
SG : 이전의 규격보다 훨씬 우수한 산화부착물방지 및 마모방지능력을 가진 오일
SH : SG에 비하여 마모방지 산화안정성, 슬러지 방지성능일 13~21% 향상된 효과가 있음 특히 사후 품질관리가 대폭강화된 오일
SJ : 연비를 향상시키고 증발량을 감소시킨 오일. 유해 배기가스 배출을 방지하고자 인(P)의 사용을
낮춘 오일
SL : 2001년 채택되었으며 엔진유의 신유와 사용유 모두면에서의 연비개선, 고온디파짓방지성, 기포방지성의 향상, 오일소모의 억제효과가 증대된 가솔린 엔진오일.
SM : SL에서 첨가제의 양을 줄이고 산화안정성, 청정분산성, 마모방지성, 저온성능을 향상한 엔진오일
SN : 가장 최근에 채택된 최신등급이며 연비 성능 분야에서 최고 등급
- 디젤 엔진오일 등급
CA : 일반적인 운전조건을 가진 고급경유를 사용하는 경우.
CB : 저급경유를 사용하는 경부하 엔진에 주로 추천되는 오일로서 마모 및 부착물 형성 방지 및 베아링 부식방지 기능을 가지는 오일
CC : 고부하 과급형 디젤엔진 및 가솔린엔진에도 추천되는 오일로서, 디젤엔진의 고온 부착물, 베아링 부식
및 가솔린엔진의 저온 부착물, 녹/부식등의 방지성능을 가지는 오일
CD : 고유황 경유를 사용하는 과급형 고속/고부하 디젤엔진에 추천되는 오일로서, 마모, 부착물,베아링 부식 등의 방지성능이 CC급보다 우수한 오일
CD-2 : 마모 및 부착물 방지 능력이 우수한 2행정 디젤엔진오일
CE : 저속-고부하, 고속-고부하에서 운전되는 터보차져나 수펴차져가 부착된 고부하 디젤엔진에 추천되는
오일
CF-4 : 기존 CE급에 비해 피스톤 최적물, 오일 소모량, 슬럿지 방지 성능이 보강되었으며 특히 저공해엔진(Caterpillar 1K)에 적합한 오일.
CG-4 : 황의 무게비가 0.5% 이하로 포함된 연료를 사용하는 고하중,고속, 4행정 엔진, 엔진을 위한 엔진오일 등급. CG-4 엔진오일등급은 1994년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맞는 엔진에 사용되며 CD,CE,CF-4 오일이 사용된 곳에 대신 사용 가능.
CH-4 : 1998년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맞게 설계된 고속,4기통 NA 및 TC 을 위한 엔진오일 등급. CH-4 엔진오일은 특별히 황의 무게비가 0.5%이하인 디젤 연료사용을 위하여 만들어 졌다. CD,CE,CF-4,CG-4 오일이 사용된 곳에 대신 사용 가능.
CI-4 : 고속, 4행정 사이클 엔진들은 2002년도에 완성된 2004년도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맞게 만들어진 등급. CI-4엔진오일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사용하는 엔진의 내구성을 위해 제조되었고 황의 무게비가 0.5%이하 포함된 디젤 연료를 사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CD,CE,CF-4,CH-4오일이 사용된 곳에 대신 사용 가능.
CJ-4 : 고온산화안정성 강화, 저온유동성강화, 검은 매연찌꺼기감소, 오일소비감소
유럽 자동차 제조협회 엔진오일 등급(ACEA)
미국 석유협회 등급과 마찬가지로 엔진오일을 분류하는 등급입니다.
알파벳+숫자 형태로 기재합니다.
A : 가솔린
B : 디젤
C : 대형디젤
A1/B1 : 일반 엔진오일, 연비절감
A2/B2 : 내구성이 강화된 엔진오일
A3/B4 : 직접분사엔진용 엔진오일
A5/B5 : 연비절감, 내구성 강화
C1 : 저점도, 저마찰 성능이 요구되는 엔진 + DPF/TWC 수명연장
C2 : 일반 엔진오일 + DPF/TWC 수명연장 + 연료절감
C3 : 일반 엔진오일 + DPF/TWC 수명연장
C4 : 저점도, 저마찰 성능이 요구되는 엔진 + DPF/TWC 수명연장
*DPF : 매연저감장치
연비절감지수(ILSAC)
국제 윤활유 표준 및 인증기관에서 제정된 것으로 GF-1~5 까지의 등급이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숫자가 높을수록 연비개선 효과가 큰 엔진오일입니다.
무조건 비싼 엔진오일, 합성유를 고집하기 보다는
차량의 운행방식, 주변환경 등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퇴근용 차량에 값비싼 모튤 300v를 넣어도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반대로 매연저감장치가 달려있는 등 특별한 조건을 가진 엔진에
그냥 아무 엔진오일을 막 넣으면 고장을 일으킬수도 있지요.
마음에 드는 엔진오일을 발견하셨다면 한가지 오일만 쭉 쓰시는것도 좋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