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사는 디스플레이 전쟁 중

ekaqo0u 작성일 19.12.10 16: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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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전자기기화 되어가고 있다.” 이 말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실내의 디스플레이를 보면 된다.


디스플레이는 자동차의 정보를 보여주는데 활용된다. 과거에는 계기판에서 연비를 확인하거나 센터페시아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데, 아니면 CD 플레이어의 곡을 확인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아주 작은 정보창의 역할을 했던 디스플레이가 이제는 점점 거대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좋을 요소이기 때문이다. ‘XX 인치 디스플레이 X 개를 사용했다.’는 말이 마케팅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 더불어 회사 입장에서는 조립의 간소화를 비롯해 각종 금형 및 부품 개수 감소로 원가 절감이라는 이점까지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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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 뷰익 리비에라

 

세계 최초로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회사는 다름 아닌 GM이다. 1986년 뷰익 리비에라(Riviera)가 그 주인공으로, 그래픽 컨트롤 센터(Graphic Control Center)라는 이름의 터치스크린을 센터페시아에 장착했다. 이외에 GM은 1988년 올즈모빌 커틀라스 수프림(Cutlass Supreme)을 통해 세계 최초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GM이 1998년 쉐보레 5세대 콜벳을 통해 탑재한 바 있다.


이제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차량이 보다 앞선 기술을 갖는 차, 보다 유행에 앞선 차, 디자인적으로 멋진 차, 스마트한 차라는 이미지를 갖는다.

영국 리서치 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평균 크기는 6.4인치에서 7.3인치로 증가했다. 이제는 7~8인치 크기는 되어야 기본적이라고 인식하는 것. 또한, 7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차량의 수는 지난 5년 대비 75%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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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의 17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현대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가 꼽힌다. 모델 S와 모델 X를 통해 1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시켰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단일 면적으로 이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회사는 없다.


테슬라가 초대형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 시작하자 다른 제조사에서도 디스플레이의 사이즈를 키우기 시작했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제조사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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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머스탱 마하-E의 15.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최근 포드가 공개한 머스탱 전기차인 마하-E는 15.5인치 크기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센터페시아 자체를 디스플레이로 대체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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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계기판과 1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폭스바겐 3세대 투아렉

 

폭스바겐의 3세대 투아렉은 계기판은 12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1920 x 720 픽셀)가, 센터페시아에는 1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1920 x 1020 픽셀)가 장착된다. 거대한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모든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에 버튼이나 스위치는 거의 생략됐다. 15인치 디스플레이는 테슬라의 모델 3에도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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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특징으로 자리 잡은 2개의 12.3인치 시스템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한 모델에 계기판에 12.3인치, 센터페시아에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운전석부터 차량 중앙까지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차기 S-클래스에도 거대한 크기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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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 파워 왜건에 탑재된 12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램의 픽업트럭에는 세로형 스타일의 12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가로형 디자인보다 화면 크기가 한층 넓게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승용차가 아닌 픽업트럭에도 대형 디스플레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 포드 역시 F-150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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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시스템

 

재규어 랜드로버, 인피니티 등 브랜드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앞세운다. 계기판, 센터페시아, 공조장치를 비롯한 다양한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심지어 뒷좌석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터치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큰 디스플레이로 부족해지자 개수를 앞세우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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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타이칸에는 총 5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은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아낌없이 사용해 총 5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차량에 탑재됐다.


먼저 계기판에는 16.8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현재까지 출시된 양산차 중 가장 큰 사이즈의 디스플레이 계기판이다. 센터페시아에는 10.9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다. 옵션으로 같은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조수석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8.4인치 터치패널이 적용됐다. 공조장치나 오디오 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햅틱 피드백을 갖춰 보다 현실적인 조작감을 전달한다. 앞 좌석뿐만 아니라 뒷좌석에도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옵션으로 4-존 공조장치를 선택하면 뒷좌석에 장착된 5.9인치 터치패널을 통해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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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튼이 선보인 48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시스템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바이튼(Byton)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무려 48인치에 달하는 디스플레이를 대시보드 위에 탑재한 것.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구분 없이 대시보드 위의 모든 영역이 디스플레이로 가득 찼다. 디스플레이가 극단적으로 커졌을 때의 디자인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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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어떤 컨텐츠를 탑재하는지가 제조사의 경쟁력이 되고있다

 

자동차 제조사의 디스플레이 경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도 작고 답답한 화면보다 넓고 시원해 보이는 디스플레이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에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디스플레이만 장착하고 끝이 아니라는 것. 단순히 조작이나 정보 전달을 위한 기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정보와 컨텐츠,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스마트폰이 화면만 커진 전화기가 아니라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도구가 된 것을 생각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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