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 회원사 보유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A업체와 차량 미세먼지 필터 납품계약
소비자 등 필터 품질저하 의혹…시험조사결과 계약당시보다 성능수치 낮아, 일부는 공청협 기준미달
전국연합 "대량생산 과정서 조금씩 차이, 기준미달 아냐".. 전북조합 "책임 외면" 비판
1만 8000여 회원사를 보유한 국내 대표 자동차전문정비 사업조합에서 '성능기준 미달 미세먼지필터'를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전국 회원 정비업체 및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구매자들의 불만 제기로 전북지역조합 등에서 성능시험을 다시 의뢰했는데, 계약당시보다 성능수치가 낮고 일부주요항목은 한국공기청정협회의 필터인증 기준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자동차전문정비·납품 업체인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carpos)는 지난 2019년 A업체와 차량용 에어컨 공기청정 필터(캐빈 활성탄 필터)를 회원사에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A업체 제품의 납품 견적성능은 제품 초기압력손실 84Pa, 먼지포집효율 86.1%, 먼지포집용량 18.7g/m2였다.
그러나 지난해 전북·강원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등 2개 지역조합에서 A업체 필터에 대한 성능시험을 각각 의뢰한 결과 , 실제 납품된 물건의 성능이 계약조건보다 상당히 저하된 수치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조합은 구매자들과 회원 정비업체들로부터 품질저하 의심제기를 지속적으로 받자, 지난해 11월 민원이 많던 시기인 2021년도 7월 제조품을 샘플로 보내 시험 의뢰했다.
미세먼지를 얼만큼 걸러내고 담아두느냐가 관건인 공기청정 필터는 먼지포집효율과 용량이 가장 중요한데, 이 수치가 각각 57.2%, 7.5g/m2로 나왔다. 계약 때보다 3분의1가량 낮아진 수치였다. 낮을수록 좋은 지표인 초기압력손실은 90.7Pa로 계약 때보다 높아졌다.
강원조합은 지난해 4월 시험 의뢰한 성능수치가 계약때보다 낮아진 것으로 평가돼 A업체에 "연합회 공급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며 제품 전량회수를 공문 요청했다.
이와 관련, 납품계약 업체를 선정·계약하는 전국연합회 측은 "우리 역시 지난해 12월 동일기관에 성능 시험의뢰를 했지만 수치가 계속 달라진다. 대량생산을 하다보면 공정과정에서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고 반박했다.
연합회 측의 시험의뢰 결과, 초기압력손실 133.3Pa, 먼지포집효율 64.4%, 분진포집량 5.3g/m2이었다. 이를 두고 전북조합은 "공정과정에서 차이가 나도 계약당시때보다 성능이 20∼30%이상 낮아질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에 전국연합회는 "제품 성능 기준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지만 계약서상 납품기준은 없다"면서 "불량 여부를 따지자면 필터 인증심사를 해주는 한국공기청정협회의 기준이 따로 있다. 의뢰결과 수치가 한국공기청정협회의 인증기준을 통과했으니 불량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먼지포집효율, 분진포집량 항목이 전북조합뿐만 아니라 전국연합회가 의뢰한 시험결과에서도 한국공기청정협회 인증기준(80% 이상, 15g/m2)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조합은 "수차례 문제제기를 하고 이에 따른 행정절차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직접 시험의뢰까지 했다. 그 결과 계약당시보다도 현저히 성능이 낮고, 심지어 필터인증 기준미달 제품인 '불량필터'가 납품돼온 것이 드러났다. 연합회에서 인증기준을 모르는 것이든, 속인 것이든 둘 다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성능조사가 확인된 대량 리콜 사태와 신뢰하락에 대한 책임을 전국연합회와 A업체에서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