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고 다니던 꼬마에서 코흘리고 다니는 꼬마를 키우는 가장이 됐네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이렇게 인증게시판에 인증도할겸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인증글을 올렸다가 다시 삭제를 했어요 ( 좀 창피하더군요..)
다시 용기내서 올려봅니다
저에게는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이 있습니다.. 집이나 돈같은게 아닌
아버님께서 고생하시던 병을 유전으로 물려주셨더군요
10대후반 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20대 중반에는 그나마 살만은 했었죠..
20대 후반 아들을 낳고부터 점점 심해지더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병은 건선이라는 피부병입니다
죽을병은 아니니 그나마 괜찮은데 피부병이라는게 참 많이 힘들더군요
저혼자만 힘든게 아니고 가족 모두가 힘들어 했습니다
20대후반 한참 심해졌을땐 모든 사회생활을 접을 정도로 피부가 마르기 시작해서
몸전체가 비듬이 생긴것처럼 딱딱하게 굳어갔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부가 갈라져서 피가나오고 진물이 나오더군요
회사도 그만두고 집에만 몇년을 있었네요
그동안 집사람이 살림하랴 자식 돌보랴 고생이 많았습니다
몸이 아프니 신경도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도 점점 쌓여서 몸이더욱 나빠지더군요..
아버님께서 고생을 하시던걸 어렸을때부터 봐왔습니다 저또한 그렇게 되니
부모님이 원망 스럽더군요
저는 불효자였습니다.. 술에취해 부모님댁에 찾아가
왜 이렇게 낳으셨냐고 울기도 했습니다
작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때 참 많이 울었던거 같습니다..동병상련이라고 해야할까요..
한평생 힘들게 사셨던분이네요..그땐 몰랐습니다 이렇게 힘든병이라는걸요
그래도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밖에 나가 일을 하려고 하면
모두들 이상한 눈빛으로 저를 피하더군요..전염되는것도 아니거늘.. 사람들이 모르기에 피하는것도 이해는 가더군요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한결같이 물어봅니다 몸이 왜 그러느냐고..
제가 죄 지은것도 없는데 항상 사람들한테 미안해지더군요 시선받는것도 싫어지고..
그렇게 저는 다시 집에서 밖과 단절된 삶을 또 살게 되더군요
죽고싶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더군요..이약 저약 안써본것도 없을정도로 매일 약을 먹고 살았네요..
그래도 차도는 없더군요..계절이 지나며 조금씩 차도는 있을지언정 완치가 없는 병이다보니
막막했네요..
30 중반이 되서야 어차피 죽으려고까지 했던거 살아보자라고 결심했네요
몸을 아끼면서 살자라고요.. 몸에 나쁜것 제가 좋아하던 음식들은 피하고 몸에 좋은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더니
몸상태가 좋아지더군요.. 지금은 완치는 아니지만 사회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네요..
그렇게 입고싶어했던 반바지랑 반팔을 올해 처음 입어봤습니다..
아직 찜질방이나 목욕탕은 엄두가 안나지만 내년쯤이면 가볼수 있을거 같네요
티비에서만 보던게 찜질방이거든요 ㅋㅋ
지금 제가 제일 후회하는건 아들이 어렸을적 넓은 세상을 못보여준게 가장 후회됩니다
집사람에게 신경질부렸던것도 미안하구요
지금은 정상인의 삶을 살아가고있네요.. 회사도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고
내년 4월에 있을 전기기능장 시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일전 운동끝나고 집사람과 데이트중 찍은 사진인데..요즘들어 집사람이 얼굴이 말랐다며
늙었다고 하네요 ㅠㅠ
추가로 제 아이디가 입만열면구라인데요..이걸 집사람이 지어준거에요
한참 서로 힘들었을때 제가 농담도 만이하고 장난도 만이쳤는데 어느순간 집사람이 "입만열면구라구만~"
이라고 해서 입만열면구라가 된겁니다..모르는사람들한테는 구라안쳐요 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