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달정도 전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완료했습니다.
처음 연락을 받은 후로 3달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12년, 지금은 해가 바뀌어서 13년 전에 기증 신청을 해뒀었는데 오랜 시간을 지나서 저에게 연락이 왔네요.
하필이면 정말 소중한 우리 딸아이의(아직 뱃속에 있지만) 존재를 확인하던 날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저를 필요로 하는 분이 계시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신지 이야기 하시더군요.
고민도 하지않고 알겠다 대답하는 순간 그래도 가족에게는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에 집에가서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오빠의 선택을 믿으니 고민하지말고 기증하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을 알고 계시고(예전보다는) 후기도 보신분이 있으실테니 짧게 적을께요.
저의 유전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완전히 일치하는지 추가검사를 했습니다.
기존에 등록된 유전자 부분은 필요부분의 80% 정도라고 보시면 되고 나머지 20% 일치를 위해 검사를 합니다.
저는 안타깝게 100% 일치하지는 못하고 90% 일치였습니다.
그래도 저보다 더 일치하는 분이 없어서 기증을 진행하기로 했어요.(100%보다는 아쉽지만 기증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후에 기증을 위한 건강검진을 했고 조혈모세포 촉진주사를 양쪽팔에 1대씩 총 5일을 맞았습니다.(인근병원 3번, 대학병원2번)
몸 상태는 좀 안좋아졌지만 그래도 버틸 만 했습니다.
기증을 위해 이대목동병원에 입원을 했고 6시간 헌혈을 마쳤습니다. 중간에 혈관이 터지는바람에 손등으로 혈액을 받아서 시간이 더 걸렸네요.
코디네이터 선생님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나라에 등록된 기증신청자가 40만건이 있다고합니다.
그정도면 제법 있지 않을까 생각 했었어요. 타인과 맞을 확률이 1:20000 이라고 들었거든요.
이번 환자분도 80%일치한 분이 2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14명은 기증취소 및 연락안됨, 나머지 6명은 추가검사를 했는데 저말고 다른분들은 기증불가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제가 국내에서 마지막 연락이었다고 합니다.
저의 잡설같은 글을 보신다면 조혈모세포 기증을 조금 고민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등록은 소량의 혈액이면 되며 헌혈을 하면서 동시에 등록 가능합니다.(가능한 시기에)
예전의 골수채취처럼 많이 힘들지도 않으며 조금 긴 시간 헌혈을 해주시면 됩니다.
나의 작은 노력으로 환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보다 멋진 일이 있을까요.
오늘도 뿌듯한 마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추가) 바켄뢰더님 존경스럽습니다. 바켄뢰더님의 후기는 아래에..
https://www.jjang0u.com/board/view/fun/1441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