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캣님께

NEOKIDS 작성일 12.04.19 02: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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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림도 다독 다작 다상량입니다. 

많이 보고 많이 그리고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세 가지가 따로 떨어져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다 상호작용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수행되는 겁니다. 

좋은 사진이나 그림을 보고 저건 저렇게 되어 있어 하며 생각을 해보다가 

그려보고 어라 이게 아닌데 하며 다시 그려보고 아 맘에 들어 하면 또 관찰로 가고 하는 것이죠. 


간단한 루트로 보면, 지식서에서 두상을 그리는 법을 보고, 

일단 그대로 그려본 다음에, 그게 어느 정도 그럴싸해지면, 

이걸 응용해서 어떻게 맘에 드는 대가리를 만들어볼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랄랄라~~~ 

라는 형태인거죠. ㅎㅎㅎ


이런 부분에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뼈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뼈대가 어떻게 서는가가 1차적으로 동작을 만드는 근본이니까 말이죠. 

일러스트레이터 석정현씨 같은 경우는 뼈의 정밀묘사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갈고 닦는다는 면에서는 굳이 뼈의 정밀 묘사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보긴 합니다. 

뼈의 약화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구조의 이해와 표현이 가능하죠. 

위의 이미지에서는 저렇게 그렸지만, 사실 단선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은 근육의 모습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근육은 두께와 모양새가 상당히 다르나, 기본적인 연결부위들은 유사합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신체특징도 기본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 있지요. 


그 다음이 꺾이고 접힐 때, 어느 각도에서 어떻게 보는가의 외관입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보시다시피 견갑골과 연결된 어깨부위의 꺾임은 상당히 복잡한 모양새가 되고 있죠. 

하지만 인체의 근육덩어리들의 모습을 지식으로 파악하게 되면 저게 어떤 각도로 보게 되면 

이런 모양으로 그려야 되겠구나 하는 게 보일 겁니다. 


이 모든 것들은 기본적인 라인이나 에지간한 것들은 보통 인체 지식서, 혹은 데생 지식서에 다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잘 이해되는 책은 인체 데생 기법, 잭 햄, 고려문화사, 1998 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이 완벽한 건 아니므로 다른 책들도 보이는대로 접해보셔야 하구요. 

공부한 걸 바탕으로 관찰을 하고, 억 이렇게 되는 거군 하며 그림에 응용해보고, 

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자신의 스타일도 같이 갈고 닦이는거죠. 


고민 아닌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자신의 스타일을 먼저 갈고 닦는 것인가 아카데믹하게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인가, 

이런 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다독 다작 다상량의 과정 안에서 해결된다고 봅니다. 


자신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혹은 이게 참 좋았어 하는 생각으로 그리고 있다 보면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게 아카데믹한 지식을 습득한다고 해서 극단적 실사화 같은 딱딱한 모양새로 변하게 될 거라고 

100% 장담할 순 없습니다. 

모든 그림은 자신의 심미안이 있고, 

거기에 현실적인 논리(인체지식,원근감,명암원칙) 가 붙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인체공부가 자신의 스타일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필요없다, 라는 논지를 가진 지인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건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거죠. 

아주 단순하고 느낌 있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예술적 상황이 아닌, 

설득력이 어느 정도 첨가되어 있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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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김정기 님의 스케치 일러스트들을 한 번 관찰해 보세요. 

단번의 선으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그리고, 현실논리를 덧붙여 정말 놀라운 스케치가 되었지만, 

그 안에 자기 나름의 스타일이 살아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길은 영미권 코믹처럼 아카데믹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일본애니처럼 나름의 표현양식들이 다양하게 갈 수도 있죠. 


그것은 자신이 보고 아, 이렇게 그려보고 싶어, 라는 열망이 만들어낸 다양한 길인 겁니다. 

고로 스타일에 관한 걱정은 크게 하지 마시고, 

자신이 베끼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무작정 베껴 보신 후, 거기서 좀 더 생각을 발전시키는 방식을 권해드립니다. 


저도 처음에 그리고 싶었던 건 갸름한 얼굴형이었지만 

어느새 그리다 보니 젖살통통한 뺨이 더 좋아져 버렸죠 ㄲㄲㄲㄲ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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