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단 것에서 좀 더 부연 설명 드려요 ㅎㅎ
부연 설명을 위해서 입방체와 로봇 군이 등장합니다 두둥
원통형의 입방체는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형태입니다. 이게 카메라 앞에서 돌 때 어떤 모습이 되는가를 먼저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손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계속되어야 하는거죠. 처음엔 이 머리와 손의 간격이 참 멀게만 느껴집니다만 연습과 생각이 반복될수록 점점 더 나은 결과들을 얻고 나중엔 아예 간격이 없어지는 수준까지 가는 거죠.
이 연습을 하면서 같이 끊임없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바로 원근감이라는 이론입니다. 로봇군의 머리를 주목해주세요.
사람의 머리나 팔이나 결과적으로 단순화된 모양은 입방체이고 그 입방체의 모양들을 원근감을 섞어 그리게 될 때 앵글에 대한 감각이 생기게 됩니다. 미술학원이나 미술전공 사람들이 행복한 게 뭐냐면, 이 감각을 획득하는데 있어서 쏟아부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는데 있죠.
전부터 꾸준히 말씀드리는 것이고 오프로 가르쳐봤을 때도 항상 먼저 시켰던 것이 입방체를 잘 그려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인체는 기본적인 입방체의 공간개념 이후에서 이론적인 내용들의 디테일이 계속 반영되면서 완성되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거 참 지겹죠. 당장 뭔가 사물을 그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마치 동굴에서 마늘을 100일동안 먹는 것과 같은 답답함이 밀려올겁니다 ㅎㅎㅎ
입방체를 열심히 표현하려 해보고 그 다음 사물이나 인체를 그리면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것과 당장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려보는 것에 있어서 사실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쏟아부을 수 있는 시간의 양입니다. 이게 절대적인 차이를 만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그만 거 하나를 얻고 거기에 집착해서 완성해보고 또 실패해보고 실패하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다 하는 걸 분석한 후 다음 연습에서는 실수하지 않으려 해보고. 뭘하든 마찬가지의 수순이고 그림 역시 요구하는 바이기 때문이죠.
다행히 지금은 좋은 학습서도 많이 있고, 기술의 발전으로 생각을 도와주는 자료들은 지천에 널려있습니다. 자신의 길을 만드는 것이 또한 그림인 게지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일화풍이든 뭐든 못그렸다고 생각하는 그림은 개인적으론 없습니다. 노력이 필요한 그림만이 있을 뿐이죠. 으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