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중님께

NEOKIDS 작성일 13.12.22 02: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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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중님 질문 : 사물이 정면에서 입체적으로 돌려질 때 표현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죠? 



음...............
이거 정말 어려운 영역을 요청하셨는데요.................ㅠㅠ

왜냐하면, 일단 그림의 입체감이란 것을 표현하는 것은 
제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허접강좌의 내용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머릿속에서 그림의 전체적 이미지가 떠오르고,  
그 이미지를 그대로 손으로 평면에 옮기는 형태거든요. 
즉,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3차원적 형태를 2차원적 평면 위에 구축하는 겁니다. 


이 감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1. 하나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입방체를 그려보는 겁니다. 
전에도 한 번 설명드렸던 게 남아있는데, 
처음에는 간단한 박스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희한한 형태의 면체들도 생각해서 그려보라 했죠. 
뭐 다 차치하고, 미술시간에도 자주 쓰는 오브젝트가 바로 우유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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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곽 같은 경우는 소실점의 원칙만 공부하면 그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일견 쉬워보이지만, 
그것을 자 같은 도구의 도움 없이 3차원적 공간 안에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감각을 가지기 위해 
여러번 연습으로 그리며 생각해봐야 합니다. 




2. 또 다른 하나는, 
기름 종이를 준비하는 겁니다. 
타블렛이 있다면 프로그램에서 레이어 하나 턱 생성해 버리는 걸로 끝나지만, 
레알세계에서 뭔가를 베껴 그리려고 할 때는 사진 등의 샘플과 기름 종이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라이트 박스라도 좋습니다. 
종이원고 그리는 만화가들이 쓰는 건데, 가격은 좀 있지만, 
하나 구비해두면 기름 종이 필요없이 보통 A4용지로도 어느 정도 베껴그리는 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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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요.

일단 기름종이로 다시 돌아와서, 
예전 말로는 습잦이(응?), 영어로는 트레이싱 페이퍼라고도 불리는 이 종이. 
제가 국딩시절 때 축복받았던 게 뭐냐면
아버지께서 인쇄업을 하시면서 여러 가지 종이를 다루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품질좋은 제도용 기름종이를 왕창 가져오신 겁니다. 인쇄 잘못됐다고 ㄲㄲㄲ
그걸로 계몽사 학습그림과학 전 20권, 
그 중 2차대전 전투기 그림부터 제트기까지 나와있는 서적의 그림을 대고 그리면서 놀았죠. 
그 때 그렇게 그리면서, 대강 우유곽 같은 구조들은 에지간히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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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샘플을 그려보시면서, 왜 그런 선들이 나오게 되는지를 많이 생각하셔야 됩니다. 
그 어린 시절에도 제가 생각했던 건, 
왜 비행기가 애들 그림마냥 그렇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선 이렇게 날개가 짧아지고 저기선 이렇게 날개가 모양이 달라질까. 
이걸 생각해보면서 그렸었죠. 
그리고 그 때 깨달았던 게, 
비행기의 날개 자체는 하나의 모양이 있는데, 그걸 외운 다음 한 번 이렇게 돌려보거나 저렇게 돌려보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을 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던 겁니다. 
또 거기에는 프라모델도 큰 도움이 됐죠. 
뿐만 아니라 이후 외화 붐이 일면서 나왔던 키트나 에어울프, 검은독수리, 
그리고 딱다구리 문고 등으로 붐이 일었던 기갑전기 드래고너나 Z건담 등을 표현하려고 무던 애를 써보기도 하는 등, 
죽어라 노력은 아니더라도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그것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1번 방법은 정석적이고 어느 정도의 시간투자를 요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진짜 한 1주일 정도만 나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이다 생각하며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그 그림만 죽어라고 그리면 되죠. 
2번 방법은 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게 있고, 재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샘플들을 쓸 수 있으니까요. 
질리지 않는 대신 감각의 획득은 좀 늦어집니다. 




게임을 시작하죠.
자, 어떤 걸 하시겠습니까. 으흐흐흐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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