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뽕님께 - 모사에 관해

NEOKIDS 작성일 15.01.04 23: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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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사 연습을 수행할 때 다음과 같은 과정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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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의 원본을 보면서 먼저 2번처럼 구조를 파악하는 프리를 한 번 그려봅니다. 

그 다음 파악한 구조를 제 미적 관점에 따른 구조로 다시 바꿔 그립니다. 

즉, 원본에서 나왔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완전히 '다시 그리기'로 가는 거지요. 

 

모사는 보통 그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데 치중합니다. 그건 뭐 그것대로 나쁘지 않습니다만, 

모사를 할 때의 수행점으로 삼아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은 

 

선이 아니라 '생겨먹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그 생겨먹은 구조가 숙달되었을 때, 

'이렇게 보면 선이 어떻게 나오나' 입니다.

 

미술학원에서도 이 부분까지의 감각은 완전히 깨닫게 만들 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타인의 감각을 일깨우나요. 초능력자도 아니고 ㅋㅋ

 

고로 그림은 그것을 그리고자 하는 사람의 온전한 '노력'에 달려있고, 

미술학원은 그 노력의 '방향성'을 잘 잡아주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미술은 그 감각을 전달하려는데 시간은 없으니 

일단 이대로만 그려라, 하고 족보까지 만드는 실태도 있습니다만........-_-;;;;

 

딴데로 샜는데, 

일단 그 구조를 파악하고 외우기 위한 것이 바로 지식서입니다.  

지식서를 볼 때도, 모작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이지 선이 아닙니다.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다음 수행이 '이렇게 보면 선이 어떻게 나오나'입니다. 

 

건담의 뿔을 예로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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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의 뿔을 만약 원본 그대로 보고 그리면 저 구도로밖에는 사물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모사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죠. 건담이 얼굴을 옆으로 돌린 걸 그려야 할 때는 그에 맞는 원본이 있어야 되는 형편이 되어버리니까요. 

 

그러나 건담의 뿔이란 것 자체의 구조, 스트럭쳐를 이해하고 숙지하게 되면

이걸 이렇게 보면 어떻게 선이 나오는가? 를 상상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일단 획득해야 할 감각인 겁니다. 

 

모사는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는 선만을 따라감으로서 구조를 보는 훈련을 못하게 되어버리는 부분이고, 

둘째는 스타일링에서 따라하기를 유발하여 남과 비슷한 그림을 양산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사실 두번째는 별 함정도 아니에요. 남그림 그려보다가 어 이게 더 이쁜데!!!!! 하면 어차피 머릿속에 설계도는 있으니까 선을 바꿔보는 형태로 점점 개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이른바 습관을 바꾸는 겁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 -------

 

그림을 그려보기 전에 먼저, 지식서를 한 번 제대로 읽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읽는 과정에서 스트럭쳐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입력되는 과정인데, 이건 이후의 과정을 수월하게 한다는 이유로 먼저 해야 될 가치가 있습니다. 

 

다른 그림들을 많이 보며 생각하기, 모사를 할 때 벗은 나체의 몸이 있는 걸 일부러 선택해 옷을 입혀보기, 무작정 그려보면서 원본과 모사작에서 뭐가 틀린 건지를 다시 검토하기, 등등의 자신이 개척하는 방법론에서, 

 

지식서들이 말하는 기본지식은 언제나 인체의 기본 상황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죠. 

인체 구조에 관한 기본 지식이 탄탄한 가운데서 인체를 보게 되면 

그만큼 보는 눈과 생각이 달라집니다. 일단 줏뽕님에게 필요한 부분은 그것입니다. 

 

아! 그런데 그건 지겨워서 못해먹어! 나는 그리고 싶어!

그럼 연습하는 거죠. 다만, 지식서를 보지 않고 책을 읽은 부분을 그려보는 겁니다. 

그런 연습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생각들이 떠올라 그림을 구성하게 되니까요. 

한 장을 읽었다면, 그 한 장의 내용을 상기한 채로, 

그 장을 펼쳐보지 않고 그린 후, 다시 또 한 장을 보고, 그려보고, 

그러한 과정의 수행을 하신다면 

어느 순간 뙇 하고 그림이 완성되는 상황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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