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에 관심있으신가요

감성적으로 작성일 13.02.14 06: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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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자기를 전공한 28살 학생입니다 ㅎ

다른 분들의 멋진 작품들을 보는데 그중에 클레이작품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학부중에 작업했던 도자기 작품을 한번 소개해드리고자합니다.

학교는 국립대(지방대ㅠ) 도예과를 나왔는데 도예과라고해서

다들 물레를 이용해서 밥그릇 국그릇 옹기 사발 제작하는 줄 아시지만..

저는 현대도자 부문에서 조형쪽을 전공으로 삼아 작업을 했었습니다.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이구요, 이제 슬슬 취업을 해야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ㅎ

이번에 한번 짱공유분들에게 도자조형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고자 글을 작성해봅니다

일단 도자기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소지를 이용해서 그릇을 제작하고

천천히 건조를 시킨후에 850도 초벌소성후 유약시유를 거쳐 1250도의 재벌소성으로 완성이됩니다.

제작하기 전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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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그리진 못해서, 일단 느낌만 표현해서 그려보았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진행되어가는 기계화현상을 작품의 빗대어 풍자해보고자 시작했습니다.

쉽게 보자면 자연물인 동물이 기계부품에 침식되어 가는 과정을 작품에 표현해 보고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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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작품의 밑판을 제작합니다. 나무 의자세개정도 놓은후에 그위에 조형물레를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나무밑판을 놓고 그위에 10키로의 조형토 소지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10덩이정도 던진후에 방망이 때려서 안의 기포들을 빼줍니다. 소지사이사이에 기포가 있으면,

소성과정에서 기포가 소지를 뚫고 나오면서 작품이 뻥 하고 터져버립니다..ㅜ

방망이로 200차례정도 때려준 후에 조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충 돌의 형상을 조각해보았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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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3학년때 하던 작품인데, 이런식으로 덩어리로 되있는 소지를 기타줄을 이용해서 절단후에

도구를 이용해서 속을 다 파주어야합니다. 소지의 두깨는 1.5~2Cm정도로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가마안에서 파손률을 줄일수가 있습니다. 저방식으로 밑판 속을 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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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부분 알고계시는 물레를 이용하여 작품의 부품들을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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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물레를 이용하여 각기 다른 크기의 유기체 형태들을 100여가지정도 제작해둡니다.

그리고 밑판 흙이 반건조 상태가 되면, 그위에 단계별로 한개씩 접합시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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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꼬리부분인데, 소지를 이용해서 저대로 건조될수있게 고정시켜둡니다.

흙이라는놈이.. 예민해서 무게를 못버티고 그냥 두면 굴곡있는 부분이 부러져버립니다

예민한 친구들입니다. 교수님께선 흙을 여자다루듯 하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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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밑판위에 물레를 이용한 그릇들을 잘라서 접합시켜보기도하고,

전체적인 느낌을 보면서 접합해 나갑니다. 일단 큰 덩어리들을 접합시킨후에 작은 파츠들을 붙여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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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기계부분들을 조금씩 제작해서 붙여 나가기 시작합니다.

제작할때 뒤쪽 앞쪽 무게중심도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소성과정에서 1250도까지 올라가면

흙은 비틀비틀~ 흐물흐물 말랑말랑 해집니다. 그때 무게중심이 맞지않으면 무거운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무너져 버립니다 ..ㅠㅠ 무게맞추는데 고생을 많이 했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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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에서도 한번 쳐다보고, 저쪽에서도 한번쳐다보고 돌려보면서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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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분들도 서서히 표현해 나갑니다. 조형토 특성상 디테일한 작업하기가 쉽지않아서 작품 사이즈가

자연스럽게 커지게 됩니다 .. 작품하나에 남자 4명정도가 옮길정도로 무게도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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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얼굴도 따로 제작해서 건조시간을 맞춘후에 속파기마무리하고 몸체에 접합시켜줍니다.

꼬리건조 작업 처럼 지지대를 이용해서 건조시킵니다. 지지대없이 그냥 건조시킬경우,

다음날 와보면 바닥에 고개가 떨어져 멘붕의 사태를 경험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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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를 빼면 그 잠깐의 순간에서도 파손이 일어날수도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보기위해서

지지대를 잠깐 제거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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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쪽 에 기계 표현한 부분이 끊어져서 갈라진부분이 보이실꺼에요 ㅠ

위쪽에서 당기는 건조 힘이랑 밑에쪽에서 당기는 힘이 달라서 저렇게 갈라집니다..

가마안에서는 10%정도 수축을 하기때문에 실금도 그냥 둬서는 안되서 갈라진부분은

흙으로 채우고 다시 제작하고 반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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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기간은 50일정도로 잡고 천천히 작업했습니다. 보시면 소지색이 좀 하얗게 변한걸 보실수 있는데

건조가 거의 완료 되어간다는 증거입니다! 이정도면 3주정도의 건조과정을 거친 후 입니다.

너무 빠르게 건조되면 또 파손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큰 비닐로 덮어두고 천천히 건조상태를 지켜봅니다.

중간에 금이 가는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흙을 채워줘야합니다. 그냥 두면 그 실금이 가마안에서

쫘악! 하고 열려 버립니다.. 예민한 친구입니다

하루하루 금간곳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면서 한달을 지켜봅니다.

한달정도면 완전 건조가 됩니다 그럼 이제 가마에 넣을 준비를합니다

후배 남자들을 소환해서 가마에 넣고 천천히 소성을 합니다.

초벌소성은 850도 입니다. 온도를 아주 천천히 올려야합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담고 온도를 천천히 올리면 뜨거운지도 모르고 서서히 적응해서 죽어간다고하는데

그처럼, 소지도 천천히 적응시켜가면서 올려줍니다. 소성시간은 20시간으로 잡고 가마앞에서 20시간동안

가스압, 불의온도 등을 확인하면서 멍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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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게 1차소성 초벌을 끝낸 상태입니다. 사이즈는 전체적으로 5%정도 줄었구요, 꼬리부분이 좀 갈라졌고,

대체로 무사히 나온것같습니다. 작품이 크다보니 파손확률이 높아서 조마조마 했는데 잘나와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뒤쪽에 다른 학생들의 작품들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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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의 사진입니다. 입부분이 파손되었는데.. 저부분은 소성과정에서 파손이 아니라

소성전.. 가마에 넣는 과정에서 가마 벽에 부딛혀서 깨져버렸습니다.ㅠㅠ

실외로 나와서 이제 유약시유를 합니다. 기계적인 느낌을 내기위해서 전 붉은 계열과 철계열의 유약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재벌소성은 1250도 지만, 소성시간은 초벌과 비슷합니다.

온도는 더 높지만, 이놈이 한번 850도까지 견뎌봤기때문에 850도까지는 빠르게 올려도 괜찮습니다

850도부터 1250도까지 천천히 올려줍니다. 정말 1249도정도 되면 한시간에 1도가 오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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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도 2차 재벌소성을 마친상태입니다. 초벌때는 문제가없었는데, 재벌때는 금이 가는경우가 있어서

이곳저곳 꼼꼼히 살펴봅니다 공모전에선 파손부문에서 감점을 당할수 있기때문에 매우 신경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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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소성 에서 베이스를 검은 철유를 이용해서 시유한 후 소성했습니다. 중간부분 기계부분은

녹슨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붉은계열 유약과 철유의 비율을 맞춰서 표현해 보았습니다.

기계부분은 저상태로 그대로 두고 검은 부분에만 다시 테라 작업을 하고 3차 소성 준비를 합니다.

시유를 맞친후에 1150도로 소성해서 3차 소성을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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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는 고화도 유약을 이용해서 붉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계획은 3차소성으로 작품을 완성할

생각이었는데 색상이 너무 환하게 나와서 한번더 소성하기로 했습니다.

3차 소성후에는 찍은 사진이 이것밖에 없네요 ..

한번더 테라라는 유약 작업을 한 후에 4차소성하여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성형, 건조, 소성까지 총 3달간의 작업기간을 거쳐서 완성했으며,

이 예민한 친구가 어려운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나와서 교수님께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있네요ㅎ

밑에는 4차 소성을 마치고 완성 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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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색상도 마음에 들고, 기계 녹슨 부분도 표현이 잘된것같아서 만족했던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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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끝낸 후에 작년에 대한민국 도예 공모전에 출품했습니다!

그리고 4년간의 노력을 잘 마무리하고 졸업작품전을 멋지게 통과하여 졸업장을 따게 되었습니다.

방학동안 열심히 작업했었고, 4년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파손없이 잘 나와준 제 귀여운 야옹이한테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이즈는 높이 130정도에 가로가 얼굴부터 꼬리까지가 180정도 됩니다ㅎ 

주제가 도자기라서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으신 분들도 계실텐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부끄럽지만 공모전 결과는..

http://blog.daum.net/cera119/16116836

여기에 어느분이 포스팅해주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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