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버지와 몇번 낚시 이후에 갑자기 맛들려서 1주일에 한번은 매번 낚시하러 가는 초보입니다.
주로 다니는 곳은 인천 송도 LNG기지 쪽 망둥이 낚시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위치도 가까운 편이고 편하게 바람도 쐬고 잡히는것도 나쁘지 않아서 자주 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은 대부분 망둥이 그리고 간혹가다 숭어 농어도 잡히는데 거진 확률 희박합니다.
제가 낚시에 맛들린 이후로 친구녀석들에게도 술 말고 우리도 바람이나 쐬면서 손맛좀 느껴보자 하면서
꼬셔서 친구 한놈도 이미 낚시에 푹~ 빠졌습니다ㅎ
주로 낮 시간대 낚시를 다니다 오늘 친구넘이 갑자기 야간낚시 가보자고 해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항상 가던 곳에 자리 세팅하고 낚시를 하는데, 날씨는 약간 쌀쌀했지만 바람도 평소보다 덜 불고 조용하니
낮과는 다르게 운치있어 좋더군요.
평소에 한번 나가면 못해도 망둥이 10마리는 기본으로 잡고 요새 씨알도 큰넘들이 잘 잡히는 시기인지
오늘도 손맛한번 보자 기대했는데 왠걸 피래미 두마리 연달아 잡힌거 빼고 2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더군요. 밤이라서 안잡히는건지 오늘은 날이 아닌건지 친구녀석과 하염없이 기다리다
제 낚시대에 오랜만에 입질이 와서 챔질(챔질이 확 낚아채는거 맞는건가요?)후 당기는데 바닥에 찌가 걸린거 마냥
묵직 하더라구요. 물고기가 빠져나가려고 난리 부르스 추는 요동도 없고, 망둥이 꽤 큰걸 잡아도 이런 상황은 없었는데
당연히 바닥에 걸린지 알고 "에이씨 잡히라는 물고기는 안잡히고 바닥에 걸리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계속 당기는데
뭔가 바닥에 걸린것과는 다르게 뭔가 조금씩 낚시대에 느낌이 전해져 오더군요. 왠지 큰거 하나 걸린거 같아서
옆에 친구와 호들갑 떨면서 계속 당기는데 서서히 모습이 나타나는데 꽤 큰 물고기가 딸려 오더군요
망둥이만 잡는 곳에서 이런 손맛은 진짜.. 이맛에 낚시를 하는구나 새삼 기분 날라갈거 같더군요.
짜잔!!
낚시하시는 분들 대충 길이 가늠할 수 있도록 담배갑 놓던데 초보다 보니 그런 생각도 못했습니다;
길이는 대충 30cm 언저리 정도 됐습니다.
뭔 물고기지?? 하고 고민하고 나름 검색 해봤는데. 아는 어종이 별로 없다 보니 그냥 뭔지 몰라서
친구넘이랑 잡고나서 멀뚱멀뚱 보다 전에 요상한 물고기 한번 잡은적 있어서 찌를 빼려다 등지느러미에 찔리고
아버지가 그 생선 등지느러미 가시에 독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언뜻 생각나고.. 왠지 모르게 그 생선과 닮은거
같아서 등지느러미에 찔릴까봐 친구랑 수건으로 잡고 쑈하면서 어떻게 간신히 찌를 제거 했긴 했는데..
이 물고기 먹을수 있는건가?? 친구랑 고민하다 어차피 여기서 회 떠먹을 것도 아닌데 그냥 손맛만 봤다 생각하고
놔주자고 해서 저도 그냥 별 생각없이 다시 풀어주고 그 이후에 계속 입질 없길래 철수하고 친구녀석과 간단히
식사한 뒤 헤어졌습니다. 집에와서 계속 그게 무슨 물고기였을까 고민하다 갑자기 번뜩 전에 아버지와 가서
농어 새끼보다 약간 큰걸 잡은적이 있었는데 작아도 맛있으니 회 떠먹어야 된다고 집에와서 손질 후 먹는데 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생각나서
사진을 찾아보니 요놈하고 똑같이 생겨더군요..
저희가 잡은게 농어인줄 알았으면 어떻게 해서든 집에 가져왔을텐데.. 아부지도 사진 보시더니
망둥이 찌로 눈먼 농어 잡은것도 신기하지만 이만한 크기를 어떻게 이걸 다시 풀어줄 생각을 했냐면서 아쉬워 하시더군요.
"뭣 모르고 풀어줘 다시 자유의 몸이 된 눈먼 농어야.. 다음에도 한번 잡혀주렴.. 그땐 꼭 맛있게 회 떠줄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