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104:+:0-0:+::+::+::+::+::+::+::+::+::+:[IT] 김하나! 스팸 좀 그만보내 [스포츠투데이 2003-07-13 13:09:00]
희대의 ‘왕’ 스팸 메일러 ‘김하나’가 네티즌들을 울리고 있다. 대상 불문,소재 불문,제목 불문. 벌써 한 달째 같은 이름으로 수십억통의 스팸메일을 쏟아내고 있다.
‘김하나’가 인터넷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초순. ‘연예인 Sex씬 모음 카페’란 제목의 스팸을 D사이트 사용자들에게 살포하면서부터다. 신원미상의 이 인물은 이후 무료 웹메일인 D,F,S사이트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많게는 하루에도 한 사람에게 4,5통씩 한 달째 줄기차게 스팸을 발송 중이다.
은영이,선영이 등 여자이름을 내건 ‘오빠 나야’ 류의 스팸메일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김하나 스팸은 두 가지 면에서 다르다. 먼저 상당수 네티즌들이 “이젠 김하나란 세 글자만 봐도 무조건 메일을 지운다”고 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도 한 이름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
스팸 내용이 백과사전을 방불케 할 만큼 온갖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 ‘방 안에 들어서는 순간… 충격!!’ ‘정말 이쁜 것들의 라이브…’ 등 음란메일부터 ‘카드값 때문에 고민하신다구요’ ‘공인중개사 합격 100일 작전’ 등 제품 및 대출 광고,‘어제 집에 잘 들어갔지?’ 류의 위장메일까지 건드리지 않는 분야가 없다.
D사이트만 해도 전체 이용자 3,500만명 중 대부분이 김하나 스팸을 받은 것으로 볼 때 발송통수는 가볍게 수십억통을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워도 지워도 돌아서면 또 김하나”라고 호소하는 일부 피해자들은 “아마도 김하나 스팸이 1조통은 넘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팸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정원기 연구원은 “특정한 이름으로 스팸을 보내는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다양한 내용을 한꺼번에 보내는 스팸 메일러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스팸제왕 김하나 죽이기 카페’ ‘스팸메일 김하나 안티’ 등 안티카페까지 등장할 만큼 피해자들의 원성이 높지만 김하나 스팸은 여전히 줄기차게 밀려들고 있다. 이름은 똑같지만 발신자 메일주소가 수시로 바뀌는데다 발신자 IP도 허위로 조작,수신 거부나 스팸 차단기능을 비웃듯 우회하고 있다.
D사이트 메일 담당자는 “악성 스팸메일은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있지만 김하나처럼 IP가 조작된 경우 자체 추적이나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며 역부족임을 털어놨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스팸에 실린 광고주들을 조사해 김하나를 역추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