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아니고.. 팽이치기에 대한 추억..

조인호 작성일 03.09.01 19: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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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0-0:+::+::+::+::+::+::+::+::+::+:오늘 학교에 친구놈과 이런저런 수다떨다가 우연히 "팽이치기" 가 나왔다.
그때부터 나와 친구는 어릴적 추억의 바다로 빠져들었다.

내 나이 벌써 18살. 팽이를 처음 접하게 된건 5~6살때로 생각된다.
그 시절에는 "집에서 놀자!" 라고 해봤자 보드게임(부루마불), 돈있는 놈들은 슈퍼패미콤 게임..
컴퓨터? 그때 286이 나왔던가... 그래서 국민학교, 또는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동네 형,동생,친구들과 밖에서 하루죙일 노는게 일상생활이었다.
(요즘 초딩들도 밖에서 이러고 놀았으면 좋겠다. 얼마나 보기좋은가!)
그 당시 했던 놀이로는 얼음땡(또는 얼음물 이라고도 하죠),탈출,까치밥,깡통차기 등등..
하지만 그중에서 개인적으론 "팽이치기"가 단연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엔 밖에 돌아다니면서 어린이들은 많이 봤지만 팽이는 본적이 없다.
하지만 아는사람은 알것이다. 아버지 손을 붙잡고 문방구로 쫄래쫄래 따라가서
진열대에 나열된 팽이들을 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던 기분을...
아버지 손에 의해서 팽그르르 돌아가는 팽이를 보면서 느꼈던 기분을...
내 기억으론 팽이 돌리는 법을 마스터 하는데 5일정도 걸렸던것 같다.
처음으로 내손에 의해 돌아가는 팽이를 보는 기분이란.. 말로표현할수 없다.
그리고 왜 그랬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팽이심 을 콘크리트에 갈아준 기억이 있다.
서론은 이정도로 해두고.. 이제 내 기억속에 있는 팽이들이 대해서 말해보겠다.

팽이. 그당시 우리동네에선 3종류의 모델을 판매한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겉부분 스티커 처리를 제쳐두고..
첫번째로.. 88팽이! 과연 이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지..
팽이 윗부분에 88 이란 숫자와 올림픽 마크가 그려저 있어서 그렇게 불렀다.
색깔은 형광녹색, 또는 살색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가격이 저렴해서 널리 보편화되었다.

두번쨰로.. 쇠팽이! 소리나는대로 말하면 "쐬팽이" 크기는 88팽이보다 작은 편이다.
하지만 밑부분에 달린 심은 꽤 두꺼웠던걸로 기억한다. 재질은 이름그대로 쇳덩어리
줄 감는부분에 4~6개 정도의 홈이 있었다. 가격은 88팽이보다 약간 비쌌다.

세번째로.. 깡통팽이! 우리동네에선 "해바라기팽이" 라고 불렸다. 그 이유는 팽이 윗부분
즉,스티커 처리하는 부분에 별? 태양? 비슷한 기하학적인 무늬가 있어서 그렇게 불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스티커는 "프리즘" 이라고 불리며 레어아이템 축에 속했다 -ㅁ-)
크기는 셋중에 가장 컸지만 쇠팽이보단 가벼웠다. 지금 생각하면 재질이 대략
알루미늄합금 같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로 팽이판을 휩쓸었다. 가격은 가장 비쌌다.
하지만 찍기한번 당하면 뽀대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었다.

우리동네에선 이렇게 3종류의 모델을 팔았다.
이제부턴 팽이의 기술에 대해 기억나는대로 써보겠다.

처음 시작할땐 가위바위보를 한다. 진사람부터 먼저 돌린다. 너무 늦게 돌리면 다구리 당했다 -ㅁ-
게임의 목표는 간단하다. 무슨수를 써서라도 오래 살아남으면 승리.
하지만 거기서도 룰은 존재했으니.. 가위바위보를 하기전 언제나 이소리를 하는놈이 있다
"뚝심 없다!"
내가 팽이치기를 생각나게한 장본인이 바로 이 "뚝심" 이란 단어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 아.. 맞다!" 라고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럼 여기서 "뚝심" 은 무엇이냐. 그것은 공격을 하지 않고 혼자서 버티는걸 말한다.
한마디로 어부지리를 노리는 상당히 야비한 수법이라고 할수있다.
흠.. 공격 얘기가 나왔으니 공격기술에 대해서 아는대로 말하겠다.
가장 간단한 공격이 "옆치기"
팽이를 날리면서 팽이줄을 살짝 잡아당기면 팽이가 공중에서 앞으로 갔다가 뒤로 온다.
그때 그 뒤로 오는 순간에 필드에 있는 팽이를 공격하는것이다.
기술을 구사하긴 쉽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 다음 공격이 "찍기" 다.
찍기를 할려면 애시당초 팽이줄을 감을때 왼쪽으로 감는다. 그다음 팽이를 쥔 손을
크게 스윙하면서 내려 찍는 느낌으로 팽이를 돌린다. 내가 이 "찍기" 를 배울려고
친구한테 100원짜리 "안타왕 - 포도맛" 쮸쮸바를 사준 기억이 있다.
이 찍기를 쓸떄 주의해야할점은 너무 세게 내려 찍으면 심이 날라간다는 것이다.
나도 찍기 연습하다가 3~4개정도는 심을 박살낸걸로 기억한다.
찍기응용 기술중에는 "십자찍기" 라고 팽이줄을 십자가 모양으로 얼기설기 엮어서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줄감는 것만 멋있고 위력은 하나도 없었다.
또 다른 응용기술로는 "스카이 찍기" 팽이를 밑으로 돌리지 않고 약 52도 정도 위로 날린다.
하지만 정확도가 "옆치기" 보다 떨어지므로 자주 이용하진 않았다.
공격기술은 이정도로 됬고.. 이젠 리커버리 기술을 말하겠다.
리커버리 기술도 크게 2분류로 나뉜다.
한개는 팽이줄로 살리는 방법. 말로 표현하기 힘드니 패스한다.
두번쨰로는 도구를 이용해서 살리는 방법.
가장 보편적인게 얼룩말무늬슬리퍼(-ㅁ-)를 이용한다.
하지만 동네 고수형들은 신발깔창을 이용했다.

기술편도 이정도로 마무리 짓겠다.  이젠 변칙경기를 말해보고자 한다.
변칙경기는 기억나는게 1가지 밖에 없다. 다른동네에선 어떻게 불렸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에선 "도끼찍기" 라고 불렸다. 일단 가위바위보를 한다.
진사람은 근처 맨홀 구멍에 팽이를 걸쳐 놓는다.(맨홀구멍이 작아서 팽이 윗부분은 그대로 나타난다.) 그다음에 이긴순서 대로 팽이줄 없이 그냥 손으로 던져서 찍는다.
한마디로 팽이 박살내기 게임이라고 해야될까. -ㅁ-
어렸을때 이 게임을 했다가 애지중지하던 88팽이 꼭지부분(여기 없으면 팽이줄 못감는다.-ㅁ-)
이 박살이나서 훌쩍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줄....
줄 재질은 거의 똑같았다. 색깔은 각양 각색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멋있는 줄이 있었으니..
그 줄의 이름은 "회오리줄" 이었다. 팽이에 줄을 감으면 줄에 있는 줄무의들이 이어지면서
회오리 모양이 나타나서 그렇게 불렸다. 그 줄을 구할려고 평소엔 줄긋는 자인데 손에 탁!
하고 부딧히면 팔찌로 되는(이름은 모름 -ㅁ- 요술팔찌 였던가) 것과 바꾼적이 있다...

요즘 컴퓨터와 온라인 게임이 난무하다보니 이런 정겨운 놀이가 많이 없어진듯 하다.
비오는날 낮 2시부터 밤 10시까지 얼음땡 해봤는가?
동네 형들하고 부모님한테 혼날때 까지 놀아봤는가?
난 그때 만난 형들을 아직도 만나고있다.
하지만 그때 우리들의 아지트 였던 어느 아파트의 작은 놀이터가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해있다...
그떈 공터도 많아서 여름밤이면 불꽃놀이로 밤을 지새운적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엔 피리탄 잘못쏘면 신고당하는 삭막한 세상이다.
물론 기술개발이 중요하고 GDP를 올리는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에게 있어서 정작 중요한게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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