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공장 견학기

유 나 작성일 03.09.20 11: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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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0-0:+::+::+::+::+::+::+::+::+::+:때는 호창한 어느 봄날...

모대학 화공과 1학년 신입생들과 복학생들은 설레이는마음으로

공업센터 건물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그들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오비맥주 공장` 견학의 날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어느덧 회사에서 보내준 버스가 도착하고...

50여명의 학생들은 빽빽히 자리를 채웠고. 일부는서서가기까지

했습니다. (어떠한 강의 보다도 높은 출석율...)

버스는 서울-이천간 산업 도로를 지나... 한시간 남짓 걸려서

이천의 오비 맥주 공장에 도착했습니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 돌며 견학하는 시간은 한시간도안걸렸지만

그 시간에도 모두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으니...

그 콩밭은... 마지막에 있을 `시음 행사`였습니다...


라운지에서 이쁜 아가씨가 설명을 합니다...

"이곳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생산되는 가장 맛있는 생맥주를

최적의 상태에서 드실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달랑 10분...

주어진 안주는 달랑 새우깡...(무한히 제공...)

누군가 질문했습니다...

"얼마나 마셔도 되나요?"

아가씨는 미소를 한껏 머금으며 답했습니다...

"10분동안 드실 수 있는 만큼 얼마든지! 드셔도 되요..."

"와!!!! 와!!! 이야!!! (축제 분위기...)"

"그럼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아가씨의 말이 끝나기무섭게술에 굶주려 있던

50여명의학생들은/....

개떼같이 몰려 들어 탁자 위에 놓인 500cc잔을 들고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크~아! 진짜 맛있다!!!"

"끝~~~내준다!!! (벌컥 벌컥)"

"말시키지마! 시간 없어 (쭈우욱~~~)"


그랬습니다. 그땐... 맥주 한병 1000원 하던 시절...

그 돈이 없어서 우리의

선배들은 줄창 쐬주만 먹였습니다...

어쩌다 쐬주를 한바가지 정도 먹고도

살아남은 자들만이 맥주 한잔의 성은에 눈물을

흘리던 그런 시대였죠...

그런 그들의 눈 앞에... 지금... 방금 만들어 최적의

온도에서 보관하고 있는

황금색 생맥주의 바다가 펼쳐 졌으니... 한 모금이라도

더 먹으러 아수라장이 되는건 당연했습니다...


폭풍 같았던 10분의 시간이 지나고...

안내 아가씨의 재촉 속에 모두 아쉬운 마음으로

일어 섰습니다...

일행중 술 안먹는 놈 빼고... (왜 따라 왔을까?)

가장 적게 먹은 사람은 4잔, 2000cc!!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은 8잔, 4000cc!!!

일부는 알딸딸한 가운데서도 차에 타기전에 화장실에들렀습니다

"야!! 삼천 마셨는데 오줌은 별로 안나온다... 히히..."

비극의 전주곡이였습니다... 그들이 마신 맥주는

그 때쯤 신나게 위장을 지나고

있었으니까요...

다들 휘청거리면서 차에 올랐습니다...

기사아저씨가 한 말씀 하시더군요...

"학생들!! 가는 도중에는 절대 안쉬니까 어여 화장실

빨리들 다녀와!!"

다들 웃어 넘겼습니다...

"괜찮아요!!!!"

버스는 조용히 출발했고 한잔씩 걸친 분위기는

화기 애애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15분 정도 지나자... 조금씩 차 안이 조용해 졌으며...

이따금 버스가 덜컹 거릴때는 여기저기서 `흐헉!`

이라는 괴 신음이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0분쯤 지나자 드디어 모두 이상 신호를 감지 했습니다...

"헉! 나... 나... 못참겠어... 어헉!!"

"마..말..말시키지마... 긴장..아악! 풀려...아아악!!"

"...... 니...니네들은... 말... 할...힘..있냐..."

입으로 들어간 술이 어디 가겠습니까... ㅜ.ㅜ

첫 15분동안 술기운에 화기 애애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버스안에는 정적이 흘렀고... 이따금씩 비명 소리만

울려 퍼졌습니다...

"윤호형? 왜이래? 야!! 여기봐! 윤호형이 이상해!!!"

3500cc를 마신 복학생 윤호형님은 ....

이미 눈동자가 풀리고 탈진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은 바로 정신력...

마비상태에 빠진 윤호형을 주물러 주려던

한명은 실수로 아랫배를 눌렀다가

바로 호되게 한방 맞았습니다...


한편... 버스는...

이천에서 서울로 퇴근하는 차량속에서

거북이 걸음하고 있었습니다...


한시간째...

이제 절반도 오지 못한 상황...

긴급히 선임된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명 말빨파ㅡ.ㅡ

기사 아저씨에게 갔습니다...

(그의 걸음 걸이도 처절했습니다...)

"아..아..아저씨... 도..도저히... 좀... 세워..주..세요..."

"아! 안된다니까!! 왜이려!! 그래서 얘기했잖여!!! 안돼!!!"

(그순간 그는 `살의`를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머리속에는

기사 아저씨 목을 조르기 위해 힘을 사용하면 괄약근의

힘이 빠질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그를 진정시켰습니다...)

상황이 이리되자... 각자 자구책들을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땀을 흘려서 내 보낸다는 녀석도 있었고...

(몸을 움직일수록묵직해지는압박감에 더 괴로워만 졌습니다)

조금씩 싸서 말린다는 참신한 생각을 한 녀석도 있었고...

(하지만과연 조금만 내보낼 수 있을지 확신이서지는 않았답다)

잠을 자서 잊어 버린다는 현실 도피파도 있었으며...

(마지막까지 잠을 잘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곳(?)을 눌러서 참아 본다는 실용주의자도 있었습니다...

(누를 수록 결국 조금씩 더 자극이 누적된다는 결론을 얻었죠...)

하지만 버스가 급제동을 걸때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소리쳤습니다...

"으아악!!"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일 수록 느슨해지는 괄약근의 피로도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모두들 한계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며 등에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맨 뒷자리 부근에서 환성이 들렸습니다...

"정말 1초가 급한 사람만 선착순 다섯명!!"

그 비장의 무기는... 바로... 검은 비닐 봉지 였습니다...

슈퍼 마켓에서 흔히 주는 평범한 비닐 봉지...

가장 많이 마신 다섯명은... 버스 뒷자리에서... 조용히...

비닐 봉지에 `호스`를 대고... 배출을 시작했습니다...

(그날 모두들 하찮은 사물이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깨닫음의 물을 흘렸다 합니다...)

잠시후...

팽팽해진 비닐 봉지는 꼭대기까지 찰랑찰랑 했고...

그 중에서 그 봉지를 들고 있는 놈의 표정에는

처리에 대한 걱정으로 어두운 빛이 흘렀습니다...

음흉한 눈빛을 교환한 그들...

곧... 조용히 뒷자리 창문이 열렸습니다...

"빨랑 던져!!!"

"슉~~~"

경쾌하게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검은 비닐봉지는...

마주오던 승용차의 앞유리창에 정확하게 떨어졌습니다...

(명복을...) ㅡㅡ;;

하지만 안면을 몰수한 그들...

오로지 세상 최고의 행복감에 빠진 모습뿐이였으나....

그것도 잠시뿐... 남보다 두배는 더 마신 사람들이였기에...

30분 후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고통을 다시느끼고있었니다


"차라리.차라리 싸버리면 이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 허헉!!"

"약한모습!! 그럴거면 아까 쌌지!! 좀만 참아 친구야!! 아악!"

너무나 강한 대자연의 본능과 맞서 싸우는 우리의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은 조금씩 약해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야!! 서울이다!! 서울!!!"

누군가의 외침이 모두에게 희망을 주었고.... 그러나...

제발 아무데나 내려 달라는 우리의 마지막 간청을

기사 아저씨는 끝까지 외면 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혼난단 말여!!"

(그는 새디스트였을까요?)


이윽고... 고통속의 두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하차 지점인 을지로 1가의 어느 빌딩 앞에 드디어 차가

도착했습니다...

차가 채 서기도 전에 문에는 나가려는 놈들로 버글버글했고...

문이 열리자... 50여명의 초췌한 몰골의 젊은이들이이를 악물고

몰려 나와 바로 앞 빌딩의 화장실을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스팀팩 사용한 마린 러쉬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한줄 러쉬의

장관을 연출한 그들의 발걸음은 놀라왔습니다...

보폭은 최대한 좁게... 하지만 걸음은 빠르게...

걸음은 최대한 빠르게... 몸의 출렁임은 가능한 적게...

건물에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경비아저씨는

아무 말 없이 손가락으로 화장실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우루루루루...

4개의 소변기... 4개의 칸막이에는 인간들이 꽉 차서

몇 리터씩을 쏟아 붇고 있었고...

화장실 안은 순식간에 찌리리한 묘한 냄새와 피어오르는

하얀 수증기... 그리고 안도의 한숨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미쳐 자리를 잡지 못한 모학생이 세면대를 움켜

잡고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놔!! 말리지 말란 말야!! 아아아악!!!"

그 후... 다음 견학팀은 빈 페트병을 지참했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가... (ㅡ.ㅡ;)


PS : 지나친 음주는 여러모로 해롭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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