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104:+::+::+::+::+::+::+::+::+::+::+:내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를 다시는 세상에 알리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건만, 방귀도 영원히 참기는 어려운 법-ㅅ-; 지나간 "추억"을 모티브로 글을 쓰다보니, 나에겐 절대로 피해 갈 수없는 이야기가 바로 "공작사냥" 이었다-_-; 물론 정상적인 이야기는 아니다..-_-;;
95년이던가?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준비하던 2월. 그렇다. 나는 영계를 찾아 헤메는 예비복학생이었던 것이다..-_-; 지금은 사라졌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예비대학"이라는 것이 있어서 입학을 몇달앞둔 새내기들과 선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펼쳐질 캠퍼스의 다양한 학문생활-_-;과 이땅의 현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_-; ....우...우끼지 말라고-_-? 흠..흠-_-; 어쨌든 있었다-_-;;
학교가 대구쪽인지라 1박2일 일정으로 떠나는 예비대학의 장소로는 주로 가까운 수련원이 선택되었는데, 그해 예비대학 장소는 경주의 수련원이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날 밤 술자리에서 시작되는데...
"....잔 비었다. 씨밸름아..-_-;"
"술이 많이 취했네요, 형. 이제 그만 자지..-_-;요?"
"씨밸름이-0-/"
"술 받아요-_-;;;"
군대제대하고 몇달되지 않은지라 아는 사람도 별로 없던 나는, 역시 복학생선배인 정식이형하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선배님들 일루와요. 저희들이랑 같이 한잔해요. 발그레~ *^^*"
"어..어 그래...-_-;;; 금방 갈께..선배들끼리 할 얘기가 있어서..-_-;"
할 얘기는 개뿔-_-;; 그 당시에만 해도 나는 부끄럼을 엄청타는 내성적인 아이였고, 정식이형은 여자근처에도 못가는 소심쟁이였다..-_-;;;
"잔 비웠다. 씨밸름아..-_-;"
"형..진짜 그만 먹어요. 술 취한 것 같은데..."
"오....서.....엉..아....-_-;;"
테이프 늘어진 소리로 나를 부르던 정식이형은 한참동안 소주잔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들어 자애로움이 넘치는 그윽한 눈으로-_-;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느끼했다..-_-;;
"너...뭐 먹고 싶은거 없냐? 이 선배가 다 사주께."
술취한 것이 확실했다.-_-;; 평소 마지막 돗대 한개피까지도 매정하게 뽀려가던 정식이형..-_-; 소주한잔하자며 자취방에 찾아와, 옷장뒤에 숨겨둔 소주반병까지 찾아내서 기어이 마지막 한방울까지 먹고가던 정식이형이 아니던가?-_-;; 상태가 더 심해지기 전에 어떡해든 재워야 했다.
"자라고 말만하면 계속 욕만 해대니..-_-;; 어짜까나..-_-?.."
"함께 가으~자 우리 이~~~~~기일을~~~~~~~~~ 아싸~ -0-;;"
"까르르~~~~~~저 선배 너무 재밌다~ *^^*"
복학생 망신이었다..-_-;; 이미 정식이형의 술꼬장은 시작이 되고 말았지만-_-; 아무도 감히 구렛나루를 턱까지 기른 산적 하나를 말리지 못했다..-_-;; 결국 일은 서서히 준비되고 있었는데...
"형...나 말이야..-_-;;"
"어..왜?-0-; 먹고 싶은게 뭔데? 말만 해-0-;;"
"나...왠만한 고기는 다 먹어 봤는데 공작고기는 한번도 못 먹어 봤걸랑?-_-;;"
"고...공...작고기?-_-;;;;;;;;;;;;"
낄낄....-_-;;
그랬다. 수련원입구에는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동물들이 몇마리 있었는데.. 원숭이..토끼...곰...공작...들이 우리에 있었다. 간이동물원이었던 셈이다.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는 모르지만-_-;; 어쨌든 나는 정식이형을 당황스럽게 하는데 꽤나 성공하였고..;;
"음...그랬었군...알았다...-_-;;;;;;"
"빨리 공작 잡아줘, 형-_-;;"
"걍..소주나 한잔 더하면 안될까?-_-;;;"
"소원이야...-_-;;"
"음...아..알았어...기다려봐...화장실부터 갔다오고....-_-;;;;;;;"
정식이형이 엉거주춤하게 방을 나간 뒤, 나도 예전같지 않은 체력에 몇 잔 더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은 그때 터졌다.
"야..씨밸름아..빨리 일어나..-_-;;"
"누..누구야? 헉.....-_-;;"
눈을 떠보니...시커먼 어둠속에 왠 구렛나루를 턱까지 기른 산적 하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_-;;
"혀..형..안자고 뭐해? 다들 자는데..?-_-;;"
"씨밸름아..공작잡아 달라며? -_-;;"
"헉..-_-;; 그...그걸 진짜..잡았어?-_-;;"
"낄낄...내가 누구냐..따라와봐-_-;;"
"-_-;;;;;;;"
잠시후... 숙소담벼락 밑에서 나는 입을 하마같이 벌린채 기겁을 하고 말았는데..;;
"끄어어어억-0-;; 이..이게 뭐야?-_-;;"
"흐흐..-_-;; 뭐긴 뭐야 씨밸름..공작이지-_-;;"
정식이형의 쌕안에서 분명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_-;;;
"근데 ...씨발...저놈 잡다가 죽을뻔했어-_-;;;"
"왜?-_-;"
"그게 말이야...-_-;;"
정식이형이 하는 이야기는 대충 이러했다. ...후배녀석 소원이라는데...안 들어줄 수는 없고....결국 의리의 사나이 정식이형은 쌕을 들고 어둠속으로 나섰다한다. 동물우리는 수련원 입구에 있었고, 대충 낮에 봐뒀던지라...능숙하고도 숙련된 솜씨로 일을 처리할 수 있었는데....동물 우리가 자물쇠로 잠겨있지 않고 아주 굵은 철사로 칭칭 동여매어 놓아서 풀기가 꽤나 힘들었다고 한다.-_-;
그런데...그놈의 술이 왠수지..술이 만땅이 되서 정신이 하나도 없던 이 양반이 동물들의 배치순서를 까먹어서-_-; 곰우리를 열고 앉았으니... 이거 환장할 노릇이었다.-_-;;;
철사가 너무 억세게 묶여 있어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볼 틈도 없었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억지로 억지로 철사를 다 풀었을 찰라, 정식이형은 별 이상한 놈 다 보겠다는 듯이 자기를 내려다보는 한 짐승과 눈이 마주쳤으니-_-;; 그렇다...곰이었다.-_-;;;
"꺼..어어어억...-0-;;;;;"
....상상해보라... 컴컴한 어둠속에서 열린 우리를 덜덜떨리는 손으로 누르고 있는 구렛나루 산적과-_-;;;....세상에서 가장 간뎅이 부은 산적을 자애로운 눈길로 내려다보는 곰..-_-;;;
곰은 서서히 정식이 형에게로 다가왔고...정식이형은 갑자기 어디서 그런 울트라초특급파워액션이 나왔는지..번개같이 철사로 다시 문을 감아 놓았다고 한다..-_-;;
(정식이형 왈 : 씨발 먹은 술이 다 깨더라..-_-;;)
아...그런데 우리의 정식이형...또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_-;;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기겁을 하고는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가고도 남았을 것인데... 우리의 정식이형은-_-;;; 바로 옆의 공작우리를 다시 열고 있지 않은가?-_-;;; 결국 이번에는 철사를 다 푸는데 성공했고, 암놈과 수놈...두마리 공작을 앞에 두고 정식이형은 고민에 빠졌고..
"씨발...어느 놈을 데려갈까-_-;; 수놈? 저놈은 털-_-;; 이 너무 많아.... 역시 암놈이다-_-; "
공작하면 우리는 찬란한 날개짓을 하는 숫놈을 떠올리게 된다.
고로..그만큼 털이 많다는 얘기다..-_-;; 정식이형은 가지고 간 쌕에 암놈을 냉큼 잡아 집어넣고 다시 문을 철사로 친절히 잠궈놓은 채 유유히 돌아와 나를 깨웠던 것이다..-_-;;
"혀..형...그거 진짜 가지고 갈꺼야? 학교까지?-_-;;"
"당연하지..씨밸롬아..어떻게해서 잡은건데.."
"하긴..곰한테 잡혀 죽을뻔 했으니...그래도..-_-;;; 걸리면 조때자나..-_-?"
"씨밸롬이 재섭는 소리 골라서 하고자빠졌네..걸리긴 왜걸려-0-;;"
".....누가 가방속에 꿈틀거리는 걸보고 뭐냐고 물으면 어떡할건데?-_-;;"
"닭이라고 하면 되지-0-;;"
닭...-_-;;;;;;;;;;;;;;;;;;;;;
"이렇게 모가지가 긴 닭이 어디있어-_-;;;;;;;;;;;;;;;?"
"그렇군..-_-;;;;"
정식이형은 모가지..란 세글자때문에 깊은 딜레마에 빠진듯했다..-_-;;;
한참동안 둘은 말이 없었고...이윽고 먼저 침묵을 깬것은 산적이었다..-_-;;
"방법이 있다..-_-;;;"
"뭐?-_-;;"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이니 말리지 마라...-_-;;"
"뭔데..-_-?"
"닭처럼 모가지를 자른다-_-;;;"
-_-;;;;;;;;;;;;;;;;;;;;;;;;
닭처럼 모가지를 짧게 자른다는 형의 말..;; 참으로 기발한 생각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오...그것은 정말 닭살돋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_-;;
"갔다올께..-_-;;"
"혀..형...진짜 할꺼야?-_-;;"
"너는 비밀만 지키면 된다...-_-+"
날이 밝았고...-_-;; 거사는 성공(?)했다...-_-;; 학교로 돌아왔고...-_-;;; 닭으로 가장한 공작은 공작도리탕-_-;;이 되었다. (내용이 점점 임펙트하고 하드보일드 해진다-_-;;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가실 분은 나가셔도 좋다-_-;; 다 읽고 딴 소리하기 없기다-_-;;)
"혀..형...맛있나?-_-;;;;;;;"
"지긴다..캬..-_-;=b"
지..짐승..-_-;;
나는 그런 눈빛으로 정식이형을 바라보았지만...잠시후 국물맛을 본 후에 생각은 180도 바꼈다.-_-;;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지..-_-;;;;;;;;"
기름기가 전혀 없는 담백한 국물과 살코기-_-;; 식어도 기름기가 전혀 뜨지 않아요 *-0-*..(무슨 케이블방송 광고같군..-_-;;)
정말 그러했다. 2월이면 겨울이었는데 며칠을 두고 먹어도-_-; 신기하게도 공작도리탕-_-은 기름기가 전혀 뜨지 않았다-_-; 신기했다. 맛? 죽음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왜 칠면조는 먹으면서 이렇게 맛있는 공작고기는 먹지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