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글. 좀 길어요

only15 작성일 04.12.19 0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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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 천사의 선물! 그리고 불알친구의 선물!





고 3때.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나면..

그동안 모아왔던 돈을 들고...

항상 친구와 함께 이대입구(이화여대)로 옷을 사러 다녔다.


내가 비자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날엔..

함께 따라다니며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역할을 해준 친구에게

티셔츠 한 장을 사주는 선행을 베풀었고,

어쩌다 돈이 없는 날은 친구를 쫄레쫄레 따라다니면서

굽신굽신 거리며 티셔츠 한 장이라도 얻어내려고 바빴다.



오늘도 친구와 함께 이화여대 앞에서 아이쇼핑을 즐기고 있고..

오늘은..



내가 돈 없는 날이다. --;;



그러나..

저번에 내가 이녀석한테 위, 아래로 옷 한 벌 사줬으니

나도 오늘만큼은 좀 큰 기대를 하고 녀석과

함께 관광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친구: 야! 저 옷 멋지지 않냐?


이대리: 우아~ 별로 멋진데~ ^^


친구: 개 새끼님.... 멋지다는 거야.. 안 멋지다는 거야.. -_-


이대리: 하나도 결코 멋지다는 소리야. ^^


친구: 미친 1인분. -_-




친구는 밖에 진열되어 있는 옷들을 하나씩

걸쳐보았고

난,

늘 예행연습 해왔던 대로..

친구의 모습을 보며

점수를 매겨주어야 했다.




잠시 후..

친구는 옷을 무더기로 사가지고 쇼핑백을 잔뜩 들고 나왔고

나에게 쇼핑백을 한가득 내밀었다.



(지금부터 매끄러운 진행과 친구의 존엄성을 살려 이름을 가명으로 집어넣겠다)



대식: 무겁다. 이거 좀 들어라.


이대리: 손에 깁스했냐? 니가 들어~


대식: 씨불~ 뭐 하나 사주려고 했더니..
갑자기 김 팍 세버리네!!!




녀석의 손에 들린..

쇼핑백들을 잽싸게 가로챘다.



이대리: 칭구! 다음 코스로 가자구! ^_^/


대식: -_-





오늘만큼은 반드시 구두를 하나 건져서 돌아가야겠다는 일념하에

녀석의 꼬봉처럼 쫄레쫄레 따라다니며

온갖 아부와 아양을 고도의 테크닉으로 떨어댔다.

구두 하나에 무너지는 내 자신이

좀 비참하긴 했지만

춥고 배고프고 힘들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_-




난, 계속해서..

20세기 최첨단 아부정신을 선보였고,

놈은 지가 왕이라도 된 듯 어깨에 힘을 빠득 주며

날 종처럼 부려댔다.




대식: 아.. 목마르다. 가서 콜라 두 개만 사와라.




쿠쿵! -_-!!



이대리: 쓰박! 보자보자하니까 너무하네...
내가 니 종이냐? 닌 발도 없어?
오늘 돈 좀 있다고 뻐기는거야? 응!! -_-!




이렇게 말하면 구두와는 영영 안녕이야. -_-;




이대리: 어떤 걸로 사올까? 펩시? 코카? ^^a


대식: 아무거나 사 와. 남는 걸로 너 먹고싶은 거 사먹고.




쓰박색히! -_-

돈 좀 있다구해서 갈수록 건방짐이

상승하다 못해 추락하는 구나.



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에..

잽싸게 책가방에 있는 두껍고 빳빳한 공책 한 권을 꺼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친구의 싸대기 앞으로 날려댔다.






이대리: 훨훨~~ 어때? 시원하지? 땀이 금방 식어버리지 않아?
금방 사올 테니까... 이걸로 땀 좀 식히고 있어. 알았지? 훨훨~ \(^∇^\)




-_-!




이런 식으로..

나의 비참함은 2시간 넘게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달려댔고

녀석은..

돈이 없어 매달릴 수밖에 없는 나의 자존심을

갈기갈기 난도질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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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1.


대식: 야. 들어가서 이 옷 얼만지 좀 물어보고 와.

이대리: -_-

대식: 왜, 싫어? 아... 오늘 돈 좀 들고 왔는데..

이대리: 아줌마~ 이 옷 엄~마예요? ^0^




☆ 사례2.


대식: 이 옷은 좀 비싸네. 너가 좀 깎아봐라.
반띵처리 해줄게.

이대리: -_-!

대식: 잘하면... 너가 사고싶은 거 두 개정도는 사 줄 수도...

이대리: 아줌마 이거 왜 이리 비싸요!!!
옆집에선 만 팔천원에 파는 거라구요!!
안 깎아주면 불매운동할테니 알아서 하라구요!! (`へ´)
==========================================================





이런 식으로..

놈의 비위를 맞춰줘야 했고

녀석의 만행은 멈추질 않고 계속되었다.


난..

점점 끓어오르는 분노에...

길거리에 있는 허리띠로 놈의 목을 졸라버리려고

잡았다 놨다, 잡았다 놨다를 반복했다. -_-



허리띠집 아줌마: 학생! 사지도 안을거면서 왜 자꾸 만지고
지랄 난리 법썩 호들갑이지?!



-_-





아무튼...

이화여대 앞을 몇시간 동안 방황하면서..

녀석의 짐꾼과 심부름꾼이 되어야 했고..

지금까지 내 봉사의 대가로 구두 하나 못 얻어낸다는 것은

분명한 노동착취라 생각하고서..


난..

꼭!!!! x10000000

구두를 얻어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이렇게까지 구두를 얻어내려하는 이유가 다 있다.

이 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은 것 랭킹 1위가 구두였기 때문이다.

이유는...

미팅을 나갈 때, 나도 남들처럼 광 뻔질나게 나는

구두를 단정히 신고 나가고 싶었고..

또..

그 당시에..

케쥬얼 정장, 차이나 정장이 유행이었는데

정장에 운동화를 신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집에 구두가 한켤레도 없었던 건 아니다.

딱! 한 켤레=_=; 있었는데..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받은 구두인지라

굽도 다 닳고 갈라진 곳도 많아 완전 걸레나 다름없었고

그 구두를 신고 걸어다니면

불안정하게 생긴 구두굽때문에

미끄러지거나 자빠지거나 하는 일들도 많았다.




암튼..

옷, 오토바이, 카메라, MC스퀘어, 성인--;;잡지....

이런 것보다..

때깔스럽게 광나는 구두...

아니.. 굽 멀쩡한 구두 하나가 절실히 필요했다.

구두랑 발바닥이랑 포옹해보고 싶은게

작은 소원이자.... 바램이었다. -_-




그런데..

지금까지의 관습으로 보면..

솔직히 구두를 얻어내는 것이 좀 무리였다.

열심히 따라다니면...

만원 정도의 티셔츠 한 장이나..

허리띠나.. 가방정도는 충분히

얻어낼 수 있지만..

최하 3만원은 줘야 하는 구두는

좀... --;;






그런 만큼...

난...

놈에게 끝까지 쫀득쫀득한 아부를 떨어야했고

놈이 무슨 만행을 저질러도 웃음으로 인내해야 했다.



그렇게...

자존심까지 짓밟아가며 열심히 노력했으니..

분명 구두를 얻어낼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들었고

마침..

구두집이 앞에 보여

녀석의 마음을 한 스푼 떠보기 위해 물었다.




이대리: 어라? 상콤한 구두 많이 나왔네?
우리 같이 들어가서 신어볼까? (*^o^*)


대식: 난 집에 구두 잔뜩 있어. 신어 보고 와.



쓰박색히! 유인술에 안 자빠지는 구나. -_-



이대리: 참.. 아까 너가 산 청바지에..
저 구두 신으면 캡숑 잘 어울리고 멋질것 같은데...
아마 여고딩들 10명정도 쓰러뜨??건 누워서 떡먹고
후식으로 사라다 먹는 일일걸? ^^


대식: 힙합바지에 구두가 어울리냐? 븅~!



-_-!



이대리: 앗!! 너 저번에 입었던 정장이랑은 무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한쌍의 바퀴벌레보다 더 잘 어울릴걸? 하하.. ^0^


대식: 그거 형꺼야. -_-




쓰박! 학교 옥상에서 언젠가 밀어버려야 할 색히!

형도 없는 색히가 형을 팔아먹다니!! -_-!




이녀석도 좀 눈치가 빠른 놈이라...

쉽게 넘어오질 않았다.

괜히 들어갔다가...

내꺼까지 사줘야 될지 모르는 상황을

녀석도 눈치까고 있는 것이었다.

더이상 나의 팬티엄 4급 잔대가리가 먹혀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막나가자는 심정으로 구두집으로 혼자 숑~ 들어가버렸다.

이렇게 들어가버리면 놈도 어쩔 수 없이 들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씹새는...

죽어도 같이 안 들어가겠다는 심리를 보여주기 위해

교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두집 앞에서

줄담배를 뻑뻑 펴대며.. (ㅡ.-)す~ 후~~

내가 나올 때 까지 담배 릴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63빌딩 옥상에서 밀어버려야 할 색히! -_-




난,

어쩔 수 없이

교활한 작전으로 맞서야 했고

구두가게 아저씨한테 친구를 가리키며 속닥속닥 말했다.




이대리: 아저씨, 저 친구가 걸어다니는 한국은행이거든요.
그러니까 쟤 좀 끌고와 주세요. (+-_-)-☞



아저씨는

회심의 미소를 쓰윽 날리더니...

녀석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학생!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하고 있어.
부담갖지 말고 어여 들어와~ ^0^/



그러나 녀석의 치사빤스틱한 고집은 대단했다.



친구: 전.. 구두냄새만 맡으면 눈동자에도 알레르기가 생기거든요. -_-


아저씨: ...... 0_0 (할 말을 잃음)




녀석의 완강한 고집에 난,

다음 작전을 써야했다.



이대리: 아저씨, 여긴 어두워서 잘 안보이니까,
밖에 나가서 신어볼게요. ^^;



그러면서..

구두를 손에 잔뜩 쥐고는 친구가 서있는 곳까지 갔다.

아저씨는 거울을 들고 날 따라나왔고... --;;




녀석은....

또다시 치사빤쓰한 뻔뻔스러움으로 고개를 휙 돌려

지나다니는 여고생들을 바라봤고,

난....

그런 녀석이 들으라 큰소리로 외치며 구두를 번갈아가며 신어댔다.




이대리: 와~~! 이 구두 나한테 와장창창 잘 어울리네.
하핫! 가격도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고 말야.
친구한테 선물하기 딱 좋은 부담없는 가격인걸? 아하하!! ^0^


대식: ......... -.-a (귀 후비는 중..)




사우디아라비아 선진국 될때까지 패도 시원찮을 색히.. -_-!

분노게이지가 만땅을 채우는구나.




이대리: 와~ 이 구두는 완전 신데렐라 구두랑 커플구두 같은데? 죽인다~!!
하핫! 내 생일날 생일선물로 받으면 아주 안성맞춤이겠는걸? ^0^ 찌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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