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걸은 죽었다 - 2

뾁뾁뾁뾁뾁 작성일 05.05.06 16: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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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본드걸은 죽었다 - 2












-얼짱??-











편의점에 들어와서는 난데 없이 술과 담배를 팔라고 소리치는 여고생 둘.

그런 그녀들을 어이없게 바라보는 나.

그리고 편의점 밖에서 날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인상 험한 남학생 넷..

게다가 그 남학생들은 내가 나왔던 성x 공고 학생들-_-;;



앞으로 펼쳐질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자면..

내가 이 여고생 둘 에게 술과 담배를 팔지 않을시,

여고생들은 밖에 서 있는 남학생 넷에게 싸인을 보내고

싸인을 받은 남학생 넷은 편의점 안으로 들어와서는 나에게

"이봐요.형씨.좋게 말할때 그냥 팔지요?" 라고 말할테지?



그건 정말이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 될시의 상황이다.-_-

일단 내가 몇년이나 더 살아봤으니..좋게 타일러보자.

난 조용한 목소리로 그녀들을 타일렀다.




"나도 고등학교때 술 담배 다 해봐서 아는데 너희들 마음 이해하거든?하지만.."




사자머리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인상을 찌푸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아 아저씨 진짜 말 많다!우리 지금 존나 바쁘거든요?빨리 계산이나 해주죠?"




사자머리는 나와 대화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귀찮은 듯 하다.




"다시 말하지만 술과 담배는 절대 못 판다.저기 보이지?CCTV돌아 가고 있거든?
솔직히 늬들이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라.교복을 입은채로 와서는 술 담배를 팔라니..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왔다면 팔 수도 있겠지만..."




이번엔 사자머리 옆에 있던 털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저씨가 하고 싶은 말이 우리한텐 절대 못 팔겠다는 거지?"

"뭐 말하자면 그런 셈이지.."

"아 씨팍..야.쟤네들 들어오라고 해."

"응."




사자머리도 겉으로만 보자면 괘 성깔있게 생겼는데 털모자의 그 한마디에..

재빨리 밖으로 나가서는 남학생들을 부르고 있었다.

사자머리가 털모자의 한마디에 어쩔줄 몰라하는 걸 보니 ..

그녀는 얼굴만 예쁘장하게 생겼지 성깔은 안봐도 눈에 선하다.

잠시후 밖에 있던 남학생 넷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온다.

그 남학생들 중 가장 인상 드럽게 생긴 녀석 하나가 내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온다.

키는 175정도 되어보였지만...상체가 무척 크게 느껴지는 걸 보니 ..

몸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 녀석임이 분명했다.

그는 내 앞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45도로 비스듬하게 꺽은채 날 바라본다.

새끼;꼴에 본 건 있어가지고-.-;;




"너 그러고 있으면 고개 안 아프냐-_-?"




나도 모르게 던진 그 말한마디에 녀석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곤 여전히 45도를 유지한채; 날 부른다.




"어이.아저씨."

"오냐."

"뭐..오냐?풉..."




날 쳐다보던 녀석이 미친듯이 웃어제끼자 뒤에 있던 녀석들도 소리내어 웃는다.




"아저씨.그 곱게 생긴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우짤라고 그라요?"

"참고로 나 곱다는 말 싫어한다."

"이 아저씨 참..사태파악이 안되나보네?"




그렇게 녀석과 내가 알 수 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던 그때..

편의점 안으로 여자 손님 한명이 들어오려 하는데 출입문에 서 있던 사자머리가

그 여자손님을 손짓으로 돌려보낸다.




아니,이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어디서 못된 짓만 배워서는...




나도 모르게 주먹이 굳게 쥐어지자 순간 어머니가 다른 아줌마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정하시던 그 광경이 머릿속에서 자리를 잡아간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주먹에 들어간 힘을 빼기 시작했다.

내 앞에 있던 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저씨.우리 모르죠?"

"너희들이 불량학생인건 알겠다."

"하하.이 아저씨 진짜 겁대가리 없네?"




이 혈기 넘치는 녀석들을 괜히 흥분시켜봤자 좋을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요한건...나 역시 성격이 더럽다는데 있었다.-_-

아니 내가 이렇게 까지 참고 있는게 신기할뿐이다.




"야 박홍철."




아..이건 털모자 목소리다.

이 재수 없는 녀석의 목소리만 듣다가 털모자의 예쁜 목소릴 들으니까 그나마 살 것 같다--;




"왜?"




내 앞에 있던 녀석은 털모자를 향해 돌아보았고

털모자는 그런 녀석에게 다가오더니 난데없이 녀석의 뒷통수를 소리나게 후려친다.




.....................




"박홍철.내가 시간 없다고 빨리 하랬지?뭔 말이 그렇게 많아?!!"




털모자가 화가 난듯 그렇게 소리치자 편의점 안에 있던 남학생들과,사자머리의 표정이 싹 변한다.

뭐냐?혹시 얘네들 중에 털모자가 제일 쎈거냐?-_-;;

고추달고 태어나서 남자망신이나 시키고 다니다니...죽어라..썩을넘들;




"어이 아저씨?"




날 부르는 털모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든다.




"으,응?^^;;"

"아저씨도 얘처럼 맞아볼래?"

"아,아니.."




최,최준...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내뱉고 있는 거냐?

아무리 오래전 일이라고 해도 까먹어선 안돼;넌 한때 본드걸이였잖아!!!!




"좋아.바로 그 자세야."




그 자세는 개뿔-_-;;;;;;

그나저나 난 역시 여자에게 약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그럼 이제 계산할까?"

"아니.잠시만..상황이 갑자기 이상하게.."

"너도 얘처럼 맞고 싶은 거야?"

"계산해줄께..-_-;"




최준..이 씹쌕꺄;;;너야말로 고추 떼라!!!




난 아무렇지도 않게 계산을 하고 있었고...




"소주 다섯 병에 디스플러스 세갑 해서..12300원이야."




그러자 털모자는 나에게 만 원짜리 지폐 한장을 내밀며 말한다.




"지금 10000원 밖에 없거든?그러니까 아저씨가 일단 2300원만 내줘."

"그,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걱정마.우리 특별한 일 없으면 매일마다 오는 단골손님이니까 내일 꼭 갚아줄께."




뭐,뭐?;;단골손님?헐-_-;;




"아저씨 표정보니 2300원이 아까운 것 같다?"

"아니 그게 아니라..지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지.."

"아 그러고 보니 이 아저씨 오늘 처음 보는구나."




처음이고 자시고; 난 너희들이 그다지 반갑지가 않구나-_-;;




털모자는 뒤에 있는 사자머리에게 묻는다.




"이 앞에 야간타임 아르바이트생이 며칠간 일했었지?"

"그 어리버리?10일 정도 했었나?"

"요 앞에 앞에는?"

"일주일."

"요 앞에 앞에 앞에는?"

"걘 병신이였어.하루하고 도망갔지."

"그럼 요 앞에 앞에 앞에 앞에는?"




이것들 아주 상습범이네?;




"아저씨."




날 부르는 털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응시한다.

그녀는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환상에 젖을법한 얼굴인데...

입만 열었다 하면 ..군대 고참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아저씨는 특별히 쌍판도 괜찮고 하니..일주일만 버티면 내가 뽀뽀해줄께."




그렇게 한 차례 폭풍은 편의점을 휩쓸다가 사라졌고..

난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을 뿐이다.

잠시 후 밖에서 오토바이 시동 소리가 들려오자 난 얼떨결에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오토바이 뒤에 타고 있던 털모자가 날 향해 손을 흔든다.




-_-









날이 밝고 오전 아르바이트생(여자)과의 교대 시간이 다가왔다.

교대 시각은 오전 9시..근데 9시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10분이 더 흘러서야 오전 아르바이트생이 허겁지겁 편의점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온다.

그녀는 날 향해 넌스레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오빠.죄송해요.제가 좀 늦었죠?^^;;"

"네.많이 늦으셨네요."

"-_-;;"

"그럼 전 이만 갑니다.수고해요."

"오빠 잠깐만요.제가 늦어서 화나신거예요?"




내가 설마 그렇게 속좁은 놈이겠니?




"그건 아닌데..뭐 하나 물어볼께요."

"네.."

"어제 새벽에 고등학생들이.."

"아 걔네들요?"

"아세요?-_-;"

"알죠.아주 질 나쁜 애들이죠."

"아니 질 나쁘고 자시고를 떠나 완전 개념이 없던데요?
교복을 입은채 와서는 술과 담배를 팔라고 하질 않나;
여고생이 날 보며 대뜸 반말을 해오질 않나-_-;아직도 어이가 없네.."

"처음엔 다들 그래요.오빤 그래서 술이랑 담배 파셨어요?"

"아니 그러니까 그게.."

"파,파셨구나..-_-;"




ㅠ.ㅠ




"제가 나중에 사장님 오면 말씀드릴께요."

"됐어요.뭘 그런걸 말해요.오늘 밤에 오면 버릇 단단히 고쳐줄라니까.-_-+"

"오빠 그러다가 쳐 맞지 않을까요?"

"...................."




이 기집애가..?




"근데 오빠.어제 박진미도 왔어요?"

"박진미?"

"그 있잖아요.머리카락 무척 길고 예쁘장하게 생긴 애.."

"아.."




순간 내 머릿속엔 그녀가 새벽에 남겼던 말 한마디가 다시 떠오른다.




"아저씨도 얘처럼 맞아볼래?"




씨;발-_-;생각할 수록 자존심 상하네;




"박진미라고 이 근처 안X 여상 얼짱 이라는데..
부산 남학생 치고 걔 모르는 애들이 없다나봐요.
남학생들한테 인기가 너무 많아서 걔 한마디면 남자애들이 무슨 짓이든 다 하고 다닌데요.
그래서 걔가 싸가지가 절라 없대요;;오빠도 걔는 특별히 조심하세요."




어쭈구리?생긴 걸 보니 평범하진 않겠다 싶었는데..아주 유명인사시구만?

뭐 얼짱?개뿔;;

새벽에 다시 한번 와봐!!!

얼짱이고 나발이고 버릇 단단히 고쳐줄테니-_-





오전 아르바이트생과 교대를 하고는 편의점을 나왔다.

그리곤 집을 향해 터벅 터벅 걸어가는데 왼쪽 골목길 구석편에

고등학생 둘이서 담배를 피고 있는 것 아닌가..?

한때 정의의 사도였던 내가 이런 광경을 보고선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냥 스쳐지나갔다-_-;

그런데 그냥 지나쳐간게 또 화근인가 보다;;




"어이."




요즘엔 개나 소나 전부 어이라고 부르네?;

난 그 고등학생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라?"




그랬다.그 고등학생 둘은 어제 편의점을 찾아왔던 남학생 네명 중 두명이였다.

양아치 틱하게;쪼그려 앉아있던 녀석 한명이 담배를 땅바닥에 비벼끄더니 날 무섭게 노려본다.

그녀석은 어제 털모자에게 대갈통 후려 맞은 녀석이다-_-;




"너 이 시;발 새끼..어제 내가 여자한테 뒷통수 맞았다고 우습게 생각하지?"

"너 혹시 그 말 하고 싶어서 학교도 안가고 날 기다린거냐?"

"새끼.꼴에 나이 쳐먹었다고 말은 존나 잘하네?
나 오늘 기분도 울적하고 해서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거든?
맞고 나서도 그 주둥아리 놀릴 수 있는가 한번 볼까?"




어머니가 했던 약속이 떠오른다.




"이 새끼야.내가 니 주먹질이나 하라고 나은줄 아나?
왜 이렇게 애미 속을 썩이노.응?이놈의 자식아.니도 애비따라 저승길 갈래?
이 애미가 죽는 꼴 봐야 정신 차릴래?"

"죄송해요.."

"죄송해?죄송하면 싸우지 말아야 될꺼아냐!!
짐승새끼도 말하면 알아쳐먹는데 사람새끼가 말을 해도 그렇게 못 알아 쳐묵나?
진짜 니 한번만 더 경찰서 가는 꼴 보이면 내가 니 앞에서 죽어뿐다.알겠나?"

"네."





난 들릴듯 말듯한 한숨을 내쉬며 굳게 쥐었던 주먹을 힘없이 풀어버린다.

그래.한번만 참자.딱 한번만...참고 넘어가는 거야..

날 바라보던 녀석이 입을 열었다.




"이새끼 말은 타이슨 처럼 잘하더니 싸울때가 되니 다이;슨이 되네?"




난 고개를 들어 그런 녀석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리곤 갑자기 몸을 돌려서는 집을 향해 졸라 튀기 시작했다..-_-;;



Written by Lov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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