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서의 하루

안복환 작성일 05.11.19 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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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00]

오늘 마음을 단단히 먹고서 독서실로 향했다



독서실 도착 [10:30]

피같은 4000원을 독서실 총무에게 스틸당한 후 25번 좌석을 배정받았다.

구석에 자리잡은 25번 책상을 발견하였다



그 주위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40대 아저씨와 중삐리 2마리가 있었다



내 자리에 앉았다. [10:40]

눈에 띄는 낙서가 보였다

왼쪽을 보시오 --------------] 여기가 왼쪽이냐? 이 바보야! ㅋㅋㅋ

기분이 드럽다.



재밌는 낙서를 찾아보았다.

낙서들을 유쾌하게 감상한 뒤 내 흔적도 남겼다 [10:50]



가방을 연다. 제일 먼저 새우깡을 꺼냈다

부스럭~ 부스럭~ 과자 소리에 아저씨가 날 보며 인상을 쓴다

졸라 무섭다 -_-



계속되는 부스럭~ 소리에 중삐리 2마리가 날 쳐다본다

까고싶다!



오늘 따라 새우깡이 안뜯어진다

에라 모르겠다, 손으로 무식하게 새우깡을 뜯어버렸다

푸억~ 사방으로 튀는 새우깡들... [11:05]



새우깡을 먹으며 공부를 했다

아작~ 아작~ 나의 과자 먹는 소리가 거슬렸는지 아저씨가 헛기침을 했다.

오물~ 오물~ 새우깡을 빨아서 먹기로 했다. 의외로 맛있다.

매운맛으로 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우깡 소리에 신경쓰느라 책 한자도 공부하지 못했다



새우깡을 다 먹으니깐 갈증이 밀려온다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 도착 [12:00]

물 한잔을 맛있게 섭취한 후 다시 책상으로 컴백하려는 순간 스포츠신문이 눈에 띄었다.

휴게실 의자에 앉아서 스포츠신문을 보았다

숨은그림 찾기에서 국자를 도저히 못찾겠다

성질이 난다. 국자를 패고 싶다.



휴게실로 여학생 2명이 들어왔다. 라면을 먹을려는 눈치다.

스포츠신문에서 숨은그림찾기 부분을 찢어서 주머니에 넣고 휴게실을 낼름 빠져 나왔다.

여학생 둘이 날 이상하게 쳐다보며 웃는다.



내 자리로 돌아왔다 [12:50]

아저씨는 날 한심한듯 쳐다보았고 중삐리 2마리는 침을 흘리며 잠들어 있었다

주머니에서 숨은그림찾기를 꺼낸 뒤 두눈을 부릅뜨고 국자를 찾아보았다

'앗싸' 국자를 찾았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앗싸' 소리에 중삐리 2마리가 놀래며 잠에서 깨어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야지! [13:35]

막상 공부를 하려고 폼을 잡으니깐 귀가 간지럽다

가방에서 워크맨을 꺼낸 뒤 라디오를 들었다

DJ가 졸라 웃기다.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



숨은그림 찾느라고 체력을 소비했는지 졸음이 밀려온다

라디오를 들으며 잠을 잤다. [14:00]



잠에서 깨어나니깐 배철수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저녁 6시가 넘었다.



주위를 둘려보니 중삐리 2마리만 보였다

아저씨는 집에 가셨나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책을 폈다 [19:25]



아작~ 아작~ 중삐리 2마리가 과자 먹는 소리에 귀가 거슬렸다

중삐리 2마리를 노려보며 인상을 썼다

중삐리 2마리가 꿍시렁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녀석들이 뭘 먹었는지 궁금해서 녀석들 자리로 한번 가봤다

먹음직스러운 자갈치가 내게 윙크를 한다



주위를 살핀 뒤 자갈치 10개를 쎄벼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순간 중삐리 2마리가 돌아왔다



녀석들이 눈치챘으면 어떡하지? 내심 걱정이 밀려온다

다행히 녀석들이 눈치채지 못했다

소리없이 자갈치를 빨아 먹었다 [20:00]



중삐리 2마리가 키득~ 키득~ 거린다

녀석들이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앗! *** 7권! 아~ 7권이 벌써 나왔구나~

*** 7권 내용이 졸라 궁금해서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

조용히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나: *** 7권 쫌 보면 안될까?

중삐리: 50페이지만 보면 다 봐요. 좀만 기다리세요

나: 응! 알았어

(짜식~! 졸라 천천히 읽는다) [21:00]



중삐리가 내게 다가왔다

'형 여기요!'

(응! 고마워 잘 읽을께~ 앗~ 너 이거 해볼래?)

녀석에게 숨은그림찾기를 건네주며 말했다

'국자 찾기가 제일 힘들거야'



만화책을 다 읽었다 [21:50]



녀석에게 만화책을 돌려주었다

순간 녀석이 내게 말했다

'형 국자 어디에 있어요? 졸라 못찾겠어요'

난 자신있게 녀석들에게 국자가 숨어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에이~ 형! 그거 국자 아니에요'



순간 민망함과 쪽팔림이 큰파도를 일으키며 밀려왔다

녀석들과 같이 누가 국자를 먼저 찾아내는지 내기를 하였다

앗싸! 내가 국자를 찾아냈다



두 녀석들이 내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내 자신이 졸라 자랑스럽다 [23:00]



내 자리로 돌아온 후 책을 폈다

아함~ 하품이 나왔다

꼬르륵~ 배도 고프다

중삐리 두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형 우리들 집에 갈랍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잘가~) [23:20]



녀석들이 떠나니깐 독서실 안이 조용해졌다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적응이 안된다

에라 모르겠다! 집에나 가야지!



집에 도착했다 [23:50]



아버지가 웃으시며 등을 두드려주셨다

나의 양심이 내게 속삭였다.









'미친놈'







으흠...-_-; 나도 약간 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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