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월드컵 응원을 너무 상업적으로 몰고 가는거 아냐??..ㅡ.ㅡ;;

어둠의제왕 작성일 06.04.09 21: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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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이 뭐길래…” 독일교민들 분열



[도깨비뉴스 2006-04-09 19:33:47]



[도깨비 뉴스]


거리응원 할 ‘붉은 호랑이’ 발족 이어 SKT, 총연합회와 손잡고 제2응원단 만들어
2006 월드컵을 앞둔 독일 교민사회가 ‘길거리응원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 교민단체가 지난해 12월부터 응원단을 구성해 길거리응원전을 준비해왔으나 최근 SK텔레콤이 또 다른 교민단체와 손잡고 별도 응원단을 출범시키면서 사달이 난 것. 이 때문에 교민들의 거리응원은 양분될 위기에 처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재독대한체육회(회장 정금석) 등 일부 교민단체는 SKT 측에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이 질의서에서 정 회장은 “SKT 측의 갑작스런 장외응원 계획 등이 재독 교민사회에 분열의 씨앗을 제공했다”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이에 SKT의 후원을 받는 재독한인총연합회(회장 안영국·이하 총연합회) 측은 “모든 교민과 단체에 참여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며 재반박문을 발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민단체 명의 도용 파문도 겹쳐
월드컵 거리응원을 둘러싼 독일 교민들의 갈등이 처음 시작된 때는 3월10일. SKT가 6월13일 토고와의 첫 경기가 벌어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총연합회와 함께 독일 현지 응원단 발대식을 한 것이 직접적 계기였다.
SKT와 총연합회 측은 발대식에서 “총연합회는 독일 현지 거리응원을 주관하며, SKT 측은 행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제반 지원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T 측은 2월 중순부터 현지 교민신문에 전면 컬러로 ‘대한민국 응원채널 SK텔레콤’과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는 광고를 게재, 응원단의 출범을 암시했다. SKT 측은 이 광고에 재독대한체육회를 비롯 38개의 각종 중앙단체 및 지방한인회 명칭을 사용했다.

▲2006년 3월5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2006 붉은 악마 응원가 선포식에 참석한 붉은 악마(왼쪽). 2002년 5월 SK텔레콤이 서울 종로2가 코아아트홀 앞 광장에서 `붉은악마 응원 퍼레이드`를 한 뒤 시민들에게 티셔츠와 스카프, 풍선을 나눠주고 있다.

SKT 측이 일부 교민들의 반발에도 제2의 응원단을 구성한 이유는 서울시청과 프랑크푸르트시청을 잇는 거리응원 이벤트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KT 측은 이 거리응원전을 이원 방송을 통해 국내에 생중계해 월드컵 홍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SKT가 2월27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길거리 응원행사 민간 주관사로 나선 까닭도 이 같은 월드컵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SKT와 총연합회 측의 행사 계획이 공개되면서 일부 교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그 가운데 ‘2006년 독일월드컵 재독동포응원단’(단장 선경석·이하 동포응원단) 측은 “SKT 측이 일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교민사회의 거리응원전을 양분시키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동포응원단이 “교민사회가 분열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명백하다. ‘붉은 호랑이’라는 응원단을 구성,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해온 거리응원전이 총연합회와 SKT 측의 등장으로 양분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선경석 단장의 설명이다.
“프랑크푸르트시는 보안문제 등을 이유로 거리응원 장소를 2군데로 제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프랑크푸르트 중심을 흐르는 마인강의 알테 브뤼케(Alte Bru‥cke) 다리 인근이다. 시 측은 강 중앙에 배를 띄우고 그 위에 대형 스크린(16m×9m)을 설치할 계획이다. 관중은 폭 120m의 강 양쪽 둔치에 앉아 스크린을 보며 응원을 할 수 있다. 양쪽 둔치에는 약 1만5000명이 관전할 수 있고 붉은 호랑이도 이곳에서 응원전을 펼 계획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재독동포응원단 측이 SKT 측에 전달한 질의서와 이에 대한 총연합회 측의 반박문.

재독대한체육회 정 회장도 거리응원의 양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 회장은 SKT와 총연합회가 3월10일 한 발대식에 대해 “SKT와 총연합회 집행부가 추진한 일방적 행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SKT 측에 전달한 공개 질의서를 통해 “3월10일 응원단 발대식에서 거론된 재독대한체육회, 재독한인그릭아우프회를 비롯 일부 중앙단체와 지방한인회는 명칭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음에도 총연합회와 SKT 측이 명의를 도용했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교민들의 거리응원이 양분되고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총연합회 측은 3월 말 수습에 나섰다. 총연합회 측은 “SKT가 거리응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행사 지원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나 거리응원을 통해 한국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자는 것이 행사 개최의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총연합회 안 회장측은 3월28일 “월드컵 응원에 참여하려는 어느 단체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붉은 악마와 SKT 등 어느 쪽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립 의지를 표명했다. 또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표출됐던 한인사회 내 모든 잡음을 없애는 노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T로서는 포기 힘든 흥행 보증수표
SKT 측은 서울광장에 이어 독일 현지의 거리응원전이 교민사회의 분열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독일대사관에서 총연합회가 독일 교민사회를 대표하는 조직이라고 소개해 후원을 약속했다”며 “그럼에도 잡음이 일어 행사를 추진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민사회에서 일고 있는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해 “경비 지원과 관련, 양자 간에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총연합회 측과는 대형 스크린 설치, 티셔츠 마련 및 응원을 주도할 5명의 리더 파견 등에만 합의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SKT 측은 “한때 이 문제로 혼란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 대부분의 문제점이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SKT 측이 교민사회의 부정적 기류를 넘어서더라도 거리응원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프랑크푸르트시 측은 총연합회와 SKT가 거리응원 장소로 선택한 시청 앞 광장의 집회는 불허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대신 시 측은 붉은 호랑이가 응원전을 펼칠 마인강 둔치와 이곳의 상류 지역에 있는 유로집회장 두 군데를 개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곳도 SKT가 응원전을 펼치기에는 마땅치 않다. 특정 기업이 주도하는 거리응원에 대해 시 측이 제재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SKT와 총연합회 측의 거리응원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인 소유의 축구장 등을 임대해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그 경우 독일 내무성 안전국이 요구하는 안전기준을 통과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만족시켜야 한다.

대형스크린을 통해 축구경기를 방송할 경우 FIFA(국제축구연맹)의 사전허가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SKT 측은 거리응원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들의 폭발적 관심은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거리응원에 대한 SKT와 총연합회의 의지가 강할수록 독일 교민사회의 혼란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제공 = 주간동아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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