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하면 형제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2002년 월드컵 이후에 우리의 머리속에 떠오르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불리어지는 이유는 무엇일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6.25 때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다고. 그리고 많은 터키인이 우리나라에서 장렬하게 산화했다고 터키인들은 이러한 이유때문에 우리를 혈맹으로 생각한다고...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병력을 파견했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투르크'라고 부른다. 우리가 코리아를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것처럼.
역사를 배웠다면 고구려와 동시대에 존재했던 '돌궐'이라는 나라를 알고 있을 것이다. 투르크는 돌궐의 다른 발음이며 같은 우랄 알타이 계통이었던 고구려와 돌궐은 동맹을 맺어 가깝게 지냈는데 돌궐이 위구르에 멸망한 후, 남아있던 이들이 서방으로 이동하여 결국 후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원래, 나라와 나라사이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이지만 돌궐과 고구려는 계속 우호적이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형제의 나라'라 불렀고 세월이 흘러 지금의 터키에 자리잡은 그들은 고구려의 후예인 한국인들을 여전히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즉,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형제의 관계였던 것이다. 6.25 때부터가 아니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그리고 터키인들은 왜 아직도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를까?
답은 간단하다. 역사 교과서의 차이다.
우리나라의 중,고 역사 교과서는 '돌궐'이란 나라에 대해 단지 몇 줄만 할애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돌궐이 이동해 터키가 됐다느니 훈족이 이동해 헝가리가 됐다느니 하는 얘기는 전무하다.
터키는 다르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경험했던 터키는 그들의 역사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역사 과목의 비중이 아주 높은 편이며 돌궐 시절의 고구려라는 우방국에 대한 설명 역시 아주 상세하다. '형제의 나라'였다는 설명과 함께. 그래서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한국을 사랑한다. 설령 한국이 그들을 몰라줄지라도..
실제로 터키인들은 한국인들 역시도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인들도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 칭하며 그들을 사랑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88 서울 올림픽 때 터키의 한 고위층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자신을 터키인이라 소개하면 한국인들에게서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은 데 대해 놀란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었다.
'터키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돌아온 답은 대부분 '아니오'였다. 충격을 받고 터키로 돌아간 그는 자국 신문에 이런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한다.
'이제.. 짝사랑은 그만합시다..'
이런 어색한 기류가 급반전된 계기는 바로 2002 월드컵이었다. '한국과 터키는 형제의 나라, 터키를 응원하자'라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을 타고 여기저기 퍼져나갔고 터키 유학생들이 터키인들의 따뜻한 한국사랑을 소개하면서 터키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게 되었다. 사담이지만 터키에서 유학생이 실종 사망했을때 전 국민이 걱정하고 애도했다고 합니다...
터키를 사랑하자는 말이 아니고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하고 여러분들도 잘 알았으면 해서 올립니다..
6.25 참전과 올림픽 등에서 나타난 그들의 한국사랑을 알게 된 한국인들은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터키의 홈구장과 홈팬들이 되어 열정적으로 그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