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한국교회에 몹시 수치스런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공동회장이던 장효희 목사(당시 평화교회 담임)는 자신이 담임하던 교회 여신도와 간통을 하다 현장을 급습한 남편을 피하려 오피스텔 베란다에있는 에어콘에 매달렸다. 그는 결국 약 10분 뒤 추락사했다.
장효희 목사의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에 당시 각 일간지들은 일제히 장 목사의 부고를 실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교경중앙협의회 회장, 인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정통) 총회장 등 화려한 경력이 뒤를 이었다. 한국교회 일치운동에 이바지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사인은 '과로로 인한 별세'로 기록됐다.
전도유망한 교계인물의 안타까운 죽음 정도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었던 사건은 며칠 지나지 않아 뒤집어졌다. 당시 평화교회가 밝힌 것처럼 장 목사가 심방을 하다 과로로 죽은 것이 아니라 간통을 하다 추락사했다는 진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평화교회 입장을 토대로 과로사로 기사를 썼던 일간지 기자들로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장효희 목사가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이유로 유명을 달리한 지 2년.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의 죽음을 책임지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장효희 목사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받은 사람이 즐비하지만, 어느 누구도 진실한 사과를 하려는 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