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안의그녀.3

니뿡간지 작성일 06.12.08 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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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꺼리- 나도작가에서 제가 쓰는 소설입니다..
홍보차 한두편 올려보라는 다른분의 조언도 있구해서..^__^::
혹시 더 보실분 있다면 나도작가로~


2. 파안

그 일이 있은 후 나의 생활은 편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잊혀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능력이라면 나 같은 건 단번에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덧붙여져서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였다.

그녀를 피해 시골의 고향집으로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만약 부모님을 말려들게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고개를 저었다.
밖에도 나가지 못한 체 2주일을 보냈다.
먹을 것도 점점 떨어져가서 어제와 엊그제는 물로만 연명하였다.
비참했다.
이런 기분으로 살 바에야 그냥 죽어 버리는 게 낳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 동안 그녀의 능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지만.
답은 없었다.
사이코메트리와 같은 초능력 인 것일까?
하지만 그런 살상력을 가진 초능력은 들어 본적도 없다.
나는 나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능력.
아니다.
어쩌면 내가 그녀의 힘에 죽지 않은 건.
이 능력과 관계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역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능력이다.

“꼬르르륵...”

배가 요란을 친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냥 밖으로 뛰쳐나갔다.
굶어 죽는 것 보단 역시 이쪽이 낫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으로.
인근 편의점으로 향하였다.

하지만 왠일인지 편의점은 닫혀 있었다.
이쪽 동네에서는 가장 큰 편의점이었는데.
나는 마음속으로 편의점에 욕을 하며.
조금 떨어진 다른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물론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치 처음 서울에 상경한 시골청년 같이.

조그만 공원에 위치한 편의점.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공원은 텅텅 비어있다.
나는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산후 재빠르게 빠져 나왔다.
나왔다.
나왔다.
하지만 나오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 소녀였다.
나는 먹을 것이 든 봉투를 그대로 땅에 떨어뜨렸다.

그녀가 싱글싱글 웃으며 서있다.
왜인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어떻게...?”

“나는 눈이 좋아서. 높은 곳에 올라가 있으면 말이지 다보여”
하지만 너는 한참을 보이지 않더라고.. 힘들었다? 쿡쿡“

당연하다. 2주 동안 집에만 박혀 있었으니.
그럼 잠깐 밖으로 나온 짧은 시간에 나를 발견 했다는 거야?.

“마..말도 안돼”

아니 보통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이 여자라면 가능하고도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죽여줄까?
저번엔 말이야 걷고 있는 남녀한쌍을 잡아서 주위의 인간을 모두 죽인다음에.
상대를 죽이면 한사람은 살려준다고 했더니..
글쌔 말이지~
서로 죽이려고 난리더라고. 눈이 뒤집어져서.
뭐 결국 힘이 약한 여자가 죽어버렸어. 목이 졸려서“

“....................”

듣는 것만으로 미쳐버릴 것만 같은 비참한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는 소녀.

“너는 여자 없어?”

“어..없어! 있다고 해도 말할 리가 없자나!”

“왜? 그 여자를 죽이면 너를 살려주겠다는데도?”

“웃기지마!! 세상사람 모두가 너 가 말한 대로 되는 건 아냐...!
내가 죽고 말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순 없어!“

“꺄하하하하하..!!.”


그녀는 내말을 듣더니 웃기 시작했다. 아주 마음껏 웃는다.
배까지 잡고 웃는다.
하지만 무표정이다.
무표정으로 웃는다. 입만 웃는다.
솔직히 무섭다.

“왜 웃어!”

“하지만. 다들 피해를 주잖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너는 너무 특이해
혹시 내 능력으로 너를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해서 겁을 상실 한거야? “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나이프가 하나 그녀의 손에 들린다.
그것도 어디서 구했는지 접이식 나이프다.

“이거면 돼. 나는 너보다 빠르고. 힘도 쌔니까”

자신만만하게 장담하는 그녀지만.
아마 그녀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어때? 이걸 보니까 조금은 무서워? 좋아. 너는 여자가 없다니까. 저기에 있는 여자를 죽이고 와. 그럼 넌 안 죽일 수도 있어.

그녀는 손으로 편의점 안의 점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당연히 거부했다.

“날 죽여!. 사람을 그런 식으로 장난감 취급하지 말고.
너는 사람이 서로 죽이고. 서로 괴롭힌다고 말하지만.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에? 내가..
내가.. 더러운 인간과. 똑같다고? 웃기지마. 나는 더러운 인간을. 언제나 나를 괴롭힌 인간들을 죽이는 거뿐이야. 똑같이 취급 하지마!!“

괴변이다.
하지만 어차피 내말이 통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언가 크나크게 비뚤어져 있는 것 같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 잘난 능력으로 어서 죽이라고”

“죽일꺼야! 죽일꺼야!! 너는 나한테 살려달라고 빌지도 않고. 오히려 오히려.. 나보고 인간과 똑같다고. 재수 없어. 너무 싫어.....”

횡성수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다.
정말로 찌를 것 같다.

“퓨수웃”

그때였다. 바람을 가르는 파공음과 함께 갑자기 그녀의 팔에 피가 고였다.

“앗...”

그녀는 비명과 함께 들고 있던 나이프를 떨어뜨려 버렸다.
그리고는 팔을 감싸 쥐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 난건지 파악하지 못한 체 그대로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다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또 다른 쪽 다리에서.
그리고 또 왼쪽 손에서.
그리고 또 그녀의 팔과 다리 군데군데 에서.
내가 상황을 파악한 것은 그녀의 다리를 빗나간 총알이 땅속에 박히고 나서였다.
그녀는 피를 물 흐르듯 흘리며 스스로를 지탱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녀는 나를 한번 노려보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그렇게 중얼 거렸다.

“그들인가? 짜증나... 너 때문에 눈치 채지 못했잖아!.....”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도중에도 총알이 그녀의 종아리를 뚫어 버린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건물위에서 어렴풋이 반짝거리는 빛이 보였다.
아마도 대인저격 총 이리라.
공원이었기 때문에 사방이 트여 있어서 사각지대가 없었다.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총알에 관통 당하였다.
경찰?
아니다.
경찰이 다짜고짜 사람을 저격할리는 없었다.
아무리 그녀가 살인마일 지라도.

그녀는 힘겹게 총알이 날아오는 건물 쪽을 바라본다.

“퍼엉”

건물의 한 귀퉁이가 날아가 버렸다.
아마도 그녀의 시력은 인간의 것을 뛰어넘는 것 같았다.
나를 찾아냈을 때도.
그 믿기지 않는 시력을 이용하였다고 직접 말하였으니까.
게다가 저 눈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 사물을 파괴할 수 있는 걸까.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소리를 내었다.
상당히 힘든 모습이었다.

“허..헉..”

거의 마지막 힘을 짜내어 건물을 동강냈으리라.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적은 한 두명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처절하게 피를 흘리며 쓰러져버리는 살인마.
그냥 가만히 두고 가버리면 되는 것이다.
이 자리를 벗어나면.
살인마는 죽고 나는 다시는 목숨을 위협받는 일도 없겠지.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를 그렇게 죽이려고 한 소녀를.
단 몇 분전까지만 해도 반짝거리는 나이프를 나의 심장 한가운데에 꽂아버리려 했던 소녀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괴로워하는 소녀를 안아들고는 뛰기 시작했다.
공원의 바깥쪽 건물로.
총에 시야를 가리는 사각지대로.

바보같이 무작정 뛰면 총에 맞아 버릴게 분명했지만
그들은 나의 돌발적인 행동에(아마도 그녀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녀를 도와줄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리라)당황 한 것인지, 시야가 가려진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의 총알은 날아오지 않았다.

나는 수많은 건물들을 방패삼아 뛰었다.
그 후로는 별다른 위험 없이 그녀를 자취방까지 대리고 올수 있었다.
그녀는 인간의 시력. 체력. 운동신경을 가뿐히 뛰어넘는 괴물이었지만 몸무게는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힘은 좀 들었지만 어찌어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를 눕히고 저?윱?팔을 주무르며 급하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병원?
구급차?
아니다.
그녀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한건 아마도 그녀의 적이었을 것이리라.
그렇다면 무작정 병원으로 가는 건 위험했다.
그건 마치 잡아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는 일단 그녀의 상태를 살피기로 하였다.

어느새 방바닥에 상당한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다가가자. 옅은 신음소리가 들?都?
하지만 눈을 뜨고 있었다.
의식을 잃지 않아.
힘겹게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의문으로 둘러싸인 눈.

상처는 생각보다 심하였다.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총알이 관통 당하였다.
총의 위력이 상당하였는지 그녀의 몸속에 박혀 있는 총알은 없었다.
(10년 전에 맹위를 떨치던 독일제 psg-1 저격소총과 윈체스터 등湧?점점 고도화되면서 거리와 위력은 엄청난 살상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사람이라면 뼈가 구멍 나서 터져버리지만 그녀는 그저 조그맣게 구멍이 나있다.

그녀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 졌다.
땀과 피가 뒤범벅이 된다.
나는 일단 소독약과 지혈제를 그녀의 상처 사방에 뿌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눈을 감아버렸다.
의식을 잃은 것 같다.

그리고 무려 18군데의 총상에 붕대를 마구 감았다.
믿어보자.
그녀의 괴물 같은 능력을.
아마도 회복력도 보통사람보다 뛰어날 것이다.
아무 확증도 없으면서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라면 팔과 다리를 못 쓰게 되겠지.
별다른 치료를 할 수가 없으니까.

붕대를 감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신기하게도 더 이상의 피는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옷은 걸레가 되어있다.
상처부위의 옷은 붕대를 감느라 내가 찢어내었다.
당연히 그녀의 피부를 볼 수 있었다.
보고 싶어서 본건 아니다.
정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피부를 보곤 한동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것은 새하얗고 아름다운 피부 때문은 절대 아니었다.
수많은 상처자국과. 흉터자국. 심지어 화상자국. 주사바늘....
그녀의 피부에는 그것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녀의 적은.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게 먼저 팔과 다리에 집중 사격을 한 것 같았다.
다행히 팔과 다리 그리고 어깨를 제외한 곳에는 총알을 맞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가만히 보면 너무나 아름답다.
땀으로 뒤범벅된 얼굴은 묘하게 나를 흥분시켰다.
바보 같은 마음에.
애써 마음을 진정시켜며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얼굴에는 상처자국이 없었다.
몸에는 수많은 흉터가 있는데 어째서?

“흐음...”

일단 그녀의 땀을 닦아주며.
조용히 그녀의 이마위에 손을 올렸다.
도대체 어떤 것이 그녀가 인간을 그토록 증오하게 만들고. 지울 수 없는 수많은 흉터를 만들 것일까.

그녀의 이마 위에 올린 것은 오른손.
나는 그녀의 기억의 파편을 읽기 시작했다.
아마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나의 호기심은 정말로 못 말리는 종류였다.
아니 호기심 보다는.
그녀의 증오와 그녀의 몸에 난 수많은 흉터들에 대한 궁금증이
도저히 오른손을 그냥 두지 않았다.

좋은꺼리- 나도작가에서 제가 쓰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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