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가 판치는 이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여자가...

씨엘원 작성일 07.01.06 15: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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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바보같은 아내 얘기점 해보려 이렇게 키보드를 들게 되었네요..

며칠전 일이었죠...전에도 말했듯이 저흰 차를 가지고 있지 않죠..

적은 월급 쪼개 저축조금하고, 생활비쓰고, 이리저리 쪼개쓰면서 아둥바둥 살고 있는 저희에겐 승용차란 최고의 사치품이죠...( 능력없는게 자랑은 아닌줄 잘 알지만, 나름대로 성실하게 노력한 경제적인 댓가가 지금은 이렇네요..^^ )


그런데 그런 저희에게도 며칠전 초호화 사치품이 거져 생겨버린 행운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촌 형님이 이민을 가시는데, 저에게 타시던 차를 선물하고 가셨지요. (정말 신났습니다..ㅎㅎ)

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아내를 놀라게 해주고싶어서 차를 받아오는 며칠전까지 아내에겐 모른척하고 있다가, 며칠전 드디어 포부당당한 모습으로, 최대한 건방진듯 멋진 자세라 생각한... 왼손은 창밖에, 오른손으로 핸들을 부드럽게 돌리며 , 개선장군과도 흡사한 위용으로
아파트 입구로 진입했죠.. ( 거의 다와서 아내에게 아파트 현관에 서있으라고 했음..ㅎㅎ)

저만치 아내가 보이더군요. 전 크락션을 빵빵~ 두번 짧게 누르면서 아내에게 손을 흔들었죠. 근데 아내는 마치 이사실을 알고있었던 듯 놀란 기색은 없고 환하게 웃으며 우리 아가를 들쳐없고 총총총 뛰어오는것이었요.. 전 속으로 형수님이 아내와 통화하다가 말을 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괜히 김샌기분과 함께 저의 유치한 행각들이 창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죠

어라~ 근데 와입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대뜸하는 말... 와~ 오빠 회사에서 이젠 이 차 타고다니라고한거야? 와~ 차가 더 커지고 좋아졌네? 역시 내 신랑 능력 있다니까...

이러는겁니다...ㅡㅡ; 제가 회사에서 구매관련 업무를 하고있는터라 회사차를 많이쓰고 가끔 늦으면 회사차를 가지고 퇴근을 하거든요... 회사차는 마티즈 였는데 ..아반떼(구형)를 가지고가니 아내가 그리 생각을 했나봅니다. ^^;;;

아무튼 전 그 얘길듣고 .. 아직 놀래켜줄 기회는 있다...이런 희망이 다시 샘솟았죠.. 전 아내의 질문에 말없이 머리를 좌우로 설래설래 젛으며 씨익~ 웃었죠. 아내 다시 묻더군요.. " 그럼 이 차 모야? " 하면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차를 구경하더군요.
저 헛기침 한번 하고 으젓하게 대답했습니다. " 어 이거 ... 우리 차.. " 어안이 벙벙해진 아내는 놀란 눈으로 재차 다시 물었고.. 사연을 설명해주었죠..

아내, " 정말? 정말 ? " 을 되풀이하면 날듯이 좋아하더이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 아내는 제게 평생 차 사지 말고 살자하던 사람입니다...휴일이면 차가지고 가족나들이 하는 사람들보면서, 부러움과 동시에 아내와 아가에 대한 능력 없는 남편, 아빠의 모습이 미안해지는 저의 표정을 볼때마다 늘상 자기가 먼저 선수쳐서 하는말입니다. " 차타면 세상 좋은 풍경 하나하나 감상할수도 없다고..
비만의 원인중 하나라고... 차가지고 놀러다니는 사람 이해할수 없다고..

그래서 우리는 돈 벌어도 차는 절대 사지말자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 저 당연히 알고있죠... 차 있어서 안좋고, 안편한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자기 신랑 경제적인 부족에 자존심 상하지말라고 기죽지 말라고 하는 말 ..저라고 왜 모르겠습니까..그럴때마다.. 저..가슴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

감성이 넘 지나쳤네요..ㅎㅎ ..
어쨋든 그렇게 좋아하리라고 저역시 생각치 못했습니다. 그모습보며 저도 방긋 웃었죠. 전 순간 장난끼가 발동해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 너, 나한텐 늘 비만 된다고 평생 차 사지말자고 하지않았냐? 이거 우리 그냥 돈으로 바꿔서 맛있는거 사먹을까? 너 옷도 사고... " 아내는 순간 쑥쓰러운 듯 베시시 웃으면서..

" 에이~ 우리 지웅이가 지금은 오래 걸으면 안되는 시기야...애기들 너무 오래 걷게하면 커서 다리 휠 수도 있데..난 이거 있어도 가끔씩만 탈거야. 지웅이만 아니면 이 차 필요없다 뭐.."
이러면서 어색하게 웃더이다 . ㅡㅡ;;

이 바보같은 제 아내 어찌하오립니까... ' 자기도 사실 차 있는 사람 솔직히 부럽고, 휴일엔 드라이브하며 맛있는것도 먹으로 다니고 싶었는데..참 잘됐다 ' 이 말 한마디 못한답니까!!??

자기 속마음 말해버리면 지금까지 그렇게 못해준 제가 또 미안해 할까바 , 바보같이 또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차 주위를 빙빙돌면서 ..' 차는 깨끗하네'(하나도 안깨끗함... 여기저기 찌그러졌음.^^;;.. ) ' 차 한번 커서 좋네..'(크긴..소형차보고 차 크다고하는 사람 못봤음.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아내의 비교 기준은 죄다 회사차 마티즈 임. ^^;;;) 등등..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요리조리 살펴보기 시작하더군요..^^...
그러기를 몇분쯤하더니 갑자기 .." 어 ! 오빠 이리와바 여기봐 (뒷범퍼 긁힌곳을 보며)..

우리 페인트 사서 여기 바르자 " 이러더군요...ㅡㅡ;

아내가 있는 차 뒷쪽으로 저도 갔습니다.. 아내는 뒷범퍼쪽에 아가 들쳐업은 채로 쪼그리고 앉아서 두손가락에 침묻혀서 긁힌부분을 문질러보고 있더군요... 저도 다가가 아내옆에 같이 쪼그리고 앉았죠.. 분주한 아내손을 막으면서 물었죠..

" 좋니? " 아내 무안해하며.. " 원하진 않았는데...에이..어차피 *로 생긴거니까 타야지 뭐.."

" 좋아?" 저 그냥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 응.. 좋아 " 하며 아내는 베시시 웃었습니다.

갑자기 눈이 뜨겁구 목이 아파오더이다...그러면서 눈앞도 뿌옇게되려하고.. 바보같은 제아내, 연애때부터 지금까지 ' 난 이게 없다 , 이게 갖고싶다, ..' 등등의 말들

제 기억속엔 들어본적 없습니다. 다만 ' 난 이래서 좋다, 난 이게 있어 좋다, 이럴수 있어 좋다' 죄다 이런 기억뿐입니다.

심지어 아내 생일날 " 선물 뭐해줄까? 받고 싶은걸 말해봐" 하면 " 케잌은 먹을 사람 없으니까 사오지말고, 지금은 없는 것 없이 다 갖고 있으니까.. 선물은 내가 필요해서 사달라고 말할때 그때 사줘.." ㅡㅡ;; (사실 다른 가정과 비교해봐도 우린 없는게 더 많습니다.^^;;)

그래도 전 다시.." 에이 그래도 남편인데 아내 생일날 선물도 못주는 무능력한 남편으로 만들기냐? 나 그런 마음 드는거 내가 싫어..비싼거면 내가 먼저 못사준다고 말할테니까..
괜찮으니까 그냥 한번 말해봐.." 강요아닌 강요를 합니다.

" 음.. 그럼 이번엔 초록색 리본 하고와..ㅎㅎ " ㅡㅡ;; ( 매년 아내 생일즈음해서 듣는말입니다. 제 머리에 리본달고 오라는거죠.. 매년 돈 안드는 선물이기도 하고요..^^;...지금까지 3번 했으니까 ..이번엔 4번째가 되겠네요..ㅡㅡ;;;)

정말 욕심도 꿈도 없는 바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말은 안해도 이 바보의 꿈이 무엇인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바보의 꿈을 이루어줄 수 있는 사람은 이세상에 오로지 저여야하고, 또한 저이기때문에 행복합니다.


그날 우린 새로운 식구와 함께 멋지게 기념 촬영을 했답니다.
( 사진을 보며 아내가 묻더군요... 아내 "오빠, 사진찍는데 울었어?" 나 " 모가? 에이..그니까 젊은 사람한테 부탁해야하는건데... 아줌마가 찍으니까 흔들려서 그리 보이는거잖아.."
아내 " 왜 오빠만 흔들려? 그런게 어딨어?"
나 " 어!! 나 운동갈 시간이다.. 다녀올게 "

전 이상하게도 아내가 아프고 힘들어할때보다, 기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때가 더 눈물이 나네요.. 다른 남편분들도 그런가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



제가 아내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서.. 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흘리는 속죄의 눈물일 수도 있겠네요..ㅎㅎ



두서없는 사연 써봤네요... 여러분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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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내 감성을 자극하는글....
이런게 진짜 행복이구나...
인생에 돈이 전부는 아니구나....
이런 사랑이라면.....
너무 부럽다. ^^

출처: http://bbs.nate.com/bbs?p_bbs_id=life02_1_n&p_from=lst&p_action=qry&p_num=19028



밑에 글 읽다가 '행복한 부부.,, 감동'이란 글을 쓰신분이 쓴글이라 올려봅니다.
이런 여자분 있으면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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