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의경 이야기-XX동 보안수사대 상황(XX동 보수대라 불리는....)_

미연시다운족 작성일 07.02.01 12: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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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과 내지는 보안수사대라는 명칭이 예전에는 대공수사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잡지에선가 대공이라는 명칭을 보안수사라는 명칭으로 바꾼거에 대해서 당시 대공전문가들이 지나친 북한눈치보기라는 푸념을 하고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주적은 현재도 북한이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오죽했으면 핑클도 다 아는 주적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하지만, 대공이라는 말과 동시에 어차피 보안수사업무라는게 방첩을 의미하는 분야이므로 도리어 보안이라는 조금더 포괄적인 개념이 사용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북한/중국/일본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서방의 어떤 나라에서든지 스파이를 파견한다면 거기에 대한 수사도 국정원과 더불어서 경찰 보안수사관들이 수사를 하기 때문에 보안수사라는 이름도 난 상관없다고 본다.





숫자는 잘 모르겠지만, 서울에도 현재는 몇개의 경찰청산하 보안분서가 존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있다. 그 보안분서라는 곳이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 보안관찰을 받는 사람들이나 대공용의자들을 비롯해서 여러 보안수사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곳의 자세한 내막이야, 나도 잘 모르는 문제고 어쨌든 간에 내가 복무하던 시기나, 그 이전 과거 혹은 현재도 가끔은 보안분서로 기동대 소속 진압중대원들이나 경찰서 방범순찰대 중대가 경비지원 근무를 나가고 있다.

과거 8~90년대 중반까지 저기 전라남도 쪽에서 근무하던 전의경들의 경험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남청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에 미문화원, 조대,전남대, 검찰청과 더불어서 전남청 산하의 보안수사대(보수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고 비단 전남지역뿐만 아니라 어느쪽 지방청에 근무했던 전의경출신들에게는 보안수사대라는 곳은 정말 격전지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기습시위가 빈발하고 경찰과 시위대간의 격전이 벌어졌던 곳인 것 같다.





내 경우는 보안수사대쪽으로 돌발상황대비 근무를 나간게 세번이 있었고, 두번은 통상적인 경비지원근무였고, 한번은 기습시위를 차단하기위해 달려 갔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중대 후임들의 경우는 모 지역의 보안수사대에서 시위대와 한번 접전을 벌였다고는 하는데, 나야 그때는 외박을 나왔을때이니 난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생각해보니 국정원쪽에도 가끔 경비지원을 들어가고는 했었지만, 정작 난 그때도 휴가 아니면 정기외박이었기에 그쪽 근무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걸로 기억이 난다.

통상적인 경비지원의 경우는 보안수사대에 국가보안법/대공용의점 을 지닌 사람이 조사를 받을경우 이 사람들과 한패거리의 단체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는 경우를 차단하는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는데 정작 경비지원을 나가서는 그냥 경계근무와 더불어서 승차대기만 하다가 복귀를 했었다.





정작, 시위대를 차단해야 했던 경험은 저기 옥x동 근처의 보안수사대에 기습시위를 벌인 다는 첩보가 들어와서 긴급이동을 해야 했던 경우다.

이 날이 무슨 상황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3기동부대장 격대로 3개중대가 종로로 출동을 나갔다가 정부종합청사 뒷편의 현대아케이드 하위차선에 기대마를 주차시키고 상황대비를 했던 날로기억한다. (무슨 상황이었더라...?)

이동하느라고 켜 놓았던 기대마의 엔진이 식을때 쯤이었나? 슬슬 저녁밥먹을때가 되어가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오늘 저녁이 뭐래냐?"
"부대찌개에 돈까스라고 들었습니다."

"그 어설픈 부대찌개?"
"그래도 햄은 정말 많이 들어가지 않았습니까?"(어찌보면 국물보다 햄이 더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부대찌개의 맛을 흉내를 못내니까 햄으로 배채우게 만드려는거 같지 않습니까?"
"그래도 먹을만은 하더라. 하지만 가장 맛있었던건 기동단 본대에서 먹었던 감자탕이었던거 같다."

"1기동대 1,2,3중대 하고 특기대 중대들은 맨날 그거 먹을거 아냐?"




갑자기 무전기 서울청망과 종로경찰서?【?들리는 요상한 내용....

"현재 옥x동 보안분서로 시위대가 긴급이동하는게 포착되었습니다. 긴급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3기동대 부대장이 격대를 이끌고 있는 지점에서 가까우니 바로 경력지원 해주는 게 더 빠르겠습니다."



바로 중대수하나가 "열, 스물, 서른 이동준비!"

"빨리 화장실 간 애덜 승차시켜!" 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우리소대 대원들 인원이 파악되자마자 바로 중대수하나에게 "스물, 승차마감!"을 알리면서 동시에 기대마 앞자리의 소대장님에게 달려가서는 상황보고를 했다.


이어 들리는 3기동대 무전망의 무전지시.

"한개 중대는 시위대를 차단하고 ,나머지 중대는 청와대방면으로의 시위대 진출을 차단하기위해 분산 배치된다."(결국 우리중대가 시위대를 차단하기위해 보안수사대쪽으로 이동을 했다.")

이 거리가 차로 가면 신호대기 빼고 대략 5분정도면 도착할 거리인데, 퇴근시간과 맞물려버리니 이미 도로는 북새통이었고, 결국 중대장의 한마디.

"전대원 장비들고 하차! 뛰는게 더 빠르겠다."
"그리고 기대마는 보안수사대 부근까지 개별 이동!"


바로 차도한가운데서 중대전체가 하차해서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정작 그 보안수사대라는 곳으로 달려가면서 내게 직면한 문제는 내가 그 보안수사대라는 곳이 어디인 줄 몰랐다는 거다.

아니, 대부분의 중대원들이나 지휘관들이 모르는 곳이었다.(2년 2개월 동안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번 가본 곳이었다. 난 지금도 거기 위치 모른다.)




다행히 종로 경찰서에서 근무하셨던, 1소대장님께서 그곳 위치를 아시기에 바로 그쪽으로 달려가는데 구보를 해갈때 가장 힘든 점은 바로 끝이 어디인 줄 모르고 달려야 하는 경우라는 거다.

대충 어디쯤이라는 것만 알면 달리면서 호흡도 조절하고 페이스 조절도 하겠는데 어디로 가는 줄모르니 시위대보다 먼저 도착해서 차단선을 깔아야 한다는 마음만 급할뿐 거기에 비례해서 숨만차는 상황이 되 버린거다.

우리중대의 경우 구보를 할때마다 그 문정동 비닐하우스 단지를 외곽으로 돌아버리는 구보를 함으로써 구보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거리를 모르고 무조건 빨리 달려야 하니 숨이 턱까지 차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 문정동 비닐하우스 촌 외곽구보...

문정동 비닐하우스 촌이라는 바다에, 코딱지 만한 섬이 있는데 그게 바로 서울청 3기동대 라고 연상하면 된다. 부대밖은 비닐하우스바다+미로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다. 그쪽으로 탈영하려구 하면 아마 나가는 길 찾다가 탈진해서 잡힐거다.


게다가 가끔 부대복귀후 부대밖을 살펴보면 저 멀리서 희미하게 무슨 형체를 알 수 없는 흐릿한 점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데 그게 바로 차라는 걸 구보하면서 알게되었다.

하지만, 막상 거리를 모르는 곳에서 구보를 해버리니 숨차서 죽겠다~~!라는 생각만하면서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우리가 시위대의 측면이나 후미에서 달릴 경우, 우리의 존재를 알아챈 시위대와 서로 꼬리잡기 전력질주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므로 우리 중대는 뒷쪽으로 더 먼거리를 빙 돌아서 갈 수 밖에 없었고 드디어 우리는 차단선이 깔려야 할 지점에 도착했다.

물론 그곳은 보안수사대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원래, 중요시설 바로 앞에서 차단하는게 아니라 그보다 한참 앞선 지점에서 시위대를 차단하는게 정석이다.)




"어이구~ 죽겠다~ 그래도 시위대가 안보이는거 보니까, 우리가 좀 빨리 도착하기는 했나 보다."
"설마 이미 우리 뒤로 지나간건 아니겠지? 그럼 정말 힘들어 지는데."

"다음에 구보를 할때는 기필코 봉을 들고 뛰리라." (방패조 분대장.)
"후임덜 앞에서 쪽팔리게 힘든 티를 낼 수도 없고~" (수하나 조끼에 덜렁거리는 무전기 들고 뛰던 나)
"장비 말고 무전기만 들고 뛰는 소대수하나는 정말 편하겠지?" (내 차차깃수후임 비방조 분대장, 나와 그 넘이랑 서로를 부러워함, 하지만 바꾸자면 절대로 안바꿨을 것임. )


바로 골목에서 4열종대로 소대별로 있는데, 시위대가 도착을 하더니 흠칫한다.

시위대= "아니 경찰들이 벌써?"
우리덜= "숨차 죽겠는데 좀만 늦게 오지..."

서로가 딴생각을 품은게 역력한 얼굴표정을 지으면서 시위대와 우리들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언뜻 무전?【?들린 무전내용이 "차단해!" 였었다.

하지만, 정작 중대수하나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 아닌가? (중대수하나가 무전을 놓친 거였다.")

시위대의선두가 우리중대 옆을 지나갈때쯤에, 3소대 수하나가 "방금 무전에서 차단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라는 말과 동시에 종로서 경비과 무전?【??"빨리 차단하지않고 뭐하나?" 라는지시가 내려져서 바로 중대원들이 4열횡대로 차단선을 설치하는데,


이미 시위대중에서 3~4명이 우리 대열을 쓱~ 빠져나가서는 보안수사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앞에서는 시위대와 중대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뒤로 빠져나간 넘들 잡어~!"라는 소리에 대원 몇명이 바로 전력으로 달려가는데,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후임의 눈에서는 "왜 하필 내가 또 달려야 할까?" 라는 후회의 빛이 역력하고....


하지만 어쩌랴,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눈빛은 "기필코 잡아오겠습니다!" 라는 액션의 눈빛으로 바뀌어 버렸는데..(하긴 부대복귀후 야밤의 결산보다는 좀 힘들더라도 뛰는게 낫지...)


앞에서는 시위대가 방패걷어차고, 하이바에 방패 빼앗으려고 하면서 우리 대열을 뚫으려구 하고 그와중에 시장에서 배달나오는 차들은 길 안비켜준다고 클렉슨 빵빵거리고, 장보구 돌아가던 가정주부들은 시위대와 우리들 양쪽에대고 왜 길막고 이 지랄들이냐고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대략 한 20분정도 난리쳤나? 싶은데, 시위대가 갑자기 하는 말이 "고마하고 돌아가겠다." 라는 통보가 돌아왔다.

바로 시위대가 뒤로 돌아서 돌아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전에서 나오는 소리는 "시위대가 차도를 일부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하던가 행진을 하겠답니다."


이 퇴근 시간에 그 지붕파란집 근처에서 도로 점거하고 시위? 아마 종로서 지휘부들 당장에 저기 높으신 분들에게 맞아죽던가, 퇴근길 시민들에게 평생 들어 먹을욕을 그날 다 들어먹게 될 거다.




바로 "차단해~!"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우리들은 가장 전형적인 차단대형인 "ㄷ"자 형태로 시위대를 차단했다. 여기서 또 시위대는 뚫으려구 하고, 우리는 막으려구 난리가 났는데...

원래 인도위에 있는 시위대를 차도로 진출과 이동을 막아 버리는 "ㄷ"자 형태로 차단하게 되면 한쪽은 벽이던가 상가건물 이므로 자연스레 ㅁ자 형태의 완전포위가 되는 차단형태다.(이거 시위관련 동영상에도 많이 나온다.)




갑자기 시위대 사이에서 누군가가 나와서는 내게 무슨 "쯩"을 보여주면서

"난 경찰관인데, 내가 이사람들 이끌고 있으니까 길좀 열어봐라~" 라고 한다.

경찰관? 지휘관들에게 보고하고 올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음에 바로 소대장님에게 달려가서 이야기를 하니까 "경찰관이 시위대를 이끌고 있다고? 함 가보자." 해서 같이 가보니 그 경찰관이라면서 "쯩"을 보여준 사람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고 시위대 사이로 들어가서 일일이 얼굴확인하면서 찾을 수도 었고...


경찰관이었던건지, 사칭이었던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이윽고, 그 시위대의 수뇌부와 경비과장이 합의가 성사되서 시위대의 귀가를 보장해주는 대신에 일체의 시위는 불허하고 피켓이나 유인물도 안된다라는 조건으로 시위대의 자진해산이 이루어 졌다. (어차피 시간상 퇴근 시간때이므로 집회나 시위자체가 불허되는 시간이다.)



우리도 시위대의 이동과 동시에 약간 관망을 하다가 바로 기대마로 복귀하니 중대부관님과 밥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기동대 중대부관이라는 자리가 중대 전체의 안살림을 도맡아 하는 자리이므로, 매 끼니때마다 중대부관님께서 선탑하셔서 밥차가 도착을 했고 나야 원래 중대부관님과 친하니까 중대부관님께 경례를 붙이고는 바로 기대마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야, 쫄따구덜 많이들 먹어 많이들~ 오늘 뛰느라고 땀흘렸으니까 염분보충해야 되니까 건더기 보다 국물들 많이 먹고."


그 소리를 듣고 옆에서 분대장 한넘이 조용히 한마디 한다.

"밭치는 깃수 새퀴덜, 오늘 국 배식조절에 실패했구만..."

달려라~달려~쿨럭..

-유용원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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