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니]크리스마스에 독살 당할뻔한 사연

맥클로린 작성일 07.02.15 12:34:52
댓글 1조회 4,636추천 2

117151035094147.jpg

 

잠적은 아니었고,

웃대를 잊은건 더더욱 아니었고,

그냥저냥 새해 복들 많이 받으세요.




-----------------------------------------------------




내 방엔 항상 꼬리꼬리한 냄새가 난다.

물론 난 느끼지 못하지만,

간혹 내방의 방문을 원치않게 열게 되는 사람들의 말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남들은 무척이나 행복한것 같다.

어쩌면 행복한 척 하는건지는 아무도 모르는거겠지만.



역시나 난 그날도 혼자다.



이젠 익숙하다 못해 자연스럽다.

이제 그만 무뎌질만한 외로움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늘 그래왔듯 칠흑같은 12월의 끝자락 까만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본의 아닌 화이트크리스마스를 성실하고도 담대히 맞이하고...



밤새 피워댄 담배의 경제적 가치는 한끼 점심식사에 후식으로 설레임 한개먹은 값과 맞먹고...

짐승우리같은 내방은 추위에 창문조차 꼭꼭 닫혀있는 와중에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질식않고 살아 있는 내가 다 자랑스러울 정도다.



그래도 해는 뜨더라...



비몽사몽한가운데 아침뉴스에 나오는 어여뿐 아나운서들이 나불대는 입술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면서 뻘생각을 하던 즈음...

비몽사몽한 가운데 유재석과 사귄다는 여 아나운서의 얼굴이 새삼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느닷없는 생각인건 분명한 사실이고.



밤새 쳐놀다가 그제야 들어오는 어딘가 낯익은 동생의 목소*..

말소리가 들리는걸 봐선 누군가 하나 달고 왔다



동생 : 갠차나 갠차나...들어와 들어와...딸꾹~

동생친구 : 그래에두...니*빠 계시다면서~~딸꾹~~

동생 : 지금 잘거야 갠차나...



이런 젠장... 주무실거라고 해야 맞는 어법 아닌가?

꼴에 순간 열받았다...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난 방문을 열고 나간다.



혀니 : 말만한것들이 어디서 외박을 하고...그리고 또 술까지...이게 뭐니 이게?

동생 : 엇...안잔겨?...아니면 나땜에 깬겨?...딸꾹~



순간 동생에 손에 들려진 많이 본 듯한 낯익은 알록달록거리는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혀니 : 하긴 때가 때다...그럴 수도 있지...근데 손에 든거 뭐야아~?

동생 : 딸꾹~킥킥...이거 케익인데 오빠 줄라고...갖다 줄께 들어가 있어...

혀니 : 그래...밤새 노느라 고생했다...어여 잠 좀 자라.



상황상 정황상 가만 보자니 지들끼리 쳐먹다 지쳐 남긴게 분명하다는것을 간파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니?



잠시후...



조심스러운 노크소리와 어설프게 열리는 방문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동생과 함께온 친구가 어줍잖게 접시에 다 뭉그러진 케익을 들고 불안하게 서있다.



동생친구 : 저기요 옵빠...이거...윽...(씨바랄)←들리진 않았지만 분명 내가 본 입모양이다

혀니 : 엇 ...네 고마워요...



왼손은 하늘을 쳐보고 있는 코구멍밑에...그리고 제대로 어색한 미소로 동생친구가 건네는

접시를 받으려 일어서려는 순간

그녀는 당황한 듯 케익접시를 방바닥에 거의 던지다시피하고 나가 버린다.

그냥 참은김에 더참지 하는 야속한 마음이 양심상 조금만 들었다.




어이가 없어 한참을 멍해하는 순간.




동생친구 : 니*빠방에 시체 비슷한거 썩나봐...

동생 : 에이씨...그러게 왜 니가 갖다준다고 난리야 이뇬아...패버리자라도 좀 뿌려야지




그리고 잠시후 내 방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동생이 들어온다.




동생 : 환기를 시키던가 아니면 담배를 피지 말던가...아휴 냄새 죽겠네...딸꾹~



참 술쳐먹은 뇬이 냄새도 잘 맡는다는 생각이 들무렵...



뭔가를 방안에 뿌리기 시작한다.



아주 구석구석...집요하게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조금은 지루할정도로 오랜시간동안.



그리고 난 서서히 정신이 혼미해지고...

잠시 약간의 잠에 잠에 빠졌던것 같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후 깨지는 듯한 두통에 못이겨 눈을 뜨고,

난 내 발밑에 굴러다니는 지난 늦가을 사다둔 가격딱지도 떼지도 않은 에프킬라 빈통을

발견했다...




암만 생각해도 내동생은 날 모기로 생각하는것 같다...

올 한해 삥도 얼마 안뜯은것 같은데 억울하다...




그리고 참 감사했다...

그 많은 에프킬라를 얻어마시고도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을...




물론 하루가 지날때까지 내방에선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행여 폭발이라도 할까봐...

그런거 보면 오래 살고싶긴 한가보다...






여러분들 행복하게 오래 사세요...

저도 그럴래요^^








오랜만에 인사차 올리는 재미없는 글입니다

자주 찾아뵐께요




추천은 아름다운 마음의 표출,

그걸 바라는 전 뻔뻔한 놈;;







by hyuny


맥클로린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