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캠퍼스 주차장,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에서 추리닝 입고 내리는 남학생. 왠지, 털털해 보이면서도 부유한 티를 안 내고 자유를 강조하는 컨셉의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2. 학교 구내 식당에서 나에게 2천원짜리 밥 사달라고 애교 부리고, 가끔 재래 시장에서 떡복이, 순대, 오뎅을 즐겨 먹는, 평소엔 소박하고 서민적인 이미지의 그가 알고보니 재벌 3세라는 반전과 충격.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3. 악세서리를 거추장스러워 착용 안 하는 성격이라, 6천 만원짜리 빈센트 시계도 집에 놔두고, dmb 같은 데엔 관심도 없으며, 유행이라고는 신경도 쓰지 않는 다소 고지식한 남자 같았는데, 내가 사준 고작 30만원짜리 싸구려 시계를 받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소박한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4. 평소에는 나를 재밌게 해 주려고 갖은 애교를 다 부리고, 온갖 귀여운 짓을 다하면서, 자신의 아버지 회사에서 열린 주주 총회 때에는 와이셔츠를 걷어 부치고 근엄하게 연설하는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5. 자신의 학교까지 따라와 경호하는 남자들에게 매우 엄하게 대하는 내유외강의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6. 태어나서 거의 먹어보지 못했던 짜장면 한 그릇을 그에게 시켜주니까, 자기 꺼 다 먹고 내 꺼까지 뺏어 먹었었는데, 알고보니 연 수입 천 억원 대의 어엿한 벤처 업체 회장이었던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7. 내 앞에서는 늘 웃고 쾌활한 그가, 홀로 있을때는 출생의 비밀 때문에 슬퍼하며, 어두운 강남 단골 바에서 위스키 한 잔에 눈물 흘리는 남자. 그의 사슴같은 눈동자에서 슬프고도 외로운 면을 보았다.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8. 자신의 외제 스포츠카와 bmw 자동차 대신, 나의 마티스가 좋다며 나의 운전대를 빼앗아, 교외로 드라이브 시켜주며 마티스가 나의 향기 때문에 너무 좋다며 소박하게 웃는 이 남자. 은근히 매력있다.

이런 남자 없을까요? 하긴 이런남자 축에도 못끼는 ㅉㅈㅇ들이 판치는 이곳에서 물어보는 제가 ㅁㅊㄴ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