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월화수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미대라는 곳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습니다.
저희 과는 대략 3:1 ~ 4:1 정도지요.
그런데 엠티를 갈때는 과 인원이 100% 가는건 아니죠. 사정이 있거나 몸이 안좋거나 하면 안갈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식으로 빠지는 인원 비율이 남여 1:1 이라는 겁니다.
결국 엠티를 가게되면
방 하나당 남자 두세명. 여성 10명에 육박하는 일이 허다하게 되죠.
제가 있었던 방만 해도 남자셋에 여자 아홉이었으니까요.
달릴때는 매우 즐겁습니다.
솔직히 여자들이 아무리 술 잘마신다 해도 남자들의 달리기에는 못 따라오는게 정상이고
그리고 여자애들이 이상하게 게임에 약한 애들이 많더군요. 블랙홀이라고 하죠.
저도 술을 그닥 잘 마시는 편이 아닙니다만
즐거운 랜덤게임을 달리다가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맛탱이가 살짝 가있습니다.
저는 한두잔 마셨는데 말이죠.
게임과 벌주라는게 참으로 좋은것이
정신 바짝 차리고 게임 잘 하면 술 덜 마실 수 있을 뿐더러
교묘하게 유도하면 원하는 이에게 먹일수도 있습니다.
분위기를 주도해 나갈 수도 있구요.
벌칙이라는게 참 거시기한게 다 남자한테 좋은 것들이죠. 러브샷이라던가 눕혀놓고 푸쉬업이라던가 왕게임이라던가
이런 방식으로 우리방 대파시킨다음에 각 방을 돌며 차례차례 격파해나가는게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물론 격파당한 여자애들은 멀쩡히 눈뜨고 있는 선배 얼굴에 매직으로 낙서를 한다거나 깔깔 웃으며 복도를 뛰어다닌다거나 무아지경 상태에서 남자들에게 술을 먹인다거나 하는 난장판을 연출합니다만 뭐 다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예비역들끼리 모여 즐거운 구운대얘기를 하는거죠......(남자들은 이시간부터 진정한 달리기)
그리고 잠을 자게 되더라도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그냥 퍼질러 자는데
일어나보면 상하좌우가 다 여자입니다.
베게가 부족해서 한 베게 둘셋이서 베고자는건 양반이고
허락이고 뭐고 없이 그냥 팔베게 허벅지베게 하면서 서로 뒤엉켜서 잘만 잡니다.
첫째날에는 자고일어나니 어떤애가 제 배를 베고자고 있어서 30분동안 못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역시 여자가 많으면 남자에게는 재미있습니다.
제 동기녀석중에 여성에 대해 굉장히 쑥맥인 놈이 하나 있는데
미대와서 제대로 각성했습니다. 역시 환경이 중요한 거예요.
남성비율이 높은 엠티는 한번도 안가봐서 잘 모르겠는데
그것도 나름 재밌을것 같네요. 구운대얘기 실컷 할 수 있잖아요?
술마시면서 회장형이 한 말. "예비역끼리 있으니까 진짜 좋다. 평소에는 이런얘기 못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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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그리파나(사진) 좀 그려볼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