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니 그저께 밤이였던가요.
담당의가 찾아와서 그러더군요.
"그만 퇴원하는 게 어떨까요?"
"네? 갑자기 퇴원이라뇨? 백혈구 수치도 안 올랐잖아요. 모든 수치들이 밑바닥이잖아요?
수치가 회복되어야 퇴원하는 거 아닌가요?"
"기분 나쁘게 듣지 마시구요..
사실 전부터 말씀드리려고 했던 건데..동훈님은 대학 병원에서 더이상 어떻게 손 쓸 수가 없네요.
저희들도 최선을 다했지만..수치는 전혀 회복되지 않고..할 만큼 다 했거든요.
그래서..지금 다른 응급 환자들도 많이 밀려 있고 하니..
다른 환자들 생각하셔서..작은 병원으로 옮기던지 집으로 가셔서 쉬시는게..."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자기네들은 더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나가달라 이 말이 아닌가?
그럼 여태 쓸데없이 받은 검사비들은??
그동안 빼먹을 거 다 빼먹고 나니까 퇴원을 하란 말이냐?
주치의? 담당의?
너희들이 뭔데? 너희들이 하고자 하는 게 뭔데?
끝까지 책임 질 거 아니였다면..
애초에 받아주질 말던지.
비록 생명이 다할지라도..담당의면, 주치의면..
끝까지 자기 환자는 책임을 져야 되는 게 너희들 책임이 아닌가.
빌어먹을 병원...
씹할 대학 병원...
어차피 애초부터 병원 치료로는 못 고칠 병이라는 거 알았다만..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을..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나가라니..
기분 참 엿같다..
이래나 저래나...
난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조만간에 퇴원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헌혈증 이제 안 보내셔도 됩니다.
그동안 편지 보내주고 헌혈증 보내주신 분들..정말 감사했습니다.
가슴 뭉클했고, 감동 받았다는 거..알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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