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게 사는 자식들이 팔순이 넘은 노모를 모시기 싫다며 서로 떠넘기다가 길거리에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노모는 끝까지 자식들은 잘못이 없다고 두둔했습니다.
김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1남 2녀를 둔 83살 하 모 할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큰 딸 50살 유 모 씨 집에 머물렀습니다.
유 씨는 서울에 사는 오빠가 홀어머니를 모시지 않자 어제(12일) 오후 4시쯤 오빠가 운영하는 도매 시장 점포에 어머니를 데려다 줬습니다.
하지만 오빠 부부는 어머니를 모실 수 없다며 어머니를 다시 50미터 떨어진 큰 딸의 점포로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큰 딸은 어머니를 다시 오빠의 가게로 데려갔고 이들은 말다툼을 벌이다 어머니를 길거리에 방치한 채 각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방길재/건물 관리인 : 할머니가 혼자 의자에 앉아서 여기서 밤을 샌다고 하셔서 밖에 비도 오고 추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팔순 노모는 결국 경찰서에서 밤을 지샜고 딸과 아들 부부는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서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큰 딸 : 우리 엄마 아니라고 해 놓고서 경찰에게는 몰랐다고?]
[오빠 : 내가 잘못했다고 했잖아. 내가 잘못이라고.]
[큰 사위 : 구차한 이야기 그만하시고, 지금 와서 뭘 모신다고 그래요?]
애지중지 키웠던 자녀들이 자신의 부양문제로 다투는 동안 늙은 어머니는 오히려 자녀들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 모 씨/어머니 : 엄마를 안 모시겠다고 한 적 없어요. 자식들 밉고 고운 것도 없고. 다 같은 자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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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국말 하는게 부끄러워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