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파루파루 작성일 07.05.11 20: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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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에 없던 일을 끝마치고 피곤에 쩔어서는 방으로 터덜터덜 골인-

무슨 뒷바퀴 바람빠진 자전거마냥 자빠져 있던차에 문득 샤워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주섬주섬 방바닥에 널려있던 옷가지를 챙겨 든뒤 질질거리며 기어가듯 욕실에 들어갔다.

에벌레 허물벗듯 살포시 벗어 던지고 따끈한 물에는 도통 성이차지를 않아 고사리 대치듯 

거즌 끓는 물에 몸을 지지고 나제야 시원하다는 말이 나오니 진짜로 요즘엔 늙은이 다 됬다.

 

덜마른 오징어 마냥 적절히 보디를 뿔린후 엘레강스하게 입욕제 고르기 시작하였다.

어제까지 쓰던 남성전용 입욕제는 꼭 무슨 슬라임을 쳐바르는 기분이라 쓸게 못된다.

적당히 동생한테 강력히 추천을 해서 몽창 쓰게 만들던가 적당히 버리는수 밖에......

 

뭐가 좋을까 고민하며 뒤적 뒤적 색색의 병들을 뒤지고 또 뒤지다가 

결국 귀찮다는 생각에 대충 손에 잡히는대로 집어 써보니 이게 의외로 괜찮다.

챠밍하게 끌어 당기는 미끈하면서도 적절한 감촉에 그윽히 퍼지는 은은한 향기

거기에 피부를 극한으로 끌어올려주는 뽀송뽀송한 보습효과......!

이건 정말 가히 봄날의 솜털이된 기분이 아닌가?!

 

정말 괜찮다, 바로 이거다! 싶어 냉큼 상표를 확인해 보았다.

 

 

 

 

 

 

 

 

 

 

 

 

 

 

 

 

 

 

 

 

 

 

 

"하얗게 만들어 드립니다 강아지 전용 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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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후.

 

"형, 샴푸 뭐 썻어? 향기 좋다?"

 

"개꺼"

 

"응? 개가 누군데?"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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