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 말 많은 디워를 봤다.
나는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이다. 회사도 운영해보았다. 회사가 사업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영업, 자금, 관리 등등 여러가지가 필요한 종합예술이 된다. 이것은 경영이라는 것을 해보지 못하고 월급만 받아보는 직원들은 모른다. 구멍가게라도 사장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
나는 심형래씨를 감독으로 보지 않는다.
심형래씨는 영구아트라는 회사의 대표다, 즉 사장이다.
매달 직원 급여가 얼마인지, 이번달 상환해야 할 부채는 얼마인지, 등등 모든 것을 고민해야 하는 사장이란 말이다. 매달 돌아오는 급여일과 각종 지불해야할 운영경비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대출형식으로 차입한 수백억의 채무까지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압박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리라 본다.
심형래씨 스스로 영화 하나 잘 되면 4만5천여개의 중소기업이 먹고 살 수 있는 산업이라고 했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영화라는 상품을 기획하는 전문가가 심형래씨뿐이라고 생각한다. “괴물”이 히트한 이후 영화외에 부가수익이 있었는가?? 캐릭터화해서 상품이 만들어지길 했나 팔리길 했나. 엄청난 개봉관 확보, 수많은 기사들을 동반하고서 겨우 영화매출로만 끝이 났다.
심형래씨는 용가리때부터 줄곧 캐릭터를 상품화하는데 집중했고, 이번 “디워” 역시 영화 그 자체는 기본이고 그 영화로 인해 파생될 부가수익까지 염두에 두고 기획에 들어간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된다.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기업은 존재하지 못한다. 그래서 심형래씨를 감독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예술영화에서 말하는 감독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심형래씨는 기업체 대표이며 회사의 상품으로 영화를, 영화상품중에서 “디워”라는 신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거기에는 기획담당, 영상담당, 마케팅담당 등등 여러 파트가 있을 것이고 그 진두지휘를 심형래씨가 하는 것이다.
미국 911테러 이후 도심내 탱크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룰을 깨고 촬영해낸 그 끈질김은 물론이며, 혼자 발로 뛰며 미국내 시장을 개척한 해외영업까지 도맡아 한 그 어디가 일개 감독인가.
그래서, 자기만의 마스터베이션으로 끝나도 좋을 독립영화 찍는 감독 나부랭이가 심형래씨를 씹어대는 것을 가소롭게 생각한다. 일개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상품기획팀 팀장 정도 밖에 안되는 시각을 가진 누군가가 본인은 경험해보지도 못했을 경험을 해온 이 사람을 씹어댄다는게 가당챦기나 한가.
심형래씨는 그 수많았던 코미디언계에서 그야말로 최고라는 명칭이 어울렸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나만의 감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요며칠 심형래씨가 tv에 3-4회 잠시 모습을 드러낸 이후, 대부분의 요즘 개그맨들이 아마츄어로 보인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가 얼마나 어?載?span lang=en-us>. 코미디계에서 최고가 되고 그것도 부족해서 잘 모르는 분야에 도전해서 또 최고가 되려고 하는 심형래씨가 너무 존경스럽다.
어제 8.3일 와이프랑 “디워”를 보았다. 객관적으로 관객의 입장에서 평하자면, 재밌었다. 특히, 이무기의 도심전투씬이나 이무기끼리 싸우는 장면, 그리고 용이 된 모습 등등 그 사실적인 표현에 영화내내 놀랐다.
생각해보라.
6년간 회사 운영, 자금 끌어대느라 여기저기 돈 빌리러 다니고, 미국가서 여기저기 들이대서 음악감독, 배우, 로케이션 섭외하고 자금없어 촬영중단되고, 직원들 급여 못 줄 때는 한 두 달 밤무대 뛰어서 그 돈 메꾸고…나는 사장의 그 심정 십분 이해한다.
그냥 번돈으로 편히 먹고 살걸 괜히 했나 후회도 들고, 인정받지 못해 한없이 추락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그 심정이해한다. 짐작컨데, 망하든 흥하든 마무리하고 어서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심정만으로 24시간을 보낸 날도 많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매끄러운 스토리를 기대하며, 잘된 예술을 보길 원하는가. 나는 이무기와 용이 싸우는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영화비가 아깝지 않았다. 지금 한국에서 그 정도 영상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어디서 독립영화찍는 나부랭이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돈만 줘봐라 내가 찍어 올테니.”
심형래씨는 어디 돈을 땅파서 구했다더냐. 자금이 충분했으면 6년이 걸렸겠나. 돈 없으면 끊기고 돈 구해서 또 찍고, 그러다 보니 6년 넘게 걸린거다. 수백억씩 돈 구해올 능력있으면 찍어봐라. 70여명의 직원을 어깨에 책임지고 있는 그 무게가 틀린데 일개 감독이 가능하겠는가??
내 보기에 이번 "디워"까지 실패한다면 아마 이 세상 뜰 각오가 아니었을까 싶다. 말그대로 생사결단의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고 보인다. 내가 어찌 그 속을 알랴만, 그냥 그렇게 보여진다.
일이라는 것은 아무나 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속에 품은 기획을 현실화할 수 있게 실행하는 그 힘은 아무나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심형래씨의 “디워”를 논하려면 그건 현실을 모르는 영화감독 지망생들끼리 서로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 씹거나, 개인 만족으로 끝날 독립영화나 찍는 나부랭이는 입을 놀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 본다. 충무로의 주류도 아닌 독립영화감독이 역시 비주류의 심형래씨를 깎아내리는 것이 왜 이렇게 가소로운지 모르겠다.
그리고 심형래의 “디워”에 애국 운운하는 악플도 많던데, 솔직히 애국보다 심형래씨 개인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 그게 측은해서 보러가긴 했다. 그렇지만 난 지금의 흥행이 애국심으로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미가 있었다!!!
물론, 스토리 비약이 심하고 매끄럽지도 못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어설프고 지적해야 할 단점들이 많지만, 그래도 잘 만들었다. 나는 이무기나 용의 전투씬 등에서 전혀 어색함을 못느꼈고 너무 사실적인 묘사에 충격받았다. 아마 중국인들도 용이 나오는 장면에서 감동받지 않을까 싶다. 전설에서 보던 용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예술영화로서는 “디워”를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이것은 기업의 수익을 내기 위한 상업영화이지 몇몇 매니아나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기 위한 예술이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이런 기본적인 이해없이 “디워”의 예술성을 논하면서 그 성과를 폄하하는 영화좀 봤다는 나부랭이들의 악평들에 비웃음이 난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생각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지만 감히 하지 못한 것을 몸소 현실에서 해내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다. 그것은 부정해선 안된다. 아무리 웃기는 사람이 만든 허접한 영화라고 해도 업계에서 이런 식으로 평가받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심형래씨는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아 근데 '이송희일'은 이름이 왜 이따구야? 개풰미쉐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