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 최고 소설 novel 11~20화

천혼류 작성일 07.08.18 14: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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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10화는 이상하게 없는데요~ 내용상으로는 지장 없는듯 합니다~^^         ☆★novel(11~20)★☆


-11- 반복되는생활

아쉬움도 크고 잊지못할 추억이 가득했던 MT도 어느덧.. 끝이나고...

지금 이렇게 내 방에 다시 와있다...

생각해보면... 2박3일이란 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휴가도 이렇게 길게 느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그 다음날...

나에겐 반복되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똑같이 짜여진 스케쥴대로 움직이는...

그런 공장속 로봇같은 존재...

나의 꿈은 무시된채.. 오로지 나의 미래의 편안함을 추구하며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하는 나의 일상..

이 모든 것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서연이와의 MT때의 추억이 마치 거짓말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예진이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다른 과 이기 때문에.. 자주 볼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마치 한편의 꿈을 꾼듯한 기분이었다...

다만 조금 달라진 것이 있었다면...

창현이와 현철이.. 그리고 현정이.. 이들과 조금더 가깝게 되었다는 것이다..


"형.. 오늘 수업끝나고 뭐하세요??"

"글세.. 특별히 할건 없는데... 집에가서 라그나로크나 하려고..."

"그럼 우리 같이 영화나 볼래요??"

"너하고 말이냐??"

"아뇨.. 저랑 창현이랑 현정이랑 이요..."

"별로 내키지가 않는구나..."

"에이.. 그러지말고 가요..."

"아냐.. 오늘은 집에서 그냥 조금 쉴래.."

"흐음.. 그래요 그럼.. 이따가 연락할테니까 마음 바뀌면 연락주세요..."

"그래 ..알았어.."

수업이 끝나고... 모두들 각자 갈곳으로 흩어졌다... 언제나 그랬듯...

혼자 남았다....

"흐음.. 비가오겠는데..."

이미 하늘엔.. 먹구름이 온 세상을 검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거세게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 독서실 앞쪽으로 뛰었다...

"앗...차거워라..."

소나기가 거세져.. 조금 기다려야겠다는 심정으로.. 독서실 앞쪽 벤치에 앉았다....

담배를 피며... 하늘에서 내리는... 투명한 눈물을 감상하듯..

부질없이.. 핸드폰만 움켜쥐고 있었다....


담배가 다 타들어갈때쯤..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

"어?.. 서연아.. 뭐해? 여기서..."

"아.. 오빠..."

얼굴을 붉힌채..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여기서 뭐해??"

"아.. 다음 교양수업이 있는데.. 비가 너무와서.. 못가고 있어요..."

"몇시 수업인데...?"

"3시요..."

"그래?... 10분밖에 안남았잖아.. 어떡하려고??"

"글쎄요.. 5분만 기다려보고... 안그치면 뛰어가야죠..."

"흐음...."

그리 쉽게 그칠 비같지는 않다....

"안되겠다... 이쪽으로 와봐.."

입고있던.. 남방을 벗어... 두손을 높이 든채 말했다...

"아...아뇨.. 그러지 마세요..."

"괜찮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안해.. 얼른 와..."

"......."

"빨리오라니까.. 그러다 정말 지각한다..."

주저하는 듯 하다.. 서연이는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자아.. 이쪽 꽉잡고 뛰어.."

옷을 힙합으로 입는 탓에.. 둘이 들어가고도 넉넉했다...

옷을 우산삼아.. 서연이를 교양수업 강의실까지 데려다 줄수 있었고...

서연이는 방긋 웃었다....

"고마워요 오빠.. 덕분에.. "

"고맙긴 뭘.. 그럼 공부 열심히 하고.. 담번 시험두 오빠가 1등하기전에..."

"네에.."

그저 말없이 웃고만 있다....

인사를 하고.. 서연이는 강의실 안으로 들어간다...

서연이의 뒷모습까지 보고서야 나도 발길을 집으로 향했다....

조금씩 커져가는 서연이에대한 감정...

마치 암세포처럼... 지나에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나의 변화가 나도 조금은 느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아니 나의 일상 전부가.. 지나의 버릇들로 가득 메워진 내가...

다시 변하고 있었으니까....





-12- 예진이의 아픔(1)

꿈을 꾸었다...

알 수 없는 곤혹들이 밀려들어왔다... 꿈의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아주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나를 지나쳐가는 한 남자가 있다....

그안은 어두워... 보이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손가락질을 해댔다....

왜...어째서...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는것인지... 난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곳곳마다.. 그 차가 세워져있다....

난 차안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 안에선.. 한 남자와.. 여자가 뒤엉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 여자의 얼굴은...

분명.. 지나였다.....



꿈에서 깬 나는..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고...

알수 없는 불안감에... 지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말이다....


[내가먼저 연락할때까지 될 수있음 먼저 전화 안했으면 좋겠어.. 회사사람들 많거든??]


신호음은 계속 흐르지만.. 전화는 받을줄 모른다....

발신자 번호에.. 내 번호가 찍혀서 그럴지도 모른다....

"전화를 받을수 없어...."

핸드폰을 놓고... 머리를 움켜쥐었다......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다.....






3년전 일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아윽.. 머리아파 죽겠어...."

"괜차나... 아... 어떡해야되지??..."

"약좀줘....."

"제발 아프지마.. 너 아픈거보면... 나 정말.. 미치겠단 말이야..."

"아윽....미안해...."




3년전에도 .. 이렇게 머리가 아팠었던 적이 있었다....

3~4시간이 넘도록.. 지나는.. 열에 의해 뜨거워지는 물수건을 몇번이고 빨아서...

내 머리위에 올려주곤 했다....

하루만에 씻은 듯이 다 나앗고.. 아침에 눈뜨면..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지나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했다....




전화벨이 울리자.. 내 상상은 산산조각나.. 부셔져 버렸다....

전화벨의 주인공이 지나이길 바랬다....

"여보세요??"

"형.. 오늘 왜 학교 안와요.. 어디 아파요??"

"아.. 현철이구나.. 나 몸이 안좋다고 교수님께 말씀 좀 드려줘...."

"어디 아프신데요.."

"그냥 몸살이라고 해줘...."

"...네.. 그럼 몸조리 잘하시고.. 푸욱 쉬세요...."

"그래...."


'그래...그럴 리가 없지...'

약을 꺼내어 먹고... 다시 침대위에 누웠다....

가슴속에 녹아있던.. 옛 추억들이 다시 머리속으로 파고 들어온다....



그렇게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창 밖의 세상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부재중 알람을 알리는 핸드폰만이..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핸드폰을 열었다...

부재중전화 32통... 새로운 메시지 12개....

번호는.. 다 똑같은 한사람에게서 온 전화였고... 메시지도... 같은 사람 이었다...


1. 아프다면서....

2. 전화 안받네....집이야??

3. 걱정되잖아 바보야... 전화좀 받아봐...

4. 자는거야??

5. 약은먹구 자는건지 걱정이다...

6. 문자 보면.. 꼭 연락해줘.....

7. 아직도 안일어 났어??

8. 많이 아픈가봐.... 어떡하지?.. 약사다 줄까?..

9. 혼자 문자보내려니까.. 재미 없네.. 일어나면 죽었어!!

10. 에고고.. 이제야 수업다 끝났어... 아직 집이겠지?...

11. 오빠는 무슨꿈을 꾸고 있을까.. 헤헤....내가 그 꿈속에 나오면 안될려나?? 쿠쿠..

12. 오빠가 아프니까.. 나도 아픈거 같아... 나도 약좀먹구 쉬어야겠다....윽..머리야..


[발신자.. 박예진...]


문자를 보고 나도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예진이에게 전화를 했다... 그치만 받지를 않는다....

핸드폰을 집어던지곤.. 침대위에서 일어나.. 거울쪽으로 다가섰다..

집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꽤나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밖에는 어제 내렸던 비처럼..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산책이나 할겸.. 겸사 겸사...먹을것을 사러... 우산을 펴들고 학교쪽으로 들어갔다...

어둑어둑해진 날씨 때문에.. 사람들의 발자취는 찾아볼수조차 없었고...

음산한 분위기 마저.. 감돌고 있었다...

"괜히왔나?...."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우리 학과 강의실 주변에 세워진 낯선차....

"와아....저건 뭔차야?? 되게 좋아보인다..."

차 쪽으로 슬며시 다가봐 보았다....

차안은 어두웠고.... 시커먼.. 두 형체가 포개져 있는것을보아.. 아무래도...

그게 분명했다...

"에휴... 더러운놈들.. 이런데서 하냐.. 가까운 여관방 내비두고...쯧쯧.."

혀를차고 돌아섰다...

아무일 없다는 듯... 근처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차(마시는차)를 사고...다시 우산을..

펴려는데..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에 펴려던 우산을 접었다...

[어디야??]

난 답문을 보내고 즐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문에는...

[헤헤.. 드디어.. 일어났네... 나좀.. 도와줘...나 아파......]

문자메시지 조차에서도... 예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이 단번에 느껴졌다...

다급히 전화를 했다...

"예진아~~ 어디야~~ 어딨는데..."

"공대 앞......"

"갈게.. 기다려... 금방도착할거야.. "


불안했다... 혹시라도.. 사고라도 난게 아닐까.. 심장이 뛰었다....

미친 듯이 달렸다.. 후문을 지나.. 넓은 캠퍼스의 빗물을 옴몸으로 맞으며...

그렇게 난 달렸다....

멀리 공대 앞에서 한 검은 형체가 담벼락에 가려져.. 희미 하게 보인다....

"젠장.. 공대라면.. 아까 내가 지나친곳인데.. 왜 못봤지..."

나 자신을 책망하면서... 예진이를 찾았다....

강의실 바깥쪽.. 담벼락에 기대어진.. 하얀 정장을 입은..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분명.. 예진이다...'

황급히 다가갔다.....

입술엔.. 립스틱이.. 번져있었고... 하얀 정장 치마엔 피가 조금 묻어있었다....

그리고... 군데군데.. 찢어진 스타킹을 보며....

난....

난.....

이성을 잃었다.....

"오빠 왔네....헤헤...."

비를 고스란히 다 맞고 있는.. 예진이... 나를보자.. 싱긋 웃는다....

"많이 아프겠구나...우리 예진이..."

"응.. 나 너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렸다... 눈물이 쉴새없이 나왔다.....

빗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뿐... 쏟아지는 눈물은... 나를 더욱 화나게했다....

"...오빠집에가자..."

"정말?? 나 가도돼??"

"응.. 가자..."

예진이를 부축해 일어났다.....

정말 너무 곱게 차려 입은.. 하얀색 정장.... 난 예진이를 업었다....

"아파.....오빠..."

"..........."

한발자국 움직일때마다.. 예진이는 그렇게 속삭였다....

"아파도 조금만 참아... 오빠가... 다 알아서 해줄게..."

"..........."

"오빠가.... 오빠가.. 꼭... "

말을 잇지 못하고.... 소리내어 울었다.....

뒤에 안긴 예진이는.. 나의 목을 꼬옥 끌어안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게 아니야 오빠....."

"............"

"몸이 아픈게 아니라... 이런 모습을 오빠에게 보이는.. 내 마음이 너무 아픈거야...."

"............"

나의 등에 얼굴을 묻은채... 우는 예진이였다.....





-13- 예진이의 아픔(2)


예진이를 집안으로 데려온후.. 일단은.. 어쩔수 없이... 옷을 벗겨 주어야만했다...

물론..예진이도 나도.. 부끄러웠지만...

차가워진 몸을 따듯하게 해줘야만 했기 때문에....

예진이의 옷들을 고스란히 다 벗겼다.....

예진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고... 난 따뜻한 수건으로.. 예진이의 몸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예진이의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아팠다...

몸을 닦아주고... 예진이에게 내 옷을 입혀주었다.....

"쿡..."

"왜웃어...?"

"너가 내 옷입으니까.. 너무 귀엽다 야..."

"......."

예진이의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겨다가...

하나씩 빨았다.... 탁탁~ 털어가며..

"예진아~"

"....응?"

"너 옷 되게 잘입는거 같애..."

"왜?.."

"아까 하얀 정장입은 너가 너무 이쁘더라구....쿠쿠쿠.."

"........."

"니가 몸매가 좋아서 그런가??"

"........"

나의 농담에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지금은 충격이 크겠지...

세탁을 다 하고선.. 나는 따뜻한.. 홍차를 타주었다....

"자.. 마셔봐.. 되게 맛있어...흐흐.."

"잘 마실게....고마워"

호호 불며... 조심스레.. 마시는 예진이의 모습...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불 꺼줄래??"

"불??"

"응..."

시계를 보니 이미 11시도 넘은지라... 불을 껐다...

"예진아..."

"응.."

"축하한다..."

"왜??"

"내가 자취하고.. 들어온 첫 번째 여자야...."

"......."

"더군다나.. 이렇게 한 침대에서.. 같이 이불을 덮고자다니.. 후후.."

"....."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슬픈눈으로 빙긋 웃는다...

그리고는 팔 베게를 강요하고 내 품으로 찰싹 달라붙어... 머리를 내 가슴속에 부벼댄다....

나도 윤기나는 예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오빠... 솔직하게 하나만 말해줄래?..."

"뭘??"

"내가... 싸게보여???"

당황되는 질문이었다.... 누가.. 예진이를 그렇게 생각한단 말인가...

"절대 아냐.... 너를 그렇게 보는 놈들이 나쁜 놈들이지..."

"............."

"그런생각 하지마.. 예진이 넌.. 정말.. 예뻐..."

"아니... 다들.. 한번쯤 그냥 자보구 버릴 생각으로 나 만나는거 같아.. 남자들은..."

"왜 그런생각을해??"

"가지자니 싸보이구.. 버리자니 아까워서..."

"......."

예진이를 더 힘차게 안아줬다.... 예진이의 눈물은.. 내 가슴속을 타고 흘렀다....

예진이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면서...

예진이가 최대한.. 편히 잠들 수 있게...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잠이.. 얼핏 들었을 즈음...

아까 벌어진 일을 머리속으로 상상해보았다....


'분명 내가 지나갔을때엔.. 차 한 대가 서있었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 문자를 받은게 20분정도 뒤였고.. 문자 받고 뛰어갔을땐... 차가 없었으니까....

젠장.. '

어제 꿈이.. 이렇게 들어 맞는단 말인가.... 그렇다면..꿈속에서... 사람들은..

왜 나에게 손가락질을 한걸까....

그리고.. 꿈속에서 여자의 얼굴은 왜 지나 였을까.....


아침은 밝아왔고... 난 아침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다...

주먹을.. 붕대로 단단히 고정시켰고... 지퍼라이터도 챙겼다....

(지퍼라이터를 쥔 주먹으로 맞아보셨나요? 참 아프더군요...)

예진이의 잠들어있는 모습에...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비장한 각오로... 집밖으로 나섰다....

어제 그 차가 세워져 있던... 인문대 쪽으로 가서 기다렸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나를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몇 시간이 지나도 그 차는 보이질 않는다...

마침 인문대 관리실 아저씨가 나와.. 말을 걸었다...

"저기요 아저씨.."

"응.. 학생 왜??"

"혹시.. 여기 학생중에..EF 쏘나타 끌고 다니는 학생 있나요???"

"아... XX학생 말이지??"

"그 사람은 여기 학생 맞죠??"

"그 학생은 회사다니면서 학교 오는 사람이라.. 나야 잘 모르지...."

"회사요??"

"응.. 어디더라.. 뭐 유명한 회사 경호원이랴...."

"........."

"그건 왜물어..."

"어느 과 인지는 아시나요??"

"그야 나도 모르지.. 가끔 얼굴이나 보는데...나이가 29이라나? 뭐래나..."

"예......"


아저씨는.. 의심스런 얼굴로.. 나를 여러번 위아래로 훑어본 뒤에나.. 안으로 들어가셨고...

시간은 한참이나 흘러버렸다...

도중에.. 여러번 현철이와.. 창현이에게 전화가 왔었지만.. 받지 않았다....



'나이가 29이라고?......'

그렇게 얼마를 기다렸을까....

저 멀리서.. EF 쏘나타 한 대가 언덕을 넘어... 이쪽으로 다가왔다....

내 심장은 쿵쾅쿵쾅 요동을 치며 뛰었다....

주변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른채.... 떠들며 내 앞을 지나쳐갔다...

차가 세워질때까지.. 기다렸다....

심장소리는 더 커져만 갔다....

주먹을 다시한번 움켜쥐었다... 오늘이 내가 죽는 날이리라......

차가 세워지고... 난 차량 번호를 보았다...[서울 나 0000]

맞다.. 어제 그 차가.... 난 그차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박예진이라고 아십니까?"

"네??"

"박예진이라고 아십니까?"

그 자식은... 씨익 웃었다.....



-14- 예진이의 아픔(3)

"잘 알죠... 하하하.. 그건 왜물으시죠??"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그자식이 미소를 머금은채 지껄였다....


기다릴필요 없었다... 단단히 고정되있는 내 주먹은.. 그자식의 면상에 제대로 꼿혔고...

주변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그 자식의 비명은 묻혔으리라....

"잘 알면.. 니가 왜 맞아야 할지도 알겠네... 그리고.. 내가 왜 널 죽이러왔는지도 알겠고..."

일어나려는 그자식을.. 발로 걷어쳤다...

내 발을 주먹으로 막더니..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내 복부에 그 자식의 주먹이 꼿혔다...

"아윽...."

전에 맞았던데를.. 다시 맞아서 그런지.. 통증이 찌릿찌릿 했다....

"조x.. 어린 자식이.... x질라구.... 그 xx년이 xx달라고 지x해서 먹었다 왜.."

혼자 킬킬대는.. 그자식의 웃음소리를 듣자니.. 메스꺼웠다....

"아.. 그랬어?... 그랬구나..."

이미... 난.. 내 정신이 아니었다....

내 주먹은 그 자식의 복부를 타겟삼아 날렸지만.. 그 자식은 노련하게.. 내 주먹을 막고...

바로 내 안면을 가격했다...

퍼억....

"젠장..."

통증은.. 상당했고... 그럴수록 나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

자세를 바꿨다.... 키가 월등히 큰.. 저 자식에게.. 주먹승부는.. 밀릴것같아...

발차기 자세로 바꿨다....

의외라는 듯.. 그자식은.. 비웃으며.. 오라는 손짓을 했고....

난.. 달려들면서.. 오른발 돌려차기를 시도했다....

아니나다를까.. 그 자식은.. 왼팔로.. 나의 다리를 잡으려.. 달려드는순간...

난.. 다리를 접고... 왼손으로.. 복부를 날렸다....

비명을 지르고.. 복부의 통증을 느끼는지.. 움츠리는 순간.. 난.. 준비해 뒀던...

지퍼라이터를 꺼내.. 오른손에.. 움켜쥐었다....

"니가.. 니가 ...이 xx놈아... 무슨짓을 한지 알아???"

내 울분은.. 오른 팔의 힘을 더욱 증가시켰고... 주먹은... 그 자식의 머리에.. 직방으로...

맞았다... 빠...악...

키가 184는 되보이는 그 자식은..그 한방에...바로... 쓰러졌고....

난 달려들어....

두 팔을 봉쇄한후.. 마구 주먹을 날렸다...

"니가 뭔데!!!"

퍽..

"애를 x신만들어..."

퍽퍽..

"너 같은 xx는 죽어야대.."

퍽...

"너 때문에.. 애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아!!!!!!!!!!!!!!!!!!!"

내 왼팔에..힘이 들어가는 순간.. 그 자식은 나를 밀쳐내며... 엉거주춤 일어났고...

난 내동댕이쳐졌다.... 굉장한 힘이다....

"아...나 x발.. xx리게... 어린xx한테.. 이렇게 처 맞아보긴 첨이네... 넌 오늘 x졌다..."

그자식은 우람한 발을 들어올렸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고개들 돌릴정도였다....

그 발은 정확히.. 내 복부를 밟았고....

입에선 피가 섞여 나왔다...

"아.....으으윽..."

곧이어.. 여러번 발길질을 해대던 그자식이 방심한 사이.. 굴러서.. 간신히 피했다....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내가 이길수 있을까?....

아니.. 내가 이긴다 한들... 뭐가 얻어질까?... 단순한 화풀이가 아니었을까?....

내가 이겨서.. 저자식에게 받을수 있는게 뭐지???...

예진이의 아픔을.. 저자식이 치료해줄수 있는것도 아니고.....

왜 내가 싸워야하지???.. 왜 내가 이렇게 아파야 하는거냐구.....

하지만.. 이왕 시작된 싸움이라면..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이건 내 자존심이니까....

그때...

"형 피해요~~~"

이미 늦었다.....

그자식의 주먹은.. 내 안면에 정확히 들어왔고... 난... 정신을 잃었다....


흐릿해져가는 하늘과... 떠들썩한.. 주변의 잡음도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내눈에 보인건.....







안타까운 시선으로 무모한 자식이라며 손가락질 헤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런거였구나....미안하다..예진아....'



정신이 들어.. 눈을 떠보았다....

온몸이 욱신욱신 아팠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원인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지나....

지나??

'여지껏.. 다 꿈이 었나????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실이지??....'

"지나야...."

"........zZzz"

"지나야.. 자??"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제서야 눈을 뜬다....

"아..오빠 이제 정신 드세요???"

흐릿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제 일 기억나요???"

지나의 모습은.. 정신이 들면서.. 서연이로 변해갔고.. 그제서야.. 난 정신을 찾았다...

"어..."

"다행이에요.. 이렇게 일어나서..."

"........"

"아... 예진이는...?"

"예진이는.. 지금 창현이랑 있어요... 오빠 집에서요..."

"그래...."

"예진이가 걱정되요??"

쓴웃음을 지으며.. 서연이가 물었다...

"예진이가.. 어떤일을 당했는지 알면... 너도 그런생각 들꺼야.."

"알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

".............."

"하루종일 간호해 준거야??.."

말없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거린다...

"고마워..."

"........"

서연이가... 내 가슴위에 얼굴을... 묻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싸우지 말라고 했자나요......."

"..........."

"왜..왜자꾸 사람 걱정시키는데요...."

"미안해...어쩔수가 없었어.. 너무 화가나서..."

"............"

"미안해.. 다시는 안싸울게...."

서연이는....아무 대답도 않은채... 고개를 들었다.....

빤히... 나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가끔은 예진이가......"

"..........."

"너무.. 부러워요..."

난.. 아무말도 해주지 못했고... 잡았던 손을.. 서연이가 슬며시 뺀다....

"저.. 잠깐 화장실 다녀올께요..."

창밖으로 밝은 태양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고... 햇살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나의 눈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차창밖은.. 마치 내가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듯이.... 너무나 평온했다....




-15- 나에게 넌.. 너에게 난...(1)

교수님의 선처로.. 나는.. 다행히 전공과목은 결석처리 되지 않았다...

강xx교수님은 내게 몸조리 잘하고 오라고 당부 하셨고...

그래도 마음에 걸려.. 전치 3주짜리를... 3일만에.. 퇴원하고 나왔다.....

돌아간 집에는... 예진이가 머물다간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

한번도 병문안 오지않은 예진이....

예진이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심 한번쯤 와주길 바랬는데...

이틀동안 내 곁에 있어준건...

서연이도 예진이도 아닌.. 현정이였다...

서연이도.. 화장실 다녀온다는 뒤로는.. 한번도 모습을 비치질 않았고...

현정이만이.. 내 시중을 들어주고.. 챙겨주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방을 대충 정리해 보았다...

사실.. 이미 정리된 방이었지만...

침대위에 누웠다.... 따뜻한.. 예진이의 체온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베게에선.. 예진이의 샴프향기가.. 은은하게 내 코를 자극시켰다....

"예진아.... 서연아.... 너희 둘 볼 면목이 없구나...."

한숨을 쉬곤...

꺼져 있는 컴퓨터 전원을 키고... 화장실에가.. 따뜻한 물에.. 샤워를했다....

따뜻한 물이.. 배에 닿을때마다... 욱신욱신.. 쑤셨다...

"윽..."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생긴 멍을 보며... 그때의 싸움을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분명... 얼굴에 제대로 주먹이 들어갔는데... 대단한 놈이네.....히유..."

경호학과가 새삼 무서워졌다...

샤워를 끝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왔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방안 이곳 저곳을 둘러 보던중

책상위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엄마...."

자취한지 5개월... 한번도.. 집에 가 본적이 없었다...

"집에 가볼까......"

쓸쓸하게 내린 결론이었다.... 나도.. 사람이다...

남을 위해 싸우고... 최대한 이기적이지..않게 살라는.. 아버지 말씀대로...

살아보려 했지만... 외롭다.....

정말.. 외로운건 어쩔수가 없었다...

부모님의 따뜻한 밥도.. 부모님의 애정 어린 사랑도...

그리웠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난 간단히 챙길것만 챙기고....

문을 잠그고... 집으로 가는 터미널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내 제일 친한 친구인.. 영권이 였다.....

"여보세요??.."

"야이..스댕아.. 어떻게 학교간 뒤로 한번도 연락이 없냐??"

"어...미안.. 안 그래도 나 지금 내려간다..."

"호오..그래?? 언제쯤.. 오는데?"

"3시쯤이면.. 도착할거 같아... 간만에.. 술이나 한번 마시자..."

"짜식.. 왠일이냐.. 다신 안내려올것 처럼하고 올라가더니만..."

"훗..."

"짜식.. 간만에.. 엉아가 준비좀 해두마...흐흐.."

"준비는 무슨.. 그럼 이따가 보자.."

"그래... 얼른 와라....워메.. 보고싶은거...크크크크..."


영권이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 환경도.. 그리고.. 이미.. 어둠의 세계에서..;;

인정받는 실력파로 손꼽히는 놈이였기 때문에...

그래도 친구라고... 오랜만에.. 그 녀석을 만난다니...괜시레 기분도 좋아졌다....

도착한 나의 고향은.. 정말 정겨웠다...

서울처럼.. 삭막하지도 않고... 왠지 정감이 넘치는 이 활기찬 분위기..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조그만 도시지만.. 서울과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너무도 방가워하셨다...

"내 아들 왔냐 ...캬하하.."

"네.."

"밥은 먹었어???이놈아..."

"네..;;"

"어라?? 너 얼굴은 왜 떡이되서..나타난거냐??"

"그냥.. 친구랑 좀 싸웠어요..."

"이건 좀 싸운 상처가 아닌데..+"

"너무 많이 알려고 하시면.. 다치시는데..."

"그래그래.. 자세한건 이따가 얘기하고...일단 밥이나 먹자.. 아들아..."

오랜만에 나를 보시는 어머니 이신지라.. 내가 그리도 먹고 싶어하던..

라면을 끓여주셨다...;;;

역시 우리엄마 라면이 젤 맛있다..;;


"아들.. 이번 기말고사때도.. 시험 잘볼 자신은 있는거야??"

"........."

"왜.. 자신없어??"

"글쎄요... 해봐야 알겠죠..."

"그래.. 원래 아들이 좀 뺀질대긴 했지만.. 날 닮아 머리가 좋찮아..."

";;;"

"잘해서.. 엄마 기쁘게 해줘... 난 아들밖에 없는걸??? 알지??"

부비부비

"징그러워요~"

그렇다.. 내 필살기 부비부비는 엄마한테 배웠다...

엄마는.. 얼굴에... 밴드를 떼어내시고는.. 직접 소독약과.. 연고를 발라주셨다...

이미 까칠해진 저 손...

서연이 손에 비해선.. 너무도 까칠해져버린 손이지만...

서연이의 따뜻한 손길보다... 더 정성어린 마음이 담긴.. 엄마의 손은..

너무 포근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시절 내가 쓰던 방도 들어가 보았다...

대형액자가 눈에 띈다....

"아... 저게 여기 있었구나...."

활짝 웃고있는 나와 지나와..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이었다....

"피식.."

쓴 웃음을 지으며 액자를 벽에서 떼어냈다....

"지나야...."

엄마는.. 유심히 내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더니.. 한마디 물으셨다...

"아들아... 너 지나랑 헤어졌니??"

"...........아뇨..."

"근데 왜그리.. 힘이 없어..."

"............."

"헤어졌구나.. 지나랑??...."

"아직은 아니지만요...."

"왜..? 지나가 너 싫대??"

"아뇨.. 제가 어리게만 보이나봐요... 아직 제가 학생이자나요..."

"아들이 어리다니.. 무슨소리야... .. 죽었어...지나.. 데리고 와~~"

"풉.. 괜찮아요.. 엄마...참!! 저 오늘 영권이 만나기로 했어요..."

"영권이??"

"네..."

"영권이는 아직도 그러고 있다니??"

"..........."

"쯧쯧.. 안된 것... 그럼 아들 오늘 늦겠네???"

"아마도요..."

"자아.. 오늘은 엄마가 용서해 줄테니까.. 힘들일 다 잊고와..."

지갑에서.. 10만원을 꺼내어 주신다...

"엄마가 무슨돈이 있다고요... 됐어요... 저 돈 있어요..."

"아쭈~ 머리 좀 컸다고.. 반항 하는거야??"

"아뇨.. 잘 쓸께요...;;"

"대신.. 내일도 아들 얼굴 찌푸리고 들어오면.. 각오해..."

"네;;"

지나의 액자를.. 구석으로 밀어놓고.. 영권이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난데.. 어디야..."

"어쩔래.. 어디서 볼까...?"

"간만에.. 그 쪽으로 갈까?"

"어디?? 꺼리꺼리??"

"응.."

"그러던지..."

"알았다.. 지금 간다...너도 지금 뛰어와라... 늦으면 죽어..."

"쿠헬헬.. 알았다... 임마.. 선물 가져가니까.. 기대해라...풉풉.."

";;;"

통화를 끝내고는.. 전원버튼을 길게 눌렀다....

"띠리리리리링...."

전원이 꺼졌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때까지 켜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꺼리꺼리...

군대가기 전.. 나와 내 친구들이 자주 찾았던 호프집이다....

정말.. 3년만인가?.. 이곳도...

주인아저씨는 이미 바뀌었는지..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옛날 아저씨와는 정말 친했는데...

30분이..넘어도 이 자식은 올 생각을 안한다....

"아..xx놈... 또 시작이네...진짜..."

영권이는 시간약속을 잘 안지켰다... xx놈이다...

'딸랑딸랑'

종업원의 "어서오세요" 소리와 함께... 검은 썬그라스를 끼고 머리를 올빽으로..넘겨버린..

두목이 나타났다....;;

양옆에는 여자 두명을 끼고 말이다....

"아하하하~ 내 친구야~~"

"?"

"?"

"누구세요??"

"나다 영권이..."

";;;설마.."

"놀래긴..."

"니가 미쳤구나... 저녁 8시에 왠 썬그라스냐..."

내가 영권이를 함부로 대하자.. 양옆에 있던.. 여자둘은.. 마냥 신기해 하고 있었다...

"근데... 누구냐?? 니 양 옆으로 걸쳐있는..저 쭉쭉빵빵이들은..."

"뭐긴 뭐냐.. 선물이지..흐흐..."

"에혀.. 너란놈은.. 분위기 못 맞추는건 여전하구나..."

"왜~~"

"둘이서 간만에 마셔볼까 했더니만..."

내 말이 끝나자마자.. 영권이는.. 옆에 있던 여자 애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내 친구가 가란다.. 나중에 보자.."

";;;;;"

이런.. xxx 없는 자식 같으니라구..


"야 임마.. 그렇다고 온 사람을 보내냐....아니에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쌩긋 웃으며.. 내 옆자리를 비켜줬고...

여자들은 서로 눈치만 살피다.. 한 명이 내 옆쪽에 앉았다....


씨익 웃는 영권이가.. 내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인상이 일그러진다....

"야... 임마.. 너 일로와봐..."

"왜?? 갑자기..인상쓰구 지x이냐.. 맞을래~"

"이리로 와보라니까...."

갑자기 썬그라스를.. 벗더니.. 내 얼굴을 살핀다...

"어떤 자식이냐??"

"됐어 임마.. 신경꺼..."

"어떤 놈인데???"

"학교에서 그냥 좀 싸웠어..."

"허이구.. 그냥 좀 싸웠어???"

"어..."

"니가 피떡이 되도록 맞은거 처음 본다 야.. 보아하니 4주는 나올거같은데.."

"귀신이네"

"얼마나 맞은거냐??"

"훗.. 당했지... 노련한 놈한테... 큭큭.. 범 무서운지 모르고.."

"뭐하는 자식인데??"

"경호학과 나온 회사 다니는 29살 짜리다...a"

영권이에게.. 그날 일을.. 간략하게 얘기해줬다.....

그리고 내 고민도...

신중하게 내 얘기를 들어준 영권이도 고마웠고... 내 옆에서.. 마치.. 시중을 들어주는..

하녀처럼 술 한잔씩.. 따라주는.. 그 여자애도...

그냥 그 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웠다....

그렇게 한결 말하고 나니까.. 정말 속이 후련했다....

내 얘기를 다 들어주던.. 영권이가.. 입을 열었다...

"그래 임마.. 지나.. 오래 사귀었잖아... 이제 헤어질 때도 됐지... 그만 잊어라..남자답게..."

"........"

"짜식.. 군대 갔다오더니.. 애가 더 형편없어졌냐..."

"훗...자식.. 말하는 X가지 하고는....흐흐.."

"언제 우리가 여자 애들한테 간섭받고 살았냐? 크크.. 우린 우리잖아 임마.."

"하긴.. 옛날.. 화려한 쏠로... 잘나갔지 그때... 후훗.."

"그래 임마~ 잊어버려 까짓것..."

"고맙다 임마..."

우리 넷은.. 술이 사람을 마실때까지.. 쏟아부었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16- 나에게 넌.. 너에게 난(2)


커텐 사이로.. 햇살이 나의 몸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끄으으응..."

"........ZzzZZ"

"여기가 어디지??"

"음냐...."

"야..영권아.. 나 목말라 물 좀 줘봐..."

퍽...(땀)

"아야..."

(땀)

"너 하루사이에 목소리가 좀.. 맛이갔다... "

"아이씨.. 니가 꺼내먹으면 되자나.. 시키구 지x이야..."

;

"헉!!!!!!!!!!"

"시끄러워 짜샤~~"

퍽....;;

"아파요... 때리지 말고.. 말로 하세요...아..아줌마 누구세요..?"

"......"

"살려주세요.. 뭐든 시키는대로 할께요.. 채찍 맞는법도 알구요...흑흑...살려만 주세요..."

";;뭐하냐 너...그 변태적 행동은 뭐고..."

"흑흑...뭐든 할게요...목숨만..."

이불을 걷어 올리더니.. 왠 여자하나가.. 팬티에 브래지어만 찬채로..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문다....

"필래??"

"네..?? 네...."

담배를 하나 건내어 받았고.. 난 온몸에 이불을 감싼 채.. 여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후우... 니 말인 즉슨.. 어제 일이 전혀 기억이 안난다.. 이거지??"

"끄덕끄덕"

"어제 니가 나한테 저지른 일도 전혀 기억이 안나겠네...."

"끄덕끄덕"

"싫다는 것 억지로 벗겨놓고...기억이 안난다??...."

"헉.. 제가 그런짓을....;; 에이.. 반대가 아닐까요?? 저를 덮치신게..."

"쓰읍..."

"죄송해요.. 농담인데..."

"됐어.. 신경안써...."

애써 딴청을 피우며.. 담배를 피우는 그 여자의 체념어린 눈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엔 충분했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22"

"켁.. 나보다 어리잖아~!!"

"누가뭐래?+"

"아뇨"

깊게 담배를 빨더니.. 이내 재떨이에 떨궈버린다...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침대 위에 다시 눕는다....

"커텐 치고.. 이리로와서 누워 봐..."

"네"

커텐을 쳤다... 다시 어두운 공기가.. 적막함을 조성하고.. 시키는대로 옆에 누웠다...

"어제.. 영권오빠랑 한 얘기 잘 들었어..."

".........네;"

"훗.. 영권오빠가..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것 같아... 많이 친한가봐??"

"그럼요.. 중2때부터 친구였는데..헤헤.."

"그래... 좋겠다.. 그런 좋은 친구도 있고..."

"?"

"난...친구가 한명도 없다... 후후..."

"그럼 어제 그 여자는요??? 영권이 옆에 있던..."

"모르는애야.. 난 영권오빠가 나오래서 나왔을뿐이고..."

";; 영권이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글세.."

"흐음...."

"풋.. 참.. 세상 불공평하지... 누구는.. 한가하게 여자 타령이나 하면서.. 힘들다고 징징대고.."

"........."

"누구는 하루 먹고 살기도 빠듯해... 하루하루를.. 눈물겨워 살아가는데..."

"........."

"여자 잊기가 그렇게 힘드니??"

"아니요.. 꼭 그런건...;"

"배부른 생각이야... 세상엔 너 보다 더 힘들고.. 너가 생각지도 못하는 걸로.. 아파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

"니 여자친구란 여자.. 널 어리게 보는건 당연하지....사회란 곳이.. 그렇게 힘든 곳인데.. 넌 철부지 없이.. 여자타령이나 하고.. 징징대고.. 힘들어하고...."

".........."

"영권오빠가.. 그런 면에서 너무 좋았어.. 모든일에 자신감있고.. 결단력있고..."

"저도.. 그런 영권이가 좋죠.."

"영권오빠가 어제처럼 웃는건 나도 처음봤어... 그만큼.. 너가 대단한 사람 이라는건가??..."

"........"

"........"

"친구...니까요..."

"친구.....라..."

작게 내뱉고는.. 다시 일어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고등학교때 남자친구한테 처음 x먹히고는.. 그 뒤로 친구란 것 안믿어...."

"........"

"친구가 팔아 먹은거거든... xx년.. 잡히면 죽었어..."

"......;;;"

"그 남자친구란 자식 때문에.. 내가 지금 이 꼴이됐지만...."

"네..."

"한때는.. 나도.. 대학생이랑 연애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자랑처럼.. 쌩긋 웃어 보인다.... 매우 씁쓸해 보이는 웃음이다...

"나랑 친구 할래요??"

"뭐???"

"내가 어리버리해 보여도.. 쓸만한 놈 이에요...(흐뭇~)"

"(땀)"

"어때요?? 한번 속는셈 치고 친구한번 만들어 보는게..."

자신만만하게.. 손에 v를 그렸다..

그 여자는..

어이 없다는 표정에서.. 점점.. 얼굴에 미소를 띄더니.. 이내 활짝 웃는다...

"나 같은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푸훗.. 어때요.. 그럼 친구 하기로 한거에요~~"

".......그래...그럼.. 친구..."

매우 어색하다는 듯이..자기 머리를 쓸어 올리며... 친구라고 불렀다....

난 생글생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내 거시기(?)를 보더니만..

"너가 쓸만한 놈 이란건.. 어제 알았지.. 키키.."

(땀....땀....x 3)



영권이 덕분에 좋은 친구를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17- 너에게 난.. 나에게 넌(3)

지금 난.. 백화점에 와있다.....

어제 만난 그녀와 함께 말이다...a

친구된 기념으로 선물을 사주고 싶다며..

선물용 코너에서.. 이것저것.. 골라보던.. 그녀가.. 반지를 꺼내 보인다...

"이거 얼마에요? 언니??"

"4만8천원씩 이에요... 디자인도 씸플하고.. 인기 있는 상품이에요.."

"왠 반지에요???"

"친구된 기념이라니까!! 언니.. 여기에 이름도 새겨주나요??"

"몰론이죠.."

"헤헤...그러면.. [스댕이와 수정이의 첫일을 기념하며]..라고 적어 주세요..."

";;저기요.. 그렇게 쓰면.. 남들이 오해하지 않을까요???"

"뭐가??"

"마치 사귀는 것 같잖아요...;;"

"그런가??? 그럼 뭐라고 쓰지??"

"음.. [수정이가 스댕이 꼬x된지 1일째]...어때요??"

"x신...죽고싶냐?"

"죄송해요...(움찔)"

"언니 그냥.. 아까 말한대로 해주세요..."

"네...(땀)"

점원 아줌마는.. 반지 두 개를 들더니만.. 이내 사라져 버렸고... 다른 아줌마가 와서...

돈 계산을 했다...

"비싼데.. 괜찮아요???"

"응.. 몇일 일하면 금방 벌수 있어.. 친구한테 이 정도도 못해주겠어???"

"그..그럼 저도 뭔가 보답해야 할 것 같은데.. 뭘 원하시는지?????"

"음... 밥사줘!! 헤헤.."

"그..그쯤이야...뭐..."

반지는 내일 찾으러 온다고 예약해두고.. 나와 수정이는.. 근처의 맥도날드로 갔다...

"헤헤.. 나 이것.. 이것.. 이거랑 요것!!!"

"다 드실라구요??"

"응!!"

" 저기요..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요것 주세요...;;;"

점원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창 밖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햄버거를 베어먹으며... 서로 마주보고 씨익 웃었다...

"어?.. 칠칠 맞게.. 흘리고 먹니...."

수정이는 내 입가에 묻은 소스를 보고.. 휴지로 닦아 주었다.....

'우우..얘도 되게 이쁘네...;;.'

노랗게 염색한 머리만 아니었으면..;; 참.. 참한 아가씨일텐데....

여기저기서 수정이를 힐끗힐끗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그때... 수정이 핸드폰에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응!! 영권오빠.. 응... 응.. 같이 있어..."

"헤헤.. 나랑 스댕이랑 반지도 맞췄다.. 부럽지? 키키..."

;;;;

"여기? 지금 맥도날드... 응.. 왜?? 왜 화를 내... 무섭게..."

"..........."

"알았어..."

힘없이 핸드폰의 플립을 닫는다...

"뭐래?"

"이리로 온데.. 영권오빠..."

"그래...;;"

얼마 지나지 않아... 영권이는 씩씩거리며 맥도날드로 들이 닥쳤고....

수정이의 손목을 붙잡으며... 밖으로 끌고 나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도 깜짝 놀랬다.. 물론 주변사람들도 말이다...

서둘러 밖으로 쫓아나갔다.....

모퉁이를 돌아... 사람의 흔적이 없는 곳에 가서야.. 영권이의 발걸음은 멈췄다....

멈추자 마자... 영권이는.. 다짜고짜... 수정이의 뺨을 때렸다....

나도 놀랬지만... 수정이도... 깜짝 놀랜 듯 하더니.. 이내 영권이를 무섭게 쏘아봤다...

"왜때려!!!!!!"

난.. 아무말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했다....







-18- 세상은..

"야~~ 한수정!! 너 정신차려~~"

"내가 왜!! 내가 뭘 잘못했다고 때려!!!"

"스댕이.. 내 둘도 없는 내 잘난 친구야... 너가 넘볼 상대가 아니라고!!! 알아?"

"............"

"뭐?? 친구?? 한수정.. 지금 나한테 x기는거야??"

"......."

"앞으로.. 스댕이한테 한번 더 꼬리치면 죽는줄알아... 알았어??"

"............."

"반지는 내일 당장 가서 취소해!!"

"오빠.. 그건..."

"시키는대로 해라.. 알았어??"

"..........."

수정이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눈으로... 땅바닥만을 응시하고있었다....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

수정이와 영권이가 동시에 나를 쳐다봤고...

"윤영권.. 너 미쳤냐??... 아니면... 죽고 싶은거야???..."

수정이는 내 입에서 이런말이 나온게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떡 벌렸고...

영권이도.. 차갑게 내 쪽으로 돌아섰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너.. 오늘 정말 나한테 죽고싶어?? 니가 뭔데 쟤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영권이가 발걸음을 나에게로 옮긴다.....

188에 큰 키.. 그에비해 175인 나..

내 가슴을 툭툭 밀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한다...

"너.. 경고하는데.. 해야될 말이 있고... 하면 안되는 말이 있어.. 구분해서 해라..."

그에 뒤질세라 나역시.. 씨익 웃으며...

"피식..한마디 더해줄까?... 너 요즘.. 그 바닥에서 좀 잘나간다고... 그렇게 사는가본데..
그러다 너 다쳐... 그리고 잘나가봤자.. 그바닥이 그바닥이야.. 알아들어???"

"이 자식이~ 정말...보자보자하니까..."

주먹을 높이 올려들었다... 난 얼굴을 들이 밀며...

"그래.. 윤영권... 참.. 불쌍하게 변했다... 쳐라... 치고 너랑 나.. 끝내자... 됐지? 쳐...
쳐보라고... 치라고 임마~~"

어이없다는 듯이.. 껄껄대고 웃는 영권이..

"많이 변했네... 너도..후후후.."

"너 임마.. 나야말로 경고하겠는데... 아무리 우리가 잘 나갔을때가 있었어도.. 이렇게 사람
무시하고 다니진 않았다... 내가 변한게 아니라 너가 변했어 임마....
수정이는 사람도 아니냐?? 쟤가 나랑 친구 하겠다는데.. 너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너가 이래라 저래라 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야??? "

"짜샤.. 난 너 생각해서 그렇지.. 쟤랑 친하게 지내서 너한테 득 될게 없어서..."

"쟤랑 친하면 득 될게 없을지 있을지.. 너가 어떻게 알아??"

"......"

"왜.. 쟤가 너 눈에는 싸 보이냐?? 엉? 그런거야??"

"물론 아니지...그런건..."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잇지 못한다....

"됐어.. 내 생각 해주는건 고마운데.. 수정이한테 모질게 하지마.. 쟤도 감정이 있어..."

"........."

"얼마나 비참하겠냐.. 수정이..."

"........."

"그리고 임마.. 반지는 내가 수정이한테 선물로 주는건데.. 니가 왜 나서 나서긴..+"

"그..그러냐?? 미안하다..."

머리를 긁적이며... 수정이쪽으로 몸을 돌리고... 조심스레 수정이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수정아.. 오빠가 잘못했다..."

결국 수정이 눈에선.. 눈물이 주르르 떨어졌고....

수정이는 영권이 품에 안겨.. 한참동안을 엉엉 울어댔다...


"임마.. 수정이가 너 좋아 죽는데.. 막 대하지 마라...."


흐흐.. 오래간만에.. 착한 일을 한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았다....

"수정아.. 오늘은 오빠가 잘못했다.. 스댕아.. 너한테도... 잠시나마.. 불쾌하게 한 것
사과하마..."

"불쾌 할것까지야.. 친구끼리 뭘.. 핫핫..."

"정말 놀랬다.. 너가 나한테 그렇게까지 당당하게 나오니까... 놀랬어"

"크크.. 천하의 윤영권이 나한테 x았단 말이지...흐흐흐..."

"짜식.. 나대신 수정이좀 데려다 줄수 있겠어??"

"어디가려고?"

"어.. 나 잠깐.. 큰 형님좀 보고와야겠다..."

""

"수정아.. 잘 들어가고 오빠가 내일 연락할게..."

"........"

급히 뛰어가는 영권이를 뒷모습을 한참이나.. 씁쓸히 보다...

문득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영권아...!!!"

"응??"

"그쪽에서 꼭 일해야겠냐???"

"짜식.. 걱정해줘서 고맙다... 내가 배운 거라고는 이것밖에 없는데.. 별수있겠니???"

"........."

"조심히 들어가.. 핸드폰 꺼져있던데.. 이따 집으로 전화하마..."

"그래...."

윙크를 하고는 다시 뛰어간다....느끼한놈..


한참이나 말이 없던 수정이가... 그제서야.. 활짝 웃으며.. 나를 보고 말한다...

"어이~ 친구~~ 대단해..."

"네???"

(어느새 베어버린 존칭..)

"영권오빠가.. 저런 모습 보이는것 처음이란 말야... 너 대단한가보구나??"

"..대단하긴요..."

"혹시 합기도라든지 태권도 유단자??? 아니면 격투기라도???"

"아니 뭐.. 기껏해야... 바둑3단에.. 장기 8단정도..."

"개그야??"

"아니요..유먼데요.....(땀)"

"에혀.. 됐다 무슨 말을 하겠니.... 집이나 가자"

우리는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수정이는...

나를 이리저리 살핀다...

"오늘 재밌었어... 반지 찾으려면 내일 또 만나야겠네...?"

"그러네요... 아시다시피 전 핸드폰이 안켜져서..."

"자아.. 손줘 봐..."

손에 전화번호를 적어준다...

"가서 연락해... 친구~"

"네.."

저 멀리 88번 버스가 들어오는게 보인다....

"버스 오네요..."

"응.. 오늘 재미있었고... 아까 조금 멋있던데?? 헤헤.."

".......(땀)"

"친구로써 충고하나 해줄까???내가 충고할 자격이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

"아까 했던 얘기야.. 너만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마.. 나 같은 애들도 있고..
영권오빠처럼.. 어쩔수 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너 같은 이유로 힘들어 하는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알겠지? 그럼 내일 봐~~쪽!"

밝은 표정으로 내 입술에 뽀뽀를 하고는 손을 흔들며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멍...하니... 멀어져 가는 버스를 보고.. 난 조금이나마..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그래.. 세상이란게.. 이런거지 뭐... 힘들다고 해서.. 해결될건 없으니까....고맙다 수정아...'






-19- 친구야 고맙다...

오늘은 아침부터 유난을 떨었다... 수정이랑 만나서 데이트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옷 저옷을 대보고.. 옷 고르기 30분에.. 머리 만지는데 30분.. 엄마 향수 뿌리고..

혼나는데 30분.. 썬그라스 고르는데 30분... 2시간을 투자해서...

어줍잖은 패션으로 길거리에 나섰다..

약속한.. 장소로.. 나가보니 이미 수정이가 와있었다....

와우.. 짧은 주름치마에.. 루즈싹스.. 그리고 머리를 끈으로 동여맨.. 일명 분수머리..

그리고 조그마한 가방까지... 완벽한 내 스타일이다...후후...

"와.. 내가 이런 옷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쿠쿠.. 영권오빠가 알려주던데???"

"뭐라고 했는데요? 영권이가?"

"변태들이 좋아 할만한 복장으로 나가면 좋아 할꺼라고..."

(땀)

일단은 어제 맡긴 반지를 찾으러 갔다..

금색 금반지는 호화스럽지는 않았지만.. 매우 깔끔하고 럭셔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반지 안쪽에는...

[수정♡스댕 영원한 나의 동반자 05. 5. 23]

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땀 x 2)

나와 수정이는 입을 딱 벌리고.. 세공한 아줌마를 쳐다보았다...

"이쁘죠??"

점원이 물었다..

"설레설레..."

(긁적긁적)

"동반자라니요!!! 아으윽..."

우리는 서로를 한번씩 바라보고는.... 땀 한방울씩 흘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좋게 생각하자.. 친구도 영원한 동반자가 될 수도 있잖아..."

"그..그래요..그럼.. 근데 하트는 어쩌죠??"

"글세.. 그냥 좋게 생각하자니까!!!"

"꼭 껴야 되는거에요??"

"죽인다.."

"네에..(땀)"

좋게 생각하자고 타협을 하고.. 서로의 4번째 손가락에 끼워줬다....

그리곤 서로의 손가락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참 보기 좋은 광경이다...(긁적긁적)

"이제 뭐 할래??"

"글쎄요.. 영화나 볼래요???"

"음... 그래..그러자.."

살며시 내 팔짱을 낀다... 헤헤.. 기분이 좋다... 역시.. 여자는...이쁘고 봐야한다...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가득 안고서... 영화관으로 갔다...

때마침.. 공포영화를 개봉한지라... 우리의 시선은 그 곳에 집중이 됐다...

"저것 볼래??"

"무서울텐데"

"까짓것 한번보자.. 무서우면 얼마나 무섭겠어??"

"그래도..영 꺼림직한..."

"에이.. 남자가 뭘 그렇게 소심하냐~"

"+보..보면되자나여..."

"헤헤.. 가쟈~~"

영화 "청단홍단"은.. 엄청난 인기의 화제 영화였다....

너무 무서워서.. 보면 반드시 꿈속의 망령에 시달리게 된다는 그 무시무시한 영화...

문구녕과 임수저 주연의 영화였다...

"음.. 음료수랑.. 팝콘이랑.. 저 과자랑 이것 저것 요것 다~~~ 주세여..."

"다 먹을거에요??"

"응"

"(땀)"

먹을 거에 환장한 x이다..


영화는 시작이 되었고....

"꺄앗!!!"

"왜그래 별거 아냐..."

"미안해요..."

알다시피.. 존대말쓴게 나다...(땀)

"꺄울~~~"

"오홋!! 재미있는데....."

어느새 나와 수정이는..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주 다정스럽게 말이다..

손에는 어느덧 땀이 흥건하다...

"스댕아.. 저거봐..."

"도리도리"

"저기 뭔가가... 다가 오는것 같지 않아????"

"으으윽....안봐.. 안볼래요..."

눈을 질끈 감는데.. 뒤 쪽에서.. 내 어깨를 터억.. 잡는다...

"꾸엑...(어질어질)"

"자..장난이야.. 시끄러워..(당황)"

"우어어어..."

"이..이바...(당황 x 2)"


영화가 끝나고.. 샤워하고 나온 연인처럼... 온몸에 땀이 흥건히 젖었다...

"너 때문에.. 땀에 찌들었잖아.."

"미..미안해요... 그래서..제가 보..보기 싫다고 했잖아요.....쳇.."

"풋... 그래 봐줬다...."

"음.. 이제 뭐하죠??"

"너 당구좀 쳐??"

"당구요?? 후후... 제가 좀 하죠...."

"오오 그래?? 가자가자~~ 헤헤.."

손을 꼭 잡은채로.. 당구장으로 향했다....

"아저씨 4구 하나 주세요..."

"네~"

당구장 안에는 고삐x들로 붐볐고.. 수정이의 등장은..그들의 침을 자극시켰다...

여기저기서 줄줄...흘러내리는 저 입안의 폭포수...(땀)

아슬아슬한 수정이의 치마는... 분명.. 저들의 그것(?)에 xx시키기는...

매우 x 2 쉬웠을 것이다..(땀)

난 보란 듯이 수정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수정이는 나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

후후v


"다마 몇이야??"

"저 120이여..."

"음.. 난 80이니까.. 8개 올릴게..."

"그래요...후후..먼져쳐요"

"응!! 시작한다"

딱~ 따딱...

정확히.. 빨간 공 두 개에 맞았다....

'우연이겠지...'

"와아.. 잘하는데요??"

"헤헤.. 운이 좋네..."


다시 한큐... 딱~ 따딱..



'우연일꺼야..'

"헤헤.. 오늘따라 잘되는데??"

세 번째 샷~ 딱~~ 따딱...

;

'뭐야 이건...'

"와아~ 또 맞았다..."


네 번째.. 다섯 번째......................쿠션.....

(땀 x 2, 당황 x 3)

"헤헤.. 이겼다~~~"

"저..저기 이봐요... 난 한번도 안쳤는데??"

"헤헤.. 내가 운이 좋았어.. 이겼다 ~~"

"하..한번 더해요..."

"그래..그러자~~"

"이번엔 200놔요.. 아무리 봐도 사기야.. 80은...+"

"헉.. 200??? 말도안돼... 그렇게는 한번도 안해봤는데??"

"거짓말.. 대신 먼져치세요.. 200놓구..."

"쳇.. 이겨보려고 별 짓을 다하네... 쳇쳇..."

"훗..."

'설마.. 200을 한방에 빼겠어?? 내 차례만 와봐...'


30분 경과....


"..........."

"쿠션 하나 남았지??"

"네"

"흐음.. 신중하게... 여기쯤으로 치면....."

딱~~~ 쿵쿵쿵~~ 따딱....

'헉...가락.. (매우당황)'

"아싸!! 맞았다~~~ 헤헤 또 이겼네..."

"저...저기요..."

"응?"

"저 한번도 못 쳤는데..."

"그..그랬어?? 미안.. 그만 가자... 스댕이 당구실력은 별로네...."

"아..아니 그게 아니고.. 저 한번도 못 쳤다니까요...;;;"

"그게 그거지.."

"아니..그게.. 그거는 아닌 것 같은데..."

"빨리 계산이나 해..."

큐대만 들고.. 멀뚱멀뚱 서 있다가.. 계산이나 하다니..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우익!! 300놓으라고 할걸...."

"저번에 영권이랑 쳐서 이겼는걸??"

"영권이 300 아니에요??"

"응...근데 이겼어..."


미치겠다...


"나.. 한번도 못 쳐봤는데...."

"됐어.. 다음에 쳐... 실력 좀 쌓은 다음에..."

"아..아니 그게 아니라.. 한번도..못 쳐봤다니까요...."




시간은 이미 늦어... 주위는 어둑어둑해졌고...

어느덧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 재밌었어..."

"저도요... 당구만 빼면..a"

"푸..풋.. 이런 기분 너무 오랜만인걸~~"

"뭐가요??"

"나한테도 친구가 생길 줄이야...."

"훗.. 좋죠?? 친구란것..."

"응.. 그리고 오늘 소원도 풀고.. 너무 행복한 날이다...헤헤.."

"소원이요??"

"응.. 저번에 말했잖아... 나 대학생이랑 데이트 해 보는게 소원이라고..."

"아...."

"좋은 친구 덕에.. 재밌게 놀기도 하고.. 데이트도 해보고... 너무 고마워..."

"거봐요~~ 믿어 보라고 했잖아요.."

"응.. 정말 고맙다...친구야...헤헤.."

"(웃음)"

정말.. 진심으로 수정이는 나에게 고마워했고... 내 손을 잡고.. 자신의 입에...

가져가... 조심스럽게 입을 맞춘다....

"그리고.. 이 반지 절대 빼지 않기다...."

"그래요..."

서로의 반지를 보며.. 만족해 했고... 그날 우리의 데이트는 끝이났다...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고.. 시원한 나무 그늘처럼.. 휴식을 주는.. 친구...

지금.. 이 글을 통해..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내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20- 이별의 첫걸음..

어느덧 집에 온 지도 일주일 가량이나 지나버렸다....

지금 나는 나와의 싸움중이다...

내 책상 위에는.. 핸드폰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켤까..... 무섭다.... 켜야하나?? 으으으으.. 무섭다..."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핸드폰을 켜기가 두려운걸 어찌하랴... 큰 마음을 먹고....

전원 버튼을 꾸욱 눌렀다... 물론 눈을 질끈 감고말이다.....

"띠리리리리링"

우렁찬 소리와함께... 엄청난.. 잡음이 들렸다.. 마치 유능한 랩퍼의 랩처럼...

"메세지가..도착..메..메메..메메메메..세지가 도착..메메..메메..메세지..메메.."

끊임없이 지껄이는 여자의 목소리... 밧데리 켠지 5분만에 한칸이 달았다...(당황 x 3)

일주일동안 도착한 메시지 수는.. 102개였다...(땀 x 3)

음성메세지는.. 30여개였다.......

"흐어어엉.. 무서워...내가 이럴 줄 알았어...."

체념과 동시에.. 울리는 내 벨소리....

[발신자 : 이현정]

현정이 전화야 피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조심스레 플립을 열었다...

"여보세요.."

"오빠!!! 대체 뭐하고 지내는 거예요??"

"..응.. 잘 지내고 있어..."

"어디예요?? 여기 난리 났잖아요.... 사람들이 오빠 없어졌다고"

"..응??"

"실미도에 잡혀갔다느니..(땀)새우잡이 배를 타고 있다느니... 어느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느니.. 난리도 아니예요..."

"헉...(당황)"

"그리고.."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현정이가 나를 꾸짖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뭐가??"

"전에 엠티갔을 때.. 바닷가에서 제가 오빠한테 한말 기억나요??"

"응....글쎄...어떤말??"

"오빠가 도망가버리면.. 상처를 받게 될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 기억 하냐고요"

"응...."

"거봐요.. 전 알고 있었어요.. 오빠가 이런 선택을 할 거란걸...."

"아냐..난 도망치지 않았어.. 조금 쉬려고 여행 차 왔을 뿐이니까...."

"핑계대지 말아요.. 정말 도망친게 아니에요?? "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을 뿐이야..."

"정말.. 오빠를 제가 잘못 봤네요.. 그렇게 자기 자신조차 모르면서... 무슨..."

".........."

"물론 저 역시 오빠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지만..."

"..........."

"오빠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그 둘과 달라요...."

".........."

"전.. 오빠를 돕고 싶을 뿐이라고요.. 오빠가 빨리 안정을 찾고.. 좀더 편하게 지내길 바라고"

"그래서??.."

"제가 도와드릴 말은.. 이게 마지막이에요...."

"뭐?.."

"예진이는 식욕이 없다며.. 밥 굶기 시작한지.. 3일이나 지났고... 서연이는..."

"서연이는??"

"수업시간이든 언제든.. 멍...해 가지고.. 창 밖만 보네요.... 핸드폰 문자에 흠칫흠칫.."

"(땀)"

"나머지는 오빠가 알아서 해요..."

".........."

"평생 그렇게 쉬고 싶다는 이유로 도망쳐 있던지... 당당하게 살던지 맘대로 하라구요..."

"........."

"둘 다 폐인 만들지 말고.. 빨리 돌아 오시는게 가장 현명한 판단 일꺼예요..."

"고맙다...현정아..."

"아뇨..그럼.. 조만간 뵐 수 있길 바래요... 그럼..."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오빠....]


[나 오빠 정말 잃기 싫어....]


[그렇게 도망가버리면.. 둘 다 상처 받아요....]


예전.. 일들이 새록새록 내 뇌리를 스쳤고... 그리.. 무겁지 않은 짐이었지만..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그래..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깔끔하게 정리해야겠다... 지친다...후우...'



"엄마.. 아들 이제 가요...잘 쉬다가네요..."

"가려고??.. 그래.. 어서 가야지.. 기말고사 시험 준비도 잘하고..."

"네..걱정 마세요.. 다음에 시간 되면..또 찾아 뵐께요..."

"그래 아들.. 가서 연락 꼭하고...알았지??"

"네.."

그리고 지갑에서 20만원을 꺼내.. 내 주머니에 쥐어주시고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신다...

(소설이 아닌 정말 우리 엄마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면서.. 영권이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어..영권이냐.. 나 스댕.."

"어..그래.. 왠일이야..."

"나 오늘 다시 서울간다...."

"그래?? 그럼 조심히 올라가고.. 가끔 임마 연락 좀 해라..."

"후후.. 그럴게.. 수정이 한테도 안부 전해줘라..."

"그래 임마... 조심히 올라가..."

후우... 처음 고향에 내려 왔을때보다.. 더 무거운 가슴은.. 다시 돌아 가야할..

내 불안한 미래 때문 일 것이다... 하나의 커다란 산을.. 친구라는 이름으로 쉬었으니...

다시 올라 가야하는건 당연한 것이다.. 그 산중에서 평생 살아야 할 순 없으니까...

돌아간 나의 집에는...

일주일이나 비어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듯이.. 뽀얀 먼지와... 차가운 방바닥이..

나를 반겼다...

일단은 방 청소를 하고... 보일러도 조금 틀고... 환기도 시키고 오랜만에..

땀흘려 청소를 하고 잠시 차를 끓이는 여유를 보였다...

막상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니 기분이 들떴다... 먼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온 사람처럼...

가볍게 차를 한잔 마시고... 샤워를 했다...

언제나 샤워를 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

이제 어느 정도는 맞았던..붓기도 가라앉았고.. 이제 조금 살만했다...후후...

한창 샤워를 하는데...

불길한 징조를 알리는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어..나 지나..."

"어??어어.. 그래.. 오랜만이다..."

"왜 그새 연락이 안됐어???"

"아.. 집에 좀 다녀왔어...."

"그랬구나.. 혹시..너 XX란 사람 알아?? 우리 학교 사람인데..."

"..........어..??"

"혹시.. 그 사람 싸우는 거 못봤어??"

"뭐??"

"어떤 놈인지 몰라도.. 그 오빠 얼굴을 짓밟아 놨단 말야.. 우리 사장님 경호원오빤데..."

"...너 그사람 좋아하냐???"

"뭐???"

"너 그 자식 좋아하냐구...."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자식이라니..."

"하하.. 말돌리는거보니.. 맞나보네.."

"아냐!! 그냥 나랑 회사에서 친한 오빠야..."

"빌어먹을... 회사 회사 회사!!!그놈에 진절머리나는 회사~~"

"너야??"

"뭐가..."

"혹시....XX오빠 그렇게 만든사람이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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