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나 서울쪽에 눈이 왔다죠?
첫눈이왔다며 문자도 날라오고 다들 신나하더라구요..
게다가 쏠로부대원친구들중의 한명이 쏠로탈출을 했다는소식을 들으니..
괜시리 씁쓸한 마음에 메신져를 끄고 바닥에 벌러덩.........
티비를 보다가 문득 창밖을보니 문득 똥강아지마냥 눈이 맞고싶어지더라구요
스믈스믈 자리에서 일어나
사랑스런 우리 미니돼지저금통을 조심스레해부하여 돈을 취득한후..
5년전에 산 때묻은 오리털파카잠바에 곰돌이얼굴이 *없이박혀있는 츄리닝바지,
4일동안 안깜은 떡진머리, 삼선슬리퍼
새벽이라 사람도 없겠구나 싶어 무슨용기인지 몰라도 저런 해괴망측한
모습으로 집밖을 나섰드랬죠..
집근처 편의점에 들려
포테이토칩,고래밥,초코송이 그리고 던힐한갑을 사서
겨드랑이에 잔뜩끼고 터벅터벅 골목을 걸어 오는데
집앞에 놓여있는 파리바케트 중간짜리케익..
갑자기 얼굴에 돈 급 화색
당장 가져가야겠다는 이 미.친.듯.한 욕구
'와!!!!!!!!!! 씹x 이게 왜 여기있는거야 왠횡재야!!
와하하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체할수없는 이 기쁨을 속으로 삭히며
과자들이 떨어질새라 겨드랑이에 잔뜩힘을주고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 자 이제 케익을 손에 넣기만한다면..흐흐흐흐...'
따뜻한 집에서 살살녹는 생크림케익을
입에 넣을생각을하니 벌써부터 입질이 슬슬 오기시작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듯 므흣한 표정으로 케익에 손을 뻗는데
하필 그때 딱 마주쳐버린 저승사자와 같은 포스의 눈......
케익의 주인인듯한 한 남고생이 서있더군요.. 마치 절 거.지.보듯 쳐다보는..
순간적으로 등줄기가 싸해지면서 오금이 저리더군요
'뭐야..ㅅㅂ...케익주인인가..어쩌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건무엇인가.. 스피~~~~드~~~!!!!!!!!!'
절대 정말정말 절.대.로
이렇게까지해서 먹고싶었던
케익은 아니었는데 전 저의 의도와는달리
이미 케익을 들고 *듯이 뛰고 있었습니다..-_-;;
근데 왜 난 잊었던걸까요..눈이와서 바닥이 미끄러웠다는사실을...
게다가 전 삼선슬리퍼를 신고있엇단 사실을..
'철퍼덕'
그대로 바닥에 절하는 자세로 헤딩을 했습죠..
헤딩과 동시에 팝콘터지듯이 날려버린 과자들과
나에게서 60센치가랑 밀려난 케익
차라리 케익이라도 놓고왔다면 덜 굴욕적이었을것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남고생의 발자국소리.. 마치 제 목을 조여오는듯 했습죠
맨바닥에 절하는자세로 있기를 1분여가량..
남고생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아 씨x 이게뭐야.....
첫눈와서 여자친구 주려고 사온건데.......이런 거지같은여자가.."
아 씨x 이게뭐야.....
첫눈와서 여자친구 주려고 사온건데.......이런 거지같은여자가..
아 씨x 이게뭐야.....
첫눈와서 여자친구 주려고 사온건데.......이런 거지같은여자가..
아 씨x 이게뭐야.....
첫눈와서 여자친구 주려고 사온건데.......이런 거지같은여자가..
정말 울고만 싶었지만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순간적인 틈을타 *듯이 뛰어 집으로 왔습니다..
도착하니 만신창이군요....
그땐 다급해서 몰랐는데.. 슬리퍼 한짝은 어디다 버리고온건지..
나의 사랑스런 과자들도 다 날려버리고 왔네요..
아직도 생각하면 얼굴이 다 화끈거립니다..
그 남고생이 이 톡을본다면 한마디 하고싶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
"이봐 학생..나 그런사람아니야..헤치지않아요....."
그학생 여자친구가 저와 같은동네 사는것같은데.. 다시 마주치지않기를......기도하는수밖에
ㅜㅜㅜㅜㅜㅜㅜ
2007. 11.20 첫눈오던날.....
잊지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