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수다’ 자밀라, 퇴출의 기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녀 에브둘레바 자밀라가 프로그램에서 당분간 하차할 전망이다.
하차 이유는 지금까지의 케이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자의가 아니다. 애교 섞인 목소리와 교태스러운 포즈로 큰 화제가 됐던 자밀라가 여성을 외모 중심으로 평가하는 가치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KBS 일부 시청자위원들(예능드라마 분과)이 그녀의 ‘미녀들의 수다’ 출연을 반대하고 있다. 이른바 성(性) 인지적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다.
KBS 시청자위원회 예능드라마 분과위원인 강혜란 여성민우회 부설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28일 “‘미녀들의 수다’가 보여지는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원천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문화(多文化) 환경에 접근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자밀라는 시종 남성의존적이고 교태미와 섹시미로 일관하는 데다 자밀라를 매개로 해서 벌어지는 남성 패널들의 반응들은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는 가치를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고 본다”고 자밀라의 출연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 소장은 “경직된 획일주의를 이완시키는데 미녀들이 있다는 지점을 인정한다 해도 자밀라의 모습은 충격이다”면서 “물론 자밀라 개인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곤혹스런 입장이다. 이기원PD는 “자밀라의 경우 그녀의 애교와 교태를 부각시킨 점은 인정한다. 이는 앞으로 편집으로 절제하면 된다고 본다”면서 “자밀라도 16명의 출연자중 한명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어 이 PD는 “자밀라가 의도적으로 행동과 말투를 이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한테 전화할 때 등 평소에도 방송에서처럼 그렇게 한다”면서 “자밀라 본인은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밀라는 다른 출연자와 달리 문신과 결혼 사이트 회원 가입 등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까지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미녀들의 수다’는 주한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교양물인 ‘러브인아시아’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도 감안이 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자밀라는 ‘미녀들의 수다’ 녹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KBS 방송연예대상의 오프닝 무대를 자밀라가 장식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도 취소됐었다.
현재로선 자밀라가 계속 출연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 만약 KBS 일부 시청자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자밀라가 ‘미녀들의 수다’에서 퇴출된다면 이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어쨌든 자밀라는 뜨거운 감자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참고로 강혜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