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도 군생활 나름 짜증나게 했다고 생각되는 바인데, 소위 쌍팔년도 군대는 너무 싫더라고요.
군생활하면서 고참이 제일 x진같았던 거는, 애들을 갈구더라도 필요할 때엔 애들을 보호해줄
그런 리더쉽을 보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간부들 앞에서 설설 기더군요.
다른 소대에선 소위 70년대 군인 같았던, 입에 욕을 달고 살면서 애들 몇번 때리기도 하던 고참이
있었는데, 이 병사를 간부들도, 다른 병사들도 함부로 못했던게, 예전 부대에서 폭력사건 있었을 때,
소대장이 은근히 그런 사고 발생을 부추긴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대장도 처벌을 받았어야 했는데
이 병사가 마치 간부처럼, 자기 소대 애들 보호하면서 혼자 소위 '독박쓰고' 영창에 갔다왔기 때문이죠.
저도 원래 행정병 사수가 좀 병진 같았습니다. 제가 인수인계받을 때, 부속품 관련 빵꾸난게 200개가 넘더군요.
뭐 그거랑 관련해서 사수랑 죽일놈 살릴놈 하면서 싸웠죠. 이건 고참, 후임의 문제가 아니라 위법, 비리의
문제니까요. 처음엔 그래도 고참이라 제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고 고참한테 안넘기려고 하는데......
이놈이 간뎅이가 부었는지 그 행정적 책임까지 저한테 넘기려더군요.....차라리 그냥 놀고 있었으면
'그래도 고참인데 내가 다 마무리 했어야지'하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간부들 앞에서 제잘못인양 말하는거 보고
눈이 뒤집혀서 뒤의 4개월은 서로 얼굴마주치는 매일 매일 서로 못죽여서 안달이었죠
뭐.........그거랑 관련해서 저를 그 이상은 미화시킬 생각도 없습니다. 감정싸움 수준은 저나 사수나 오십보 백보였죠.
어쨋든 이제 슬슬 선임이 되고 분대장이 되니, 제법 사회에서 놀다 온 바로 밑 후임들이 기어오르더군요.
그러나 저는 어떻게든 병행동강령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육군강령에 허가된 기합을 줬죠
ex)송강호가 '넘버3'에서 애들 기합주듯이 까부는 애들 나오면 '얘들아 군장싸라'해서
부대원들과 분대장이 같이 연병장 1시간 돌기,
애들 까불면 그날 오후부터 2 1/2 ton 반년정비하기, 벌점으로 외박 및 휴가까기 등등.............
이러한 스킬은 차라리 선임들이 쓰기 좋습니다. 나중엔 후임들이 '차라리 한두대 때리고 끝냅시다'더군요
물론 애들 반란도 있었습니다. 바로 밑녀석이 대놓고 욕하면서 덤비고
병행동강령에 명시되어 있어서 제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한, 후임에게 명령 및 지시행위를 범하길래 정식으로 보고해서
영창보낼뻔하니깐 전역할때까지 9개월을 찍소리 못하더군요.
물론 이런식으로 하면 '부대 사기나 군기는 어떻게 잡냐?'는 식으로 말할 분들 많겠죠.
그렇지만 일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내무생활 빡시게 하면 그게 군기인가요?
전쟁나서 수리부속도 제대로 못교환하고, 전투물자 분류 및 적재위치도 모르면서 애들만 벌벌 떨게 하는
그런게 선임이 할 행동일까요?
전 아예 저 밑의 한참 후임들은 '너희들은 빌어먹을 다른 한국군 소대처럼 일과, 주특기는 날로 하고
내무생활 빡시게 시킬 생각 없다. 미군들처럼 프로페셔널하게 해라.'
고 분대장 취임 첫날에 애들한테 공표했습니다.
'너희들이 할 일을 완벽히 끝낸 다음에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자세로 쉬어라. 그게 너희들에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요
그래서 저희 애들 일병때, 어지간한 타소대 상병1~2호봉보다 더 잘했습니다. 병기본, 주특기 말이죠.
저도 애들을 갈굴 때 내무생활로 갈군 적은 딱 1번 말고는 없었습니다. 대신 일과시간때엔 거의 악마였죠
'누가 타이어휠을 안전장치 없이 까래? 공기압으로 튀어올라 팔 날아가면 나 영창가서 x되보라는 거야, 이 개xx야!!!'
이런 식으로 일과 때 악마, 내무 때 천사 로 부대를 이끌었었네요. 이게 거의 미군들 방식이죠
그러니깐 애들이 일찍일찍 사수 수준까지 레벨이 오르게 되고 선임들도 빨리 업무를 전달해줘서 결국은 편해지더군요.
뭐 두서없이 이야기했는데.....x도 없으면서 군기잡는게 내무때 애들 조지는거라고 생각하는 선임들이 군생활의 암적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후임이 잘되길 바란다면, 목숨이 걸려있는 일과 관련해선 빡시게 굴리고, 휴식해야할 때에는
정도를 지나지 않는한 편하게 풀어주고 재충전하도록 도와주는게 선임의 도리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