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내보낸 만우절 거짓말 기사를 중앙일보가 너무나도 진지하게 받아썼다. "브루니, 영국인 좀 세련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딱 봐도 어딘가 수상쩍은 내용이다. 영국 정부가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대통령 부인을 영국 사람들에게 패션과 음식을 가르치는 문화대사로 위촉했다는 것. 아무리 영국 사람들 패션이 뒤쳐졌다고 하지만 그것도 앙숙인 프랑스에게 패션을 배운다고 할까. 그것도 정부 차원에서. 아무리 브루니가 패션 모델 출신이라고 하지만 이건 어딘가 냄새가 나지 않는가.
그런데 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서 썼다. 다음날 아침 신문이 나올 때까지, 그리고 신문사 바깥의 누군가가 지적할 때까지 중앙일보 사람들은 국제적인 만우절 거짓말에 속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대충 읽어도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을 것이고 조금 꼼꼼히 봤으면 기자 이름이 '아브릴 드 푸아송(Avril de Poisson)'으로 '만우절을 뜻하는 프랑스어 '푸아송 다브릴(Posson D'Avril)'을 순서만 바꾼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
다음 사진은 순서대로 가디언의 거짓말, 중앙일보의 어처구니 없는 오보, 그리고 보기 좋게 중앙일보의 뒤통수를 친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