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PC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스타크래프트의 대히트로 인해 늘어난 피씨방의 영향인지 요즘은 대형오락실 몇몇을 빼놓고 동네에서 흔히 볼수있던 오락실이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만해도 제가 등하교를 하는 길에서 볼수있는 오락실이 서너개 이상되었던걸 생각하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놀이문화가 생기면서 그에 따른 변화에 따라가지못한다면 지금처럼 대형화된 게임센터로 진화하던지 아니면 도태되어버리는게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다만 저처럼 옛날 오락실을 추억하는 올드게이머는 가끔 옛날의 퀘퀘한 냄새가 나고 언제나 시끌시끌했던 그 오락실이 가끔 그리워지는건 어쩔수가 없네요..ㅎㅎ
각설하고 오늘은 문득 떠오른 예전 오락실에 드나들던 꼬마들의 생존스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뭐 생존스킬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당시 한판에 50원 하던 오락이라도 하루용돈이 100원 200원이었던 꼬맹이들에게는 작은돈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오락실에서 놀기위해 썼던 잔머리 정도라고나 할까요?..^^;
1. 뒤에서 구경만 하다가 앞사람 가면 이름새기기.
가장 소심한 부류 되겠습니다. 이보다 더 소심하면 그냥 구경만 하다 집에 갈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게임을 하고싶다는 욕구를 표출하는 가장 낮은 수위의 행동이라고나 할까요?
보통 게임하던 사람이 고득점을 올릴경우 게임이 끝나고 자신이 올린 점수에 이니셜을 새길수 있게 되는데 그걸 하지않고 일어나면 그 이니셜을 대신 새기면서 조이스틱과 버튼을 조작해 대리만족을 하는 케이스죠.
단점 : 게임을 한사람이 같은 나이또래의 꼬맹이일때 거의 그냥 일어나는 경우가 없어서 이름을 새겨볼 기회 자체가 없다는것이 최대의 단점 되겠습니다.
2. 한대만 줘~~
가장 흔히 사용되는 스킬로 그 오락실에 아는 아이들이 많을때 써먹는 스킬입니다.
싸움을 잘하는 아이일경우 거의 강압적으로 하는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친구에게 애처로운 눈길을 하고 호소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스킬입니다.
성공할경우 그래도 실제로 게임을 할수있는 제법 쓸만한 스킬 되겠습니다.
단점 : 자주 써먹을 경우 점점 성공율이 떨어지며 결국에는 근처만 가도 "야 안줘 절루가"이런 소리를 듣게되는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습니다.
3. 한대만 줘 보나스 타줄께
2번의 경우와는 달리 정당하게 거래를 거는 형태 되겠습니다.
이스킬은 한대 얻어서 할려는 게임을 상당히 잘하는 사람일 경우 써먹을수 있는 스킬로 한대를 주면 보너스를 타서 다시 한대로 돌려주겠다는 당당한 흥정을 제안하는 형태로 어린시절부터 청부 브로커의 세계를 느낄수있는 스킬입니다.
게임을 잘해서 확실하게 보너스를 타서 돌려주어 명성이 쌓일경우 게임을 하는쪽에서 먼저 제의를 해오기도 합니다.
단점 : 아무리 잘하는 게임이라도 실수는 있는법 보너스를 못타줄경우 그세계에서의 명성에 치명타를 입을수있습니다.
4. 아저씨 오늘 저 열판했는데 한판만 시켜주세요
어차피 비슷한 용돈으로 쪼개쓰는 비슷한 나이 꼬마들과 상대하지않고 업주와 직접 담판을 짓는 케이스입니다.
이 스킬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돈을 썼느냐 보다는 오락실 주인아저씨와의 평판이 성공확율을 결정하는데 오락실 주인과 매우우호정도의 평판을 유지할경우 제법 잘먹히는 스킬되겠습니다.
하지만 이스킬을 너무 자주 써먹거나 어린마음에 모르겠지하는 생각으로 많이 하지도 않았으면서 거짓말로 한판 시켜달라고 했을경우 평판이 한순간에 적대적으로 바뀔수있으니 매우 조심해서 써야하는 스킬되입니다. 오락실 주인아저씨는 모든것을 알고있습니다.!
단점 : 이스킬을 쓰기위해서는 용돈이 매우 많거나 주머니가 두둑한 명절같은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한판 공짜로 하기위해 많은 돈을 소모해야합니다.
5. 아저씨 돈먹었어요!!
이건 매우 위험한 금단의 스킬중 하나입니다.
모든것을 알고있는 주인아저씨의 눈길을 피해 마치 돈을 넣었는데 게임이 안되는것같은 연기를 해야하므로 자연스러운 연기력도 필수되겠습니다.
이 스킬을 쓰다 걸릴경우 부모님 소환과 같은 매우 위험한 저주에 걸릴수있음을 명심하세요.
단점 : 성공한다 하더라도 한오락실에서 최소 1주일 이내에 이스킬을 다시 쓴다는건 자살행위입니다.
6. 정전될때까지 기다린다.
가장 수동적인 형태 되겠습니다. 가끔 오락실에 정전이라는 일이 벌어질때면 그 오락실에 있던 꼬마들은 속으로 "심봤다!!"를 외치곤했습니다. 증거가 이미 정전과 함께 사라져버렸기때문에 너무도 당당하게 "아저씨 저 동전 미리 넣어놨었어요"라고 말할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락실 아저씨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인가부터 오락실 벽에 큼지막한 글씨로 <동전 미리 넣는것 금지 - 안물어줌>이라는 문구가 붙었기 때문에 더이상 이스킬을 써먹을수 없었습니다.
그 오락실에서만큼은 오락실 주인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거기에 이의를 제기할수 없었습니다.
단점 : 정전되길 기다리느니 빈병 가져다 팔아서 50원을 모으는게 빠르다.
그냥 옛날 생각하면서 생각나는대로 한번 끄적거려봤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찾아볼수없는 추억속에만 등장하는 일일테고 지금 꼬맹이들은 이걸 봐도 무슨말인지도 모르겠지요..ㅎㅎ
하지만 분명 예전 제가 어렸던 시절에는 용돈을 넉넉하게 받는 친구들도 없었고 저런일들도 실제로 오락실에서 자주 볼수있는 풍경이었죠.
써놓고 보니 그렇게까지 게임이 하고싶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글쓰면서 옛생각에 웃음이 나네요.
출처:http://kr.openblog.com/View.aspx?ContentID=2582130&Link=http://doomhammer.co.kr/88&R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