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20대 중국음식점 배달원이 모교 후배들에게 말을 걸었다가 납치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경찰관 수백명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10분께 목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납치미수 사건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잇따른 어린이 납치, 성범죄 사건에 긴장하고 있던 경찰은 강력팀과 관내 지구대 직원 200여명을 목포 시내에 배치하고 초등학생들이 기억하고 있는 번호의 `빨간색 프라이드' 승용차를 긴급히 찾아 나섰다.
다행히 경찰은 검문을 통해 신고가 접수된 초등학교에서 1.5㎞ 가량 떨어진 곳에서 이 차량에 타고 있는 양모(28)씨를 붙잡았다.
1시간 가량 경찰을 비상상황에 빠뜨렸던 양씨의 말은 경찰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광주의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양씨는 "최근 20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중고차를 타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모교를 찾아가 자랑하고 싶었다"며 "(자랑을 하기 위해)아이들에게 말을 걸려고 어깨를 잡았는데 갑자기 도망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습을 본 다른 학생들은 생활담당 교사에게 `납치범이 나타났다'고 알렸고 교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
경찰 관계자는 "양씨의 태도나 주변사람의 진술 등으로 미뤄 양씨는 지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 같았다"며 "현재까지 범행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더 조사한 뒤 양씨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