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알코올이 들아간 상황에서 반은 푸념으로 적어본 글입니다.
(약간의 하소연이랄까요...)
본인이 직접 적은 글이고 게시판의 성격과 맞지 않은데다가
스크롤의 압박이 주의 되므로 읽기싫으신분들은... 그냥 넘겨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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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두명의 착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조금 있어 사회복지관을 찾았을때
복지관에서 소개해준 아이들이였습니다.
태홍이와 진홍이.
어머니는 안계셨고 아버님은 장애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장애가 있으셧지만
벌써 햇수로는 5년전입니다.
두 아이를 처음 만난건....
단칸방. 세 가족이 살고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또래아이들에 비해 너무나 작고
가냘픈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낯도 많이 가리고 자신감또한 결여되 있었으며
매사에 주눅든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저는 저희 어머님과 함께 아이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2주에 한번, 어머님은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버지가
먹을 반찬거리를 준비하셨습니다.
저는 그저... 준비한 음식들을 가져다 주고
말벗을 해줄 뿐이였죠.
아이들은 정말 뚜렷하게 좋아졌습니다.
그리 자주는 아니였지만
볼떄마다 밝아지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천천히 마음을 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나의 어머니께는 더욱 마음을 열었었죠.
몇년전 어린이 날에는 저희가 조금이나마 돈을 모아
책상을 선물한 적이 있었습니다.
숙제를 할 책상이 없어서 업드려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어머님께서 꼭 선물하고 싶었다고 하셧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좋은건 아니였지만 제가 쓰던 책꽃이와
제가 보던 책들을 몇번씩 가져다 주었고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학교생활도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진홍이는 나에게
자랑스럽게 한문시험 상장을 내밀어 보였습니다.
공부가 너무 재밌다고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년전부터는
여러곳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왔습니다.
어떤분은 금전적으로,
또 어떤분은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어떤 학습지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쳐 주시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밝아져 갔습니다.
때론 걱정도 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생활이 바뀌면
어쩌면 아이들이 이러한 도움의 손길을 당연하게
여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러나 아이들은 여전히 겸손했고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성실한 사람이였습니다.
장애가 있으셧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셧습니다.
우리가 왔다가면
감사하다고 전화를 꼭 주시던 분이였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독실한 크리스찬 이였습니다.
물론 교회와 같은 단체에서의 도움도
적잖이 있었을테지요.
허나
단순히 그런 이익을 바라는 그런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자신의 생활에도,
또 아이들에게도
우리에게도,
그저 최선을 다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3일전
5월 7일
......
아이들의 아버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은 돌연사.
아이들과 함께 잠들었던 아버지가
다음달
아이들 옆에서
싸늘하게
식어있었습니다.
민홍이가, 진홍이가 아버지를 아무리 불러도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셨습니다.
놀란 아이들이 교회에서 사람들을 불렀지만
이미
너무나
늦어버렸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연락을 받은 후
나의 어머니는 놀라서 바로 빈소를 찾으셨습니다.
경찰병원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었지요.
아이들은 지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어머니 품에 안긴 진홍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많이 놀랬어요....."
....
그런데
아직도 머리속에서는
'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드는건
나의 잘못입니까?
성실한 사람이였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써
훌륭한 사람이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이제 좀
허리를 필 수 있었던
그런 가족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어쩌면
아니 거의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고아원에 가야 할 형편에 놓여있습니다.
시설에 들어 갈지도 미지수라고 합니다.
또 이 두 형제를
떼어놔야 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 그리고 3학년.
입양따위가 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은 편이고
현실적으로 힘든 사회구조.
나는 무력하게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앞으로...
연락이 끊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앞으로 잘 살기를
기도하는것 뿐입니다.
아이들의 아버지처럼
나도 교인입니다.
소위 믿는자 라고 말하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날은
당신이 정말 미웠습니다.
몇일이 지났는데
머리속에서 맴도는 이 생각들을
나도 어쩔수가 없습니다.
왜
그사람을 데려가야만 했습니까
아이들에게 이별을 준비할 시간조차 주시지 안으셨습니까
왜 당신을 그토록 따르는 당신의 어린양을
그가 보호하는 새끼양들로부터
떨어뜨려놓으셨습니까
도데체 왜
당신의 새끼양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
몇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면
나는 물론
아이들을 차츰.. 잊어가겠지요
지금의 이런 감정 또한 무뎌지고
또 사라져 가겠지요.
그러나 난 나에게 약속합니다.
이들을 절대로
나의 기억에서 지우지 않겠다고.
진홍아
그리고 태홍아
형이 너무나 무능해서 정말 미안하다.
일개 대학생인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게 정말
이런 글이나 쓰는것밖에 없구나
그동안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야
너희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을것 같았는데
정작
난
너무나 무력하고
한없이 약하기만 한 존재구나
언제나 말로만
너희를 위했던
솔직히 약간은 귀찮아 했던
형을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 주었으면 좋겠어
다만 한가지는 약속할께
언젠가 형이
너희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할 것을..
진홍아 태홍아
사랑한다.
2008.5.10
오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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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종교적인 부분이 가미된 글입니다.
물론 요즘 말도안되는 짓거리로
기독교가 개독교로 불리는 현실을 알고 잇고,
솔직히 저도 그런 사람들 보면 정말 화가나고 이해가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다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전부가 그렇지는 않다는 점만 조금 이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위 글은 어제 제가 제 싸이에 주저리 주저리 적은 글입니다.
짱공 벌써 몇년차인지...
늘 눈팅만하고 실질적 활동은 잘 안해서 계급이 이모양이네요;;;
(그것도 로그인 점수만으로... 아하하하하)
이 글을 짱공에 올리는 이유는
혹시나
태홍이와 진홍이가 좋은 인연을 만날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떄문에라고 해야하나요....
아니면 다만 누군가가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힘이 없어서 그저 무력함을 한탄하고 싶어서랄까요.....
사실 악플이 두려워서 저를 나타내는 말들은 넣지 않았습니다.
다만
짱공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건....
저의 이 글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태홍이와 진홍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았으면 해서입니다.
이 글을.. 자주가시는 사이트에 많이 퍼트려주셔서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진홍이와 태홍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항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제게 쪽지를 주셧으면 합니다.
(핸드폰번호나 싸이를 공개하고 싶지만
키보드워리어들이 너무나 두려워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