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아침이었습니다
중앙선을 타고 학교를 다니는 저는
평소보다 학교을 일찍 가야할 일이 생겨서
차시간에 맞춰서 나왔더랬죠
중앙선 타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ㅅㅂ 중앙선 졸래 조ㅈ 같습니다 ㅡㅡ 차 한대 놓치면 기본 15분 기다려야되고
아침시간엔 그나마 좀 자주 있는데
ㅈㄹ한다고 열차를 1칸씩 줄여서 더 비좁아 졌네요
암튼
아놔 8시 4분차를 타려고 역에도착했는데
왠 고딩들이 때거지로 몰려있는거 아닙니까...........쉣다
어디 현장학습들 가는지, 손에는 미술도구?같은거 잔뜩 들고서
바글바글....
아..안그래도 지옥같은 열찬데
오늘은 사람이 두배........과연 탈수나 있을까ㅠㅠㅠㅠㅠㅠㅠ
쨋든
열차를 타려고 고딩들 사이에 줄을 서 있는데
제 앞에 줄을 서 있던
아름다운 그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약간 마른듯한 몸매에 스타일리쉬한 옷차림......
특히 등이 많이 패인 옷은 그녀의 날개뼈를 살작 드러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더군요
하악하악
하지만
미적 쾌감은 여유있을때나 즐기는 겁니다 -_-
ㅅㅂ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사람이 그 좁아터진 열차에 타니
미치겠더군요..............
옛날에 유행하던 유머-_-중에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식인종이
"앗 김밥 옆구리 터졌다"고 했다는 게 있는데
마치 사람이 김밥속에 밥알처럼 꾸욱꾸욱 눌러붙어있으니
아름다운 날개뼈고 복숭아뼈고 자시고
그냥 거치적거리는 땀나는 단백질덩어리일 뿐입디다.
어쨋든
그렇게 그녀는 제 옆쪽에 눌러붙어서 서있..다기보다는 앞뒤로 껴 있는데,
그녀의 뒤에 눌러붙어있던 그녀보다 키가 작았던 아저씨,
그녀의 맨살에 눌러붙는게 상당히 불편했나 봅니다.
뭐 워낙 세상이 흉흉하니,
그녀의 날개뼈를 광대뼈로 음미하다가
변태로 오인받아도 별 의심이 안가는 세상 아닌가요..
그래서 그 아저씨,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더군요
부시럭부시럭,
아침신문 Fucus 신문을 꺼내셔서
그녀의 등에 철썩!!
하고 붙이시고
그제서야 편하게 눌러붙어서 가시더라구요.
맨살이 아니니까 됐다 이거죠
아니면 네년 등에 나는 땀이 싫다 이걸수도 있고 ㅋㅋㅋㅋㅋ
그녀는 얼마나 굴욕적이었을까요
나름 이쁘게 꾸몄던 그녀,
섹시한 등을 드러내고, 짧은 미니스커트, 이쁜화장
그리고 등에는 포O스 신문 -_-
그녀는 그래도 이해력이 바다와 같아서,
아저씨의 기분을 생각해서인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는 왕심니(Wang Sim Ni....지하철 표지판에 진짜 이렇게 되어있음)
에서 맨 마지막에 탔던 고등학생들이 우루루루 빠져나가고,
우리도 마치 세면대에 고여있던 물이 빠져나가듯 밀려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지상의 깨끗한 공기-_-를 마시며 서로의 몸을 힘겹게 띄어내는 순간,
그리고 그녀의 등에 붙은 포O스 신문이 떨어지는 순간,
저는 폭소하고 말았습니다.
지하철에 가득한 열기로 땀을 뻘뻘 흘렸던 그녀와,
포O스 신문의 잉큰 너무도 끈끈한 사랑을 나누어
그녀는 아름다운 등짝에 신문의 흔적을 남기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내각 총 사퇴, 사표수리.
아아, 그녀는 그렇게
국민들이 촛불을 들 때, 세상에 소식을 알리기 위해
그녀의 섹시한 등짝-_-을 희생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