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해병대가 뭐길래...
1993년
해병대가 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지망생들….
3일간 체력 검사와 신체 검사를 마치고 최종 합격자를 선정하고
그들에게 훈련복을 지급하기 위해 귀향자를 추려내고 있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귀향자 중 상당수가 간염 보균자와 시력 때문이었다….
요즘은 교정시력도 가능 하다지만 그 땐 시력이 0.5 이하면 입대가 불가능 했고
제법 많은 수가 시력판을 외우고 들어왔던 터라
정밀 검사에서 다 들통이 나 짤없이 귀향 조치가 내려졌었다.
그 중 가입소 기간 첫 날부터 “내가 낸데~” 하며 유난히 떠드는 녀석이 있었는데
꽤나 큰 덩치에
머리까지 미리 ‘상륙 돌격형’(어차피 다 빡빡 깎일 머리지만)으로 깎고 왔던 녀석이다.
누가 봐도 저 놈은 딱 해병대가 될 체질이었던 놈 인데
시력 미달로 그만 귀향 조치가 내려졌다.
안 그래도 해병대가 어떻고 저떻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 에게
마치 선배인 냥 떠들어 대며 설명하던 녀석이었는데,
자기가 귀향 조치가 내려지자 한동안 멍 하니 있더니
다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더욱 더 떠들어 댄다.
한 20명 남짓한 귀향자는 우리가 모여있는 연병장 구석으로 모아졌고
그들을 태우러 오기 위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그냥 묵묵히 있는 사람,
우릴 부러워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
누가 더 올바른 선택을 받았는지 우리와 그들이 묘하게 교차된다.
그러던 중 아까 시력 때문에 탈락한 그 놈이 느닷없이 난리를 친다.
자기는 창피해서 죽어도 못 돌아가니 제발 합격시켜 달라고….
무시하고 눈길도 안 주는 ‘디아이’(훈련교관..이때만 해도 그들의 포스는 장난 아니었다)들….
사정사정도 해보고 답답하다는 듯 고함도 질러보는 그 놈.
‘디아이’들은 여전히 관심을 안 둔다.
그들도 정해진 교육 티오가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건 실무에 가서나 알았지만
그땐 ‘좀 합격 시켜 주지….’ 라며 매정한 그 들을 내심 탓 했었다.
시간이 흐르고 귀향자를 태우러 온 버스가 진입하자 이젠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 녀석은 리를 쥐어뜯으며 절망한다….
그리고 귀향자들이 차량에 탑승을 하자 갑자기 돌변하는 그 녀석.
눈을 있는대로 부라리며 디아이와 우리를 향해 소리친다.
“좋다 씨바 가라면 간다! 군대가 씨바 느그 뿐이가!
내 다시 특전사 들어가서(특전사는 당시 시력 0.8이었다..ㅡ_ㅡ)
휴가 나오면 느그 해병대 ××들 다 때려 죽인다! 내 눈에 띄지 마 알았어!”
그리고는 자신의 애원을 들은 척도 안 한 디아이를 향해 또다시 미친 척을 하는 그 녀석.
“당신도 씨바 조심해! 내손에 다 죽는다!”
그 말이 떨어지자 지금껏 미동도 않던 그 디아이가 눈에 광채를 내며 그녀석을 향해 돌진.
그대로 그 녀석의 가슴팍을 걷어 찬다.
뒤로 발라당 자빠진 그 녀석…. 당황한 목소리로…..
“아…. 아니 난 이제 민간인인데 씨바…. 이래도 돼는… 거…요…!”
숨 죽여 사태를 지켜보던 우리 합격자들과 귀향자들….
그리고 두 눈을 하이바에 감추고 서늘하게 주시하는 나머지 디아이들….
잠시 후 발로 걷어찼던 디아이가 자빠져 있는 그 녀석에게 절도있는 동작으로 다가가며 소리친다.
“너 합격 개ㅅㄲ야!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