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보관 군시절...........(응?)

NEOKIDS 작성일 08.07.19 0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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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길으니 읽기 힘들다 생각되면 스크롤따운 후 여타 작전행동은 자네들에게 맡기겠네 껄껄.

 

 

 

짱공 말고 육군이지.....그것도 공병.

 

뭐 다들 군생활 이야기하자고 하면 639.25490346...년을 이야기해도

 

소재가 모자랄 걱정은 없을 것이나.

 

 

그냥 행보관 옛적 시절이 불현듯 떠올라 엑기스만 추려 쓰겠네.

 

 

 


1. 목숨을 걸었네

 

 


어느날 소대장이 쭈볏거리며 사병들을 모으더군. 병장급으로. 울 중대안에서만.

 

소집되어 뭔일인겨 하고 있는데 부대 내에서 평소에는 들리지 않는 총성.

 

가만보니 대대 안에 영점사격장 하나 있었는데,

 

그날따라 간부들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사격을 하고 있는 것이야.


 

 

그런데 이거....가만 보니 뭔가 이상했지.

 

왜 영점사격장에서 250사로 표적판을 세워놓고는

 

영점표적지도 안쓴 채 K-1을 가열차게 갈기고 있나?

 

 

 

대가리에 총을 맞아서 그런 것이라 지레짐작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음모가 숨어있었던 게지.


 

A e-run ship-sae.......


 

알고 봤더니 하필이면 부대간 비교 사격측정대회가 있었던 기라.

 

그 근방 부대 중 울부대가 젤 꼴찌.

 

잘 쏘는 놈들로 뽑아봤댔자 보병을 따라갈 수 있나. 그래도 체면은 세워야겠고.

 

그래서 대대장이 쓴 꽁수가.........


 

250사로 표적판 쏴놓은 걸 미리 갖다 박아놓자! 라는 거였지.......-_-;;


 

병장짬밥에 250사로 표적지 메고 사격장 옆산 꼭대기 올라가서 눈밭포복하고 있다가

 

딴부대 갈 때쯤 그거 잽싸게 박아놓고 오는데 아주 웃기드만.

 

나 만약 총탄 튀겨 디지면 도대체 어떻게 수습을 하겠다는 거야 이거.


 

그 다음날.

 

행정반 놈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아무 생각없이 물어봤드니

 

대답이 걸작이드라.

 

"250사로 쏜 게 너무 많이 박혀서 어떻게 기록 조작할까 대대본부 난리 났슴다."

 

ㅋㅋㅋ

 

 

 

 

 

2. 남한산성 갈 뻔 했네.

 

 

 

훈련장 교보재 파란색을 다시 칠하라는 작업에

 

뺑끼와 함께 신나 대신 쓰는 무연휘발유를 받아와서는 통에 넣고

 

닷지로 작업인원들과 함께 달리고 있을때.

 


"어. ***병장님. 휘발유통이 샙니다."

 

"그래? 일단 뒤집어서 냅둬라. 가서 고치자."


 

아무 걱정 없이 가서 장비 내리고 애들 담배일발 장전시킨 후,

 

훈련장 파견 온 후임병 한놈과 노가리를 까던 도중.


 

"***병장님. 불났슴다."

 

"뭐시라."


 

키도 크고 얼굴 검고 여드름 작살인 울 아들내미 와서 하는 말이 이랬네.

 

가보니 정말 불났네.

 

뺑끼랑 휘발유 섞어놓은 통에 불이 붙어서

 

교보재 창고 안에서 검은 연기 내면서 타고 있는 거야.


 

 

더 미치겠는 건 그 다음.......

 

 

 

이런 시밝 애들한테 소화장비 가져오라고 하는 그 틈을 타서

 

나랑 노가리 까던 놈이 그 통을 밖으로 뺀다고

 

 

발로 밀다가 엎었네. 불이 좌아아아악...............

 

 

사람들은 괜찮은데 교보재창고 외벽이랑 문이

 

쏟아져서 넘실대던 불길에 닿으면서 점점 엉망이 되기 시작하는겨.


 

-_-;;;;;


 

그 때 바람같이 달려온 다른 부대 소위인지 중위인지 한 분. 그 분이 내 은인이시다....헐.

 

불나는 거 보자마자 훈련준비중에도 트럭에서 소화기 꺼내 조빠지게 달려와서 멋지게 꺼버렸거등.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서 진상을 파악해보니.

 

 

 

아.....................................

 

 

 

나한테 보고한 거인 가무잡잡 아들군번놈.

 

그 놈이 수능 쳤다가 맘에 안든다고 다시 쳐서 또 붙었거등.

 

그리고 그 붙은 학교가 나랑 같았거등.

 

여러모로 똑똑하겠지 하고 생각했던 놈인데.

 

 


 

그 놈이 휘발유통 땜질한다고 라이타 갖다댄 게

 

 

바닥에 흐른 휘발유 타고 좌악 타들어가 붙은 거래..............

 

 

이건 뭐 다이하드2도 아니고.......


 

 

 

나도 정확한 실상파악은 안되었었지만,

 

일단 검은 얼굴이 새하얘질 정도로 질린 그 놈의 얼굴표정과

 

(해봤자 그 때 당시 뭐하겠어 제길)

 

하여간 그 놈이 라이타를 들이댔다는 스스로의 증언만은 확실했는지라.

 

(이거 혹시 지금 그놈이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껄껄껄)


 

더 골때리는 건 소화기로 불꺼준 위관의 불 끈 후 대사.

 

"이거 빨리 해결해야 할 걸. 오늘 사단장님 와서 훈련소 상황 점검도 한다고 했어."

 

 

 

오우지쟈스.

 

 

 

훈련소 파견 후임병의 확인사살. 그 말이 맞대.

 

아무리 다른 부대라도 사단장은 사단장....

 

그러나 우리 손에 남아있는 건 이제 오로지 휘발유도 없이 파란색 페인트들 뿐......

 

 


"발라."

 

"네?"

 

"바르라고 십생드라 교보재 창고 외벽이랑 문에! 얼룩무늬처럼 칠해서! 엎은놈! 넌 가서 휘발유!"


 

 

그 날 사단장은 아마

 

교보재 창고가 왜 안그렇다가 파란색 문과 파란색 얼룩무늬로 칠해져 있는지 상당히 궁금했을겨.


 

 

부대 복귀.

 

작업책임으로 보고차 행정실 들어온 내게 쏟아지는 따가운 행보관(진짜)의 눈초리.

 

아무리 잘 안때리고 카리스마로 휘어잡는 행보관님이었지만,

 

그래도 최소 싸닥션과 조인트는 각오하고 들어왔는데.

 

 

그냥 딱 한마디로만 조용히 끝내셨지.


"씨방새................................"


 

그리고는 다행히 조용조용 넘어갔지. 껄껄껄~

 

 

 

그 뒤에 학교 복학해서 나에게 인사하는 그 아들놈을 보면서

 

난 경기를 일으켜야 했어. 

 

 

 

 

3. 위로를 하였네.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억에 많이 남아서 쓰려하네.


 

막 이등병 배치 받아 온 놈이 있었지.

 

전투공병생활 하게 되면

 

그래도 악과 깡과 있는체력 없는체력으로 버텨야 할 때 쫌 있는데,

 

이색기는 뭔가 멸치가 무슨 일로 상륙을 하셨나 싶을 정도로 안쓰러운 몸집의 놈이라.

 

본 행보관도 키가 작은데 그놈도 만만치 아니하고, 더 말랐으니 좀 그랬지.


 

하여간 어느 정도 생활을 하고 이제 외박이 가능했던 때.

 

그 때 내가 완장을 차고서 니나노~ 하고 있을 때.

 

그 놈 애인이 면회를 왔대는겨. 위병소에 있대.

 

나는 그놈에게 일개장을 챙겨입어라~좋겠구나 (그 때도 난 애인없었는데 이제보니 십생이네)

 

하면서 샐쭉대다가 내 밑놈들에게 시달림당할 그 놈 챙겨놓고

 

 

행정반 들어갔는데 표정들이 어두운겨.


 

"뭔 일이야?"

 

"저, ***병장님....지금 외박 인원이 다른 중대들도 많고 해서 외박이 불가능하답니다."

 

"뭐? 그럼 저 색기는."

 

"외박 안되는 거죠. 면회라도 하고 그냥 가야 되지 싶습니다."

 

 

나는 순간 완장차고 있는 소대장도 구원의 눈길로 바라봤어.

 

육사 나오고 소위임관해서 얼마 되지 않아서

 

축제 때 대가리 박고 연병장 전진한 걸 자랑할 정도의 순수남도 이런 상황에 곤란해하는 눈빛이더군.


 

그 때쯤이면 그놈 사정 대강 다 알게 되거든. 행정병도, 나도. 그리고 소대장도.

 

이놈은 홀어머니 모시고 힘들게 자라오고 있었고,

 

돈도 벌고 하다가 온거고,

 

군대도 원래 오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소집되었대.

 

어머니도 병이 있으시지만 애인도 어머니랑 친하고 해서 큰 걱정 안하고 있었고,

 

그 애인 같은 경우는 결혼 약속한 사이라 하고.


그래서 아마 손꼽아 기다렸을 텐데,

 

집도 저 아랫쪽 지방이었는데,

 

상황 참 드럽게 꼬인 거지.


 

그 놈이 일개장을 입고 행정반 들어왔는데, 나도 아무말을 못하겠는거야.

 

그리고 그 다음 사정 설명. 그러자 그 놈 반응이.....

 

 

"보내주십시오."

 

 

난 순간 귀를 의심했어. 소대장을 딱 쳐다보면서 그 멸치가 말하는거야.

 

"보내주십시오. 다른 사람 다 보내줬는데 왜 저만 안됩니까! 지방에서 올라와서 혼자서 이 근처 지내야 하는데 걱정

 

됩니다! 보내주십시오!"

 

"눈 안깔아? 안된다."

 

그놈을 말리려 했는데 완강하게 버티더라.

 

"보내주십시오!"

 

"눈깔라니까!"


 

소대장, 끝내 죽통을 날리더군.......

 

 

그 놈은 이제 울기 시작했고, 소대장도 죽통 날리고 나서 맘이 별로 편치 않았는지 계속 인상이고.

 

일단 데리고 나와서, 면회시간 제한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그것까지만 변통하고,

 

행정반 앞뜰에서 연병장 저 너머로 위병소가 보이는 곳으로 그놈을 데리고 와서는 담배일발 장전시켰어.

 

그리고는, 정말 할 말이 없어서 어깨동무를 하고 한숨 한 번 내쉰 후 말을 해줬지......

 


"야이새끼야. 저 위병소 보이냐? 지금 저기 니 애인이 와있다. 너도 올 때 군생활 잘 하고 올거라고 했을 거 아냐.

 

지금 니 얼굴이랑 꼬라지 보면 니 애인이 졸라 기분 좋아 하겠다? 응? 좋겠냐?"

 

"아닙니다!"

 

"좆같을 때는 좋은 거 생각하는 거야. 웃어."

 

"넵."

 

"웃으라니까?"

 

"넵!"


 

남자가 울다가 웃으면 말이지. 재미있다. 껄껄껄~

 


그 애인은 위병소에서 우리 먹으라고 치킨을 사들고 왔었네.

 

그걸 후임병이 받아오고. 난 그걸 미안한 마음에 손도 못대고. (댔었나 기억이 잘......)

 

그놈은 애인 그래도 봤다고 좋아서 헤벌죽거리는 걸 보면서 속으로 십생 함 해줬고.

 

 

아마, 생각못했지만 뭔가 더 잘해 줄 수 있는 게 있을 법도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나중에 경기를 불러일으킨 아들놈한테 물어보니까

 

사고 안치고 군생활 열심히 했다더군.

 

 

그 놈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군그래.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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