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보관이 대학교 댕길때 이야기입니다
다음날 다들 수업이 없던 그날도 자취방에 빈병을 세워서 돌릴까, 누여서 돌릴까 부어라 마셔라하고 있었죠.
누여서 방의 반쯤 빈병이 돌아갔을 때, 후배들이 찾아왔네요?
양손에 마트용 대봉투로 맥주 한봉다리, 소주 한봉다리를 들고서,,,
다시 부어라 마셔라,,,
다들 얼큰이가 되었을때 한 녀석이 소변 좀 보고 오겠다고 나갔습니다.
나머지는 주제도 없는 인생이야기에 빠져 있었는데, 소변 보러 간다고 나간 녀석이 한시간여째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누군가가 말해 주었죠.
'뭐 지네집에 가서 쳐 자나보다' 하면 될 법도 한데,,,
하필 그녀석이었기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안 상 태,,,,후배녀석의 본명이구요.
한마디로 "안 좋 은 상 태" 의 준말이라고 할 정도로 술만 취하면 사고를 쳐대서리,,,
한번은 맥주집에서 생맥주를 넘 많이 먹은 이녀석,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길래
"요 윗층하고 여기층하고 사이에 있단다"고 친철하게 설명해 주었건만 결국은 못찾아서, 윗층에 있는 당구대 다이에다가 실례
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전적들 땜시 "안좋은 상태"가 없어졌다는 것에 다들 긴장하기 시작했죠.
"야, 상태 이색희 또 어디서 사고칠라, 너희들 나가서 한번 찾아봐"
후배 녀석들 술취한 와중에도 눈썹이 휘날리게 찾아보러 뛰어 나갑니다.
또 다시 선배들끼리 부어라, 마셔라,,,
후배들이 사온 술까지 바닥날 즈음에야 찾으러 나간 녀석들도 안돌아 오고 있다는 걸 깨달은 나 포함 선배들,,,,진짜로 무슨
큰 사고 치고 있는건 아닌지 다 찾으러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때 정확하게 먹은 만큼 신호가 오고 저 혼자 화장실로 갔는데,,,
그녀석이 벽에 머리를 박은채 소변기 앞에 서있었습니다.
"서,,,선배님,,"
"모야, 너 여기 계속 이러구 있었어?"
"서,,,선배님,,,저,,,죽을 것 같아요"
"왜? 무슨 일인데,,,,너 아까 부터 쭈욱 여기 있었어?"
"예에 선배님 저,,,죽어요,,,,"
"왜? 왜그러는데?"
"오줌이,,,,오줌이 안끊겨요, 오줌이 안끊어지고 계,,,계속 나와요"
저요. 그자리에서 화장실 바닥에 주저 앉을 뻔 했습니다.
소변기 위 하이탱크가 고장나서 늘 물이 안 멈추고 한방울 두방울씩 떨어지는 걸 "안좋은상태"는 지가 계속 배출을 하고 있는
걸로 착각하고 한시간 반동안 그 자리에 하염없이 서있었던 겁니다.
참고로 하이탱크를 모르는 세대를 위해서 제가 그린 허접한 그림 하나 첨부합니다.
술 작작 마십시다.